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468



어떤 교우 한 분이 하소연을 하러 왔습니다. 자기 집 내력을 쭉 이야기하면서 결국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때문에 형제들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 재판까지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재산때문에 형제간의 우애도 깨어지고 부모님의 제사에도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요즘같이 살기 어려운 때에 ‘배부른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직자가 되어 울상이고,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가게 문을 닫는 판국에 ‘무슨 배부른 재산 싸움이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그 재산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떤 탐욕에도 빠져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루가 12,15)라고 하시면서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수고하고 땀 흘려 아무리 많은 재산을 모았을지라도 하느님 사업에 인색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줄줄 모른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죽으면서 단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을!

전도서의 어떤 설교자는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가 헛되다.”(전도 1,2) 사람이 매일 뼈아프게 수고하고 온갖 재간을 부려 모은 재산도 죽음 앞에서는 무상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부귀영화나 명예, 쾌락에 지나친 집착이나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지혜로운 삶’을 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지혜로운 삶을 사는 방식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 지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십시오.”(골로 3,1-2) 참된 그리스도인은 천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며,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지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망상이고 허황된 꿈이며 귀중한 삶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 옷으로 갈아 입으며 천상적 가치를 추구합니다.

우리 삶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제 허황되고 맹목적인 꿈을 꾸지 않아야 합니다. 재산의 부유함이 우리를 살려낼 수가 없습니다. 부귀영화나 명예가 곧 인생의 성공이라고 말 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다시 살려낼 수가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탐욕을 부리지 말고 가진 것을 가난한 이웃과 나누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으리라.”(마르 10,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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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배임표(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