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참으로 부자 되는 길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705



한여름입니다. 우리는 대자연의 놀라운 생명력을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마기간 동안에 내린 비로 땅은 물을 충분히 확보하였고 뜨거운 태양은 열매를 재촉합니다. 곡식과 과일로 풍성한 계절을 기대하는 시점에서 교회는 복음말씀을 통해 우리가 세상과 자연이 주는 재화에 현혹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부자 농부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곡식과 재물” 그리고 “목숨”이라고 하는 대립구조를 통해 소유와 존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재화들(재산, 경력, 경험)은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입니다. 그러나 수단은 수단일 뿐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존재의 의미를 재화의 증식과 동일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재화의 증식을 자신의 삶의 전부로 생각했던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는, 자신이 언제라도 죽어야 할 존재이며 죽은 뒤에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에서 분명해집니다. 하느님 앞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입니다(1코린 3,11-15 참조). “자신을 위해서”(루카 12,21)라는 말을 통해서 분명해집니다.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재화를 “자신을 위해서” 모읍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합니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마태 6,21)라는 말씀처럼 그에게는 하느님이 보물이기 때문입니다.

제1독서의 코헬렛(전도자)은 온갖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다해 벌어들인 재화가 결국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리라는 말을 함으로써 재화에 대한 탐욕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전하고 있습니다(코헬 2,21-23). 그는 비관주의자도 아니고 무책임한 삶을 찬양하는 비현실적인 사람도 아닙니다. 세상의 재화들은 결국 바람처럼 지나가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았던 매우 현실적인 사람입니다. 다만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던 그로서는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1) 하며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 “저 위에 있는 것”이란 벌어들인 재화나 재능 또는 명예가 아니라,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 그리스도이십니다. 복음에 나온 “곡식과 재물” 그리고 “목숨”의 대립구조가 여기서는 “땅에 있는 것”과 “위에 있는 것”으로 반복됩니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참된 생명이고, 우리 존재의 진리입니다. 왜냐하면 그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콜로 2,3)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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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김영국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