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한결같은 사랑에 찬미와 감사를…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28

[춘천] 한결같은 사랑에 찬미와 감사를…

우리는 공기가 있어 숨을 쉴 수 있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는 것, 흙이 있어 딛고 설 수 있는 것 등 우리의 노력 없이도 우리에게 제공 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너무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곤 합니다. 아니 당연하다고 생각조차 못할 정도로 그 고마움을 잊고 지냅니다. 늘 우리 곁에 너무도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극적으로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역시 매 순간 자신들을 이끌어가시던 하느님의 사 랑의 손길을 느끼며 자신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이 홍해를 건널 때, 광야에서 물과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을 때도 항상 하느님 사랑의 이끄심이 함께 하심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니 오늘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으며 이스라엘의 온 백성은 그 사랑 앞에 얼마나 커 다란 감사와 찬미를 드렸을까요? 그들은 분명 한목소리로 “주님께서 하신 모든 말씀을 실행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 하고 크게 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도 잠시, 감사와 찬미 의 다짐은 무너집니다. 그들은 또 다시 의심하 기 시작했고, 주변에 한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이 담 긴 계약과 율법을 하느님께 대한 진정한 감사 와 찬미에서 살지 못하고 결국에는 형식과 의 무에 얽매인 율법주의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을 이집트에서 체험한 한결같은 사랑과 그 계약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그렇게 기억 저 편으로 사라져갔습니다.

과연 우리에게 주어진 사랑은 당연한 것일 까요? 부모님께로부터 받아온 사랑, 신자들로 부터 받는 사랑, 동료 사제들로부터 받는 사 랑. 어느 것 하나도 당연한 사랑은 없어 보입니다. 모두 부족함을 참아주고, 감싸주고, 기 다려주고, 이해해 줍니다. 그렇게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과 그렇게 하고자 하는 결심 에서 주어지는 사랑임을 새롭게 깨닫습니다.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도 당신의 자유로운 결단과 선택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집트 종살이에 허덕이는 이스라엘을 탈출시키시고 그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것은 분 명 고통에 신음하는 이스라엘의 처지에 함께 하시고자 하신 하느님의 결심이셨습니다. 더욱이 외아들마저 내어주신 그 사랑은 우리와 같아지시기를 자처하신 하느님의 결정적인 결단이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은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고자 하신 아드님의 힘겨운 결단이며, 그리스도의 땀 과 피를 통한 결실이었습니다. 분명 우리에 게 주어진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고자 하신 의지의 결실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면서, 마지막 만찬 때에 파스카 음식을 나누시며 보여주신 예수님의 찬미와 감사의 모범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매 미사 안에서 갱신되고 더욱 굳건해지는 새 계약에 참여하며, 우리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피와 땀이 어린 사랑의 수고에 감사와 찬미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 놀라운 사랑에 대한 찬미와 감사의 마음으로 우리 가슴에 사랑의 불씨를 지펴야 하겠습니다.

▥ 춘천교구 이종찬 라우렌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