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497

[수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또한 사제와 함께
+ 마음을 드높이
@ 주님께 올립니다.
+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미사를 봉헌하며 성찬전례 때 드리는 감사송의 시작부분입니다. 세상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에게 모든 것을 선물로 주셨기에, 우리는 그 은혜와 축복에 감사드리면서 하느님께 제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그 천상 잔치에서 우리는 늘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가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말입니다. 감사라는 것은 참으로 많은 축복을 또 다시 우리에게 되돌려 줍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서로 감사의 정을 나누게 되면, 하나의 축복은 바로 그 안에서 끝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새로운 축복을 가져다주면서 웃음을 선사해 주고, 한 형제라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다른 민족들의 삶은 차치해 두더라도 우리 조상들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늘 감사가 배어있었습니다. 뉘 한 톨에도 생명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면서 하찮게 여기는 것을 삼갔고, 늘 풍요로운 수확을 선물해 주시는 하늘을 향해 마음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신밟기를 하면서 주술적 연희를 했고, 보름달의 사방이 두터워지게 되면 올해는 반드시 풍년이 들 것임을 믿으면서 서로 격려하기도 했으며, 가물 때는 기우제를 지내면서 비를 내려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다는 마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것뿐이겠습니까? 햇곡식이 나오면 어김없이 안택고사를 지내면서 수확을 주심에 감사를 드렸고, 농악대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각종 신명나는 농경유희를 펼치면서, 하늘과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생하는 세상 속에서 감사와 기쁨을 함께 나눴던 분들이 바로 우리 조상님들이셨지요.

감사는 우리의 삶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되어서는 안 되고, 마땅히 내가 받아 누릴 만한 것으로 여겨져서도 안 됩니다. 오히려 내 삶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이며, 마땅히 내가 표현해야 할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에게 내려졌던 아홉 가지 축복에 대해서는 당연시하면서도, 누군가 자신을 섭섭하게 대했던 한 가지 실수만이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 원망과 증오로 변해 표출된다면 이는 축복을 받고 살아가는 자의 참된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똑같은 상황에 처했던 열 명의 사람들이 예수님께로부터 똑같은 축복을 받았는데도 감사의 정을 표하기 위해서 다시 예수님께 돌아온 사람은 고작 사마리아인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나머지 아홉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 아홉 명이 우리 자신은 아니었을까요?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바로 다시 예수님께로 돌아와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던 바로 그 이방인 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끝으로 우리 교우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 수원교구 노성호(요한보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