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삶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309



1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5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6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7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10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11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12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13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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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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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루카 11,9-10). 아쉬운 것도 많고 필요한 것도 많은 우리의 일상에 위로와 힘이 되어 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간절히 기도하며 청했던 일들이 허망하게 끝나 버리는 경험을 합니다. 아프지 말아야 할 사람이 아프고, 시험에 합격해야 할 사람이 탈락하고, 최선을 다해 추진하던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 죽는 경우들을 체험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원망하거나 때로는 신앙을 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기도의 의미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도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합니다. 기도를 마치 자동판매기에서 물건을 사듯이, 특정한 기도를 정해진 양과 순서대로 바치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게 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아브라함이 주님과 벌이는 겸손하면서도 끈질긴 청원 행위에서 알 수 있듯이(창세 20-32 참조), 기도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매우 ‘인간적’이며 지속적인 관계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주님의 기도’를 통해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이 진정한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가르치십니다.

‘주님의 기도’는 전형적인 청원기도로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가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임을 전제합니다. 자녀가 아버지에게 필요한 것을 청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하느님 아버지께 필요한 것을 청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청원기도야말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청원기도를 통해 하느님 없이 존재할 수 없음을 고백하며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냅니다. 인간의 위대함은 자신이 피조물임을 고백하고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만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님의 기도’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먼저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이 기도는 일용할 양식, 죄의 용서 그리고 유혹에서 보호와 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뒷부분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먼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기를 청합니다. 말하자면 나의 기도 지향이 아니라 하느님의 지향들이 우선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먼저 하느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자신의 뜻을 거기에 맞추는 것이 기도의 근본정신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에게 해로운 “뱀”이나 “전갈”을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게 “성령”을 주심으로써, 우리가 어떠한 실패와 시련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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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김영국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