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리의 봉헌은 떳떳한가. 그러면 무엇이 내 것입니까.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158

[광주] 우리의 봉헌은 떳떳한가. 그러면 무엇이 내 것입니까.

하느님과 재물!

이것은 신앙 안에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문제요 갈등입니다. 대단히 송구스럽게도 재물이 하느님보다 더 매력 있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믿는 이들도 하느님보다는 재물 앞에 머리를 숙이고 비굴해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지혜'야말로 어떤 재물보다도 뛰어나게 위대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 보물은 지혜며 그 지혜 안에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재물이 있다고 저자는 확신을 가지고 말합니다. 그러면 그 지혜가 무엇입니까? 말할 것도 없이 하느님 자신입니다.

세상에 하느님보다 더 소중한 보배는 없습니다. 하느님을 얻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이며 하느님을 잃으면 세상을 다 잃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믿는 이들마저 땅의 재물에만 집착되어 있습니다. 열심한 사람들 중에도 상당수가 재물에 갇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젊은이는 아주 훌륭한 신앙인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율법을 거의 완벽하게 지켜 왔습니다. 바른 양심을 가지고 아주 성실하게 살았던 젊은이였습니다. 그러나 대단히 놀랍게도 그것은 위선이었습니다. 실제는 율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가진 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했을 때 그는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오라고 해도 안 갑니다.

바로 이런 것이 신앙의 모순입니다. 자신은 십계명을 잘 지키고 봉사를 잘 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재물에 묶여져 있기 때문에 예수님 앞에 비굴한 처신을 합니다. 사람이 봉헌이 떳떳지 못하고 나눔이 온전치 못하면 위선자가 됩니다.

돈이란 이상한 마력이 있어서 고상한 사람, 치사한 사람이 돈 앞에서 갈라지게 됩니다. 하다 못해 사람들이 화투 치는 모습을 봐도 돈 몇 푼에 그 사람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인도 돈 앞에 자기 신앙을 드러냅니다. 따라서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알아보기 위해서는 교무금을 얼마 내고 있는지 장부를 들춰보면 대충은 압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언젠가 성탄 면접을 할 때 제가 교무금에 대해서 상당히 심도있게 강조한 적이 있었습니다. 십일조는 바라지 않지만 십일조의 반은 내야 한다고 강하게 밀어 봤더니 그때 신자들의 양심을 한 순간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많은 신자들이 자신을 속였습니다. 있는 사람들이 더 감췄습니다.

십일조의 은혜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은혜는 누가 뭐래도 체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일조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마태23,23). 그러나 십일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그것은 자칫 위선도 되고 바리사이파 신앙도 됩니다. 뿐만 아니라 십일조의 반도 하느님 앞에 봉헌하지 않는 것 도 문제입니다. 그것도 역시 위선일 수 있으며 바리사이파 신앙 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주 “성의껏 낸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그 '성의'가 대단히 애매해서 어떤 사람들에겐 백분의 일, 이백분의 일도 안됩니다. 믿음이 자갈이면 자갈이 나오고 믿음이 모래면 모래가 나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래서 믿음을 보배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셨습니다. 땅에 쌓은 재물은 녹이 슬거나 좀눠주고 베풀어 준 것이요 또한 하느님께 봉헌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아니라고 송구스러워 하겠지만 그것만이 진정 '내 것'이 되어서 나를 영원히 채워 줄 것입니다. 땅에 쌓은 재물은 결코 내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쌓고 높이 쌓았다 해도 그것은 결국 하느님의 것입니다.

따라서 봉헌을 더 떳떳하게 하도록 합시다. 봉헌은 진정 축복입니다. 은혜입니다. 하늘에 재물을 더 쌓도록 합시다.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마르10,23).

먹어서 아무리 많이 쌓아도 우리 것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땅에 쌓은 재물은 결국 내 것이 아니요 오직 하늘에 쌓은 것만이 내 것이 됩니다. 사람들은 그러나 하늘엔 관심이 없고 땅에만 관심이 큽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세상에 '내 것'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 이름으로 부동산이 수만 평 등기되어 있고 내 비밀번호로 수백억이 예치되어 있다 해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잠시 맡겨진 것입니다. 심지어는 내가 얻은 내 마누라도 내 것이 아니요 내가 낳은 자식도 내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잠시 맡겨진 것이요 때가 되면 주님께 다 돌려 드려야 합니다.

► 광주대교구 강길웅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