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전주] 라뽀니 선생님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1644



우리를 올바로 살게 가르치고 진리를 알도록 이끄는 분을,
우리는 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선생님이라는 그 호칭을 글자 그대로 보면 ‘나보다 먼저 나신 분’이라는 뜻이 됩니다.
따라서 선생님은 나보다 먼저 태어나시고 나를 올바로 살게 가르치고
진리를 알도록 가르치는 분입니다.

오늘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예수님을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마리아의 신앙고백이다.
마리아는 단순히 라뽀니, 선생님이라고 부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 당신은 죽음을 이기시고 나보다 먼저 살아나신 분이시고
나도 다시 살리실 분이고, 나를 올바로 살게 가르친 분,
그리고 진리 즉 하느님께로 나를 이끄실 분이시라는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우리가 고백해야 할 신앙을 모두 요약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 주님, 스승님, 그분의 이름을 열렬히 불러야 하겠습니다.
그 이름 안에 그분께 대한 신앙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이 신앙고백에 바로 응답하십니다.
내 형제들을 찾아가서, 나는 내 아버지이며 너희의 아버지
내 하느님이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 전하여라!

당신을 배반한 제자들을 같은 형제로 여기시는 말씀입니다.
비천한 제자들을 거룩한 당신과 같게 여기시고
못난 제자들이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것을 분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못한 이와 같아지거나, 같은 수준으로 평가받으면,
내 자존심이 상하고, 내가 받을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들과 우리가 같아지면 우리는 분해서 못견딜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언제나 우리와 같아지시는 것을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수난을 받아들이시고, 수난 당할 때 기도하셨고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것입니다.
당신의 권능을 자랑하시려고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과 우리는 그분이 강생하실 때 같아졌고,
그분이 수난 당할 때 이미 같이 수난 당했으며
그분이 죽으실 때 같이 죽은 것입니다.
이 기막힌 사실을 우리는 나중에야 깨닫습니다.
늦게야 이 사실을 깨달은 우리는, 즉 제자들과 신앙의 선조들은
이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우리를 위해서 죽었다고 다시 살아나신 그분을 위해서 살았던 것입니다.
그분과 자기들이 한 형제임을 깨닫고 감격했던 것입니다.

사람이 되어 오셔서 , 극진한 사랑을 베푸신 그분을 수난 당하게 하고,
수난을 당할 때 도망치고
그분의 죽음에 대해 마리아처럼 슬퍼하기 보다는 낙담하고,
그분의 부활을 믿지 않은 그런 사람들에게
오늘 예수님께서 다시 한번 희망의 말씀을 주십니다.
우리도 우리 아버지 우리 하느님께로 올라갈 것입니다.
우리 형제이신 예수님께서 그 길을 틔워주셨습니다.
그분이 우리 손을 잡아끌어 같이 올라가실 것입니다.

----------------------------------------------------------

대구대교구 전세혁 예로니모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