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577

제 방의 한쪽 벽에는 우리나라 103위 성인의 성화가 걸려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을 중심으로 성인들이 둘러 서있고 하늘에는 천사들이 날아다니며, 승리의 종려나무 가지를 흔드는 그림입니다. 마치 오늘 1독서 요한 묵시록에서 환시로 계시되어진 ‘희고 긴 옷을 입고 야자나무가지를 손에든’ 성인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런데
이 성화에 드러나는 성인들의 모습에는 하나의 공통된 특징이 발견됩니다. 손을 모으거나 무릎을 꿇고 평화로운 얼굴로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는 등의 모습인데요. 그것은 모두가 기도하는 자세라는 것입니다. 바로 성화는 하느님을 향한 성인들의 마음과 기도의 자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특별히 성인들의 공덕을 기리며 그들의 삶을 본받고자 교회가 제정한 축일이지요. 우리들은 평소에 사도신경을 통해서 ‘성인들의 통공(通功)’을 자주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그 통공의 내용은 바로 성화에서도 드러나듯이 하느님에 대한 찬미와 지상의 우리를 향한 기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지상의 순례자인 우리들은 천상영광중에 있는 모든 성인들과 하느님 안에서 연결되고 사랑의 친교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서간 성인들의 삶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 까요?

성인들이
지상에서 살다간 모습은 우리의 지상여정에 큰 이정표가 됩니다. 여행을 떠나게 될 때 우리는 여러 갈개의 길을 만나게 되지요. 목적지를 향한 올바른 길을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지도도 챙기고, 이정표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잃고 헤매거나 목적지에 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내비게이션(navigation)이라는 기계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이것은 길을 잃지 않고 올바로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바로 성인들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우리 삶의 여정에 있어서 내비게이션과 같은 안내자이며 올바른 방향을 잡게 도와주는 이정표와도 같은 분들입니다. 즉 이들은 지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삶으로 구현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산에서 선포하신 진복팔단, 여덟 가지 참 행복의 길을 담고 있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실제로 성인들은 말씀처럼
이 지상에서 슬퍼하였고, 온유하였으며, 의로움에 주리고 목말라 하였습니다. 자비로운 삶을 살았고, 마음이 깨끗하였으며, 그리스도의 평화를 이루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은 지금 천상의 참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를 기도로 도와 초대하고 계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성인들은 복음에 충실한 삶으로 우리에게 하느님 나라를 향한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오늘도 천국에서 아낌없는 기도의 응원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성인들의 공덕을 기억하며 우리가 겪는 온갖 시련과 박해들을 용감히 이겨냅니다. 오늘도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를 향해 우리의 지상 여정을 더욱 힘내어 살아갑시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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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김영덕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