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예수님 따라 용서하게 하소서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32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은 ‘죄많은 여자를 용서하시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이 자기 집에 예수님을 초대하였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자리에 죄많은 여인이 찾아왔습니다. 시몬은 죄인과 함께하는 예수님을 보고 못마땅해 하였습니다. 도대체 왜 그들과 예수님, 죄인과 의로운 사람이 함께 할 수 없습니까?

시몬은 바리사이파 사람으로 정통 유다인이었습니다. 율법을 정확하게 지키려고 애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율법을 지키지 않는 죄인들과는 상종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부정한 사람과 접촉하면 부정해지고 하느님과 멀어지게 된다고 생각한 그는 예수님의 인격과 신분을 의심하였습니다. 특히 죄인들을 대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예수님은 예언자일 수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시몬의 집에는 예수님 외에도 불청객이 한사람 있었습니다. 그는 죄많은 여인이었습니다. 그 고을에서 소문난 창녀였던 것 같습니다. 이 여자는 아마도 이미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수님에 대한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용기를 내어 시몬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만일 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고 용기가 없었다면 여인과 예수님과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삶도 변화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그 여인은 사전에 향유를 준비하여 뒤쪽으로 예수님께 다가갑니다. 이는 식탁을 중심으로 앉는 것이 아니라, 소파처럼 생긴 의자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발을 뒤로 구부리기 때문에 발치로 가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여인은 눈물을 흘립니다. 여인의 눈물이 예수님의 발 위로 떨어집니다. 여인은 황급히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맨 위에 있는 머리카락으로 맨 밑에 있는, 깨끗치 못한 발을 훔치는 것입니다. 이어서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바릅니다. 그런데 당시의 풍습은 인사할 때 얼굴에 입맞추고, 머리에 향유를 바르는 것인데 그 여인은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로지 여인은 예수님께 대한 참회와 겸손과 사랑의 행동을 표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렇습니다. 시몬의 집에서 예수님을 중심으로 죄인과 의롭다고 여기는 사람 사이에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그 여자의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대는 죄를 용서받았습니다.”(루카 7,48) 모든 것을 결정하고 판단하시는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시몬의 속마음을 아시고, 당신께서 예언자보다도 더 높은 분이심을 밝히셨습니다.

이 하나의 행동으로 예수님께서는 죄인과 의인 사이의 장벽을 허무셨습니다. 자신이 의롭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보다는 죄를 고백하며 다가오는 여인을 더 기꺼이 맞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은 비유로도 말씀하셨습니다. 그 뜻은 가장 많은 빚을 탕감 받은 사람이 항상 가장 큰 고마움을 표시하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죄인이건 의인이건, 오백 데나리온을 빚졌건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건 빚을 탕감받는 것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실수는 인간의 일’이란 속담이 있듯이, 결국 모든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똑같은 죄인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믿음과 사랑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대 믿음이 그대를 구원했습니다. 평안히 가시오.”(루카 7,5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죄많은 여인은 회개하여 예수님께 용서를 받았습니다. 용서받은 여인은 신앙인의 모범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여인에게서 믿음과 사랑을 배워야 합니다. 나아가 그의 겸손과 용기도 본받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회개하여 서로 용서함으로써’ 가정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아야 합니다.

“네 이웃의 잘못을 용서해 주어라. 그러면 네가 간청할 때 네 죄도 없어지리라. 인간이 인간에게 화를 품고서 어떻게 주님께 용서를 구할 수 있겠느냐?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자비를 품지 않으면서 자기 죄의 용서를 청할 수 있겠느냐?”(집회 28,2-4) 아멘.

안동교구 김도겸 아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