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72

[청주]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

--------------------------------------------

미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씀의 전례는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가르침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서 말씀을 경청하고 이 성서 말씀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강론을 듣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말씀의 전례는 예수님의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공부시간입니다. 그리고 성찬의 전례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드셨던 최후의 만찬처럼 미사에 참여한 형제자매들과 함께 예수님께서 주신 생명의 빵을 나누어 먹는 식사시간입니다.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로를 잘 알고 친교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이런 대화시간과 식사시간을 이용해서 가장 중요한 성사인 성체성사를 만드신 것입니다. 미사는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 친교를 돈독히 하기 위해 마련하신 자리입니다.

그렇지만 대화와 식사를 통해 서로를 알고 친교를 돈독히 하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공부를 하고 유익한 대화를 했더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생활에 적용하지 못한다거나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었어도 잘 소화시켜서 살과 피가 되게 하지 못하고 바로 몸 밖으로 내보내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복음 말씀은 마치 이런 미사와 이 미사에 참여한 우리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처럼 들립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 나라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닫힌 문 밖에 서서 예수님께 이렇게 따집니다. “저희가 먹고 마실 때에 주인님도 함께 계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 가르치시지 않았습니까?” 이 말은 마치 미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 저희가 성찬의 전례에서 당신과 함께 먹고 마시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예수님, 말씀의 전례 시간에 저희에게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어디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악을 일삼는 자들아, 모두 물러가라.”

미사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분과 함께 생명의 빵을 나누어 먹은 사람들이 다시 자신들의 일상생활로 돌아와 배운 대로 그리고 예수님을 모신 사람답게 그렇게 사는 데서 완성됩니다. 미사는 마침성가를 부르는 순간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파견성가를 부르고 세상 속으로 파견되어 돌아가, 우리들 매일 매일의 삶에서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증거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와 함께 먹고 마시고 또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우리들 생활로 돌아가 미사를 완성할 것인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

청주교구 신범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