[전주] 하느님께서 창조의 순간에 맺어준 사건, 혼인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176

[전주] 하느님께서 창조의 순간에 맺어준 사건, 혼인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이혼에 관하여 질문을 합니다. 이에 예수님은 하느님이 어떻게 명하셨는가를 묻지 않고, 모세가 어떻게 명하였는지를 물으심으로써 바리사이의 완고함을 경고하십니다.

사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에게 던진 질문에는 아내를 버려야하는 정당한 이유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신명기를 인용하면서도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신명 24,1)”라는 이유를 생략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이 마치 자기들이 증서를 써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것처럼 이야기하는 그들의 완고함을 경고하십니다. 하느님께서 혼인에 대하여 본래 원하신 것을 보지 못하는 그들의 완고함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예수님은 모세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명하신 것을 말씀하십니다. 창세기에 따라 남자와 여자는 동등한 협력자 관계를 맺고 있고,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는 것 그리고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남자와 여자의 이런 일체의 관계를 인간이 갈라놓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십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처음부터 아담과 하와로 창조하시어 인간이 서로를 향하여 내면적인 관계를 맺도록 하셨고, 그 바탕에서 서로 창조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서로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라고 하신 것은 ‘둘’의 개성을 죽인 ‘하나’를 강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는‘둘’을 없앰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둘’ 서로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존재를 창조의 첫 순간으로 이끌고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입니다. 상대의 살과 뼈를 자기의 살과 뼈로 느끼는 데서 모든 이기심을 물리친 참 사랑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이 맺는 계약에는 인간의 완고한 마음과 이기적인 마음이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혼인은 단순한 인간들이 맺는 계약을 넘어 창조적인 일입니다. 창조적인 일에는 헌신과 신뢰와 사랑이 근원이 됩니다. 이것이 혼인의 바탕입니다.

▦ 전주교구 백승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