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의 성 니콜라오 주교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1316

굶주린 이들 위해 평생을 헌신한 성인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선행 실천하려 사제 결심
생전에 수많은 기적으로 소외되고 어려운 이 도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성인을 꼽으라면 단연 미라의 성 니콜라오 주교(축일 12월 6일)를 들 수 있다. 일명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가져오는 수염 많고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로 알려져 있지만, 독일을 비롯한 전통적 가톨릭 국가에서는 그 축일인 12월 6일에 친지 중 한 명이 성 니콜라오로 분장해 착한 아이에게는 상을 주고 나쁜 아이에게는 훈계를 하는 전통이 있다.

성인은 270년 소아시아의 파타레에서 부유한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양친을 일찍 여의어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는데, 그 재산을 모두 자선 사업에 사용할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성인과 관련해 수많은 일화가 전해져 오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세 명의 딸을 둔 어느 아버지가 있었는데, 집안이 가난해 한 명도 출가 시킬 수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니콜라오는 그 딸들을 돕고자 했다. 하지만 겸손한 성격의 그는 요란하게 소문을 내며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몰래 선행을 실천하기로 결심한다. 밤에 아무도 모르게 그 집으로 가서 한 명의 딸이 출가하기에 넉넉한 돈을 담 너머로 던져 놓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밤에도 둘째 딸이 출가하는데 필요한 돈을 던져 놓고 돌아왔다. 하지만 선행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세 딸의 아버지는 은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셋째 날 밤에는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 셋째 딸의 결혼 지참금을 던져주기 위해 그 날 밤 방문했던 니콜라오는 결국 아버지에게 들키게 된다. 당황한 니콜라오는 이 일을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미담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착한 니콜라오는 더 많은 선행을 실천하기 위해 사제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고, 결국 사제가 됐다. 그런데 사제가 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다. 미라의 대주교가 서거하자 그를 이을 적당한 인물이 없었다. 후임자를 찾기 위해 주교들이 열심히 기도하자 어느 날 밤,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내일 아침 제일 먼저 성당에 들어오는 니콜라오라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의 눈에 가장 적당한 인물이다.”

실제로 다음 날 아침 니콜라오가 성당에 조배하러 가장 먼저 들어왔다. 주교들이 이름을 묻고 니콜라오임이 확인되자 니콜라오를 곧바로 주교로 축성했다. 니콜라오는 처음에는 극구 사양했으나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주교들의 말에 기쁘게 승낙하고 책임을 맡았다.

성인은 이후 체포되어 투옥되는 등 박해도 많이 받고 고초도 많이 겪었지만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 이후 종교 자유의 시대가 오자 신자들의 쇄신과 이교도들의 개종을 위해 전력했다.

성인은 이와 함께 박애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성인이 몸담고 있던 교구에선 수많은 이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성인은 빈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동시에 수많은 기적을 통해 교구민들을 구제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식량을 가득 실은 수척의 배가 폭풍에 밀려 해안에 표착했다. 그때 미라 시민은 기아에 허덕이는 때였다. 성인은 각 배의 선장에게 식량을 기증해 줄 것을 간청했다. 주교의 간청에 못 이겨 선장들은 식량을 분배해 주었다. 그런대 출항 후 배에 있는 식량을 점검해 보니 식량이 전혀 줄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성인은 또 남의 허물을 뒤집어쓰고 사형을 받게 된 억울한 청년들을 구해주었으며 모함으로 처형될 위기에 처한 고관도 하느님의 힘을 빌려 기적적으로 구출하기도 했다. 특히 위험에 처한 선원들의 생명을 기적적으로 구해준 일은 수없이 많다. 그래서 니콜라오 성인은 선원들의 수호성인으로 불리기도 하다.

그는 341년에 세상을 떠났다. 살아있을 때에 많은 기적을 통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준 성인은 사후에도 전구를 통해 수많은 기적을 행했다. 1087년 그의 유해는 이탈리아의 바리로 이송됐다. 그 후 묘를 방문하는 사람을 통해 수많은 기적이 일어났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성인의 묘소를 찾아 순례하고 있다.

정명식 신부·수원 영통성령본당주임, 최인자·엘리사벳·선교사
가톨릭신문  2010-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