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 참된 부자가 되려면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566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과 가족이 꾸준히 안정된 생활을 하기를 희망합니다. 과거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내 집 하나 장만해서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면 된다고들 여겼지만 요즘엔 그 정도론 불안하게 여깁니다. 게다가 사회구조가 점차 노령화되어가서인지 저마다 안정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래서인지 시대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는 광고에서도-금융관련기관의 광고- ‘자산’이란 단어가 큰 화두처럼 떠오릅니다.

이를테면 ‘보장자산’이니 ‘자산관리’니 하는 광고 카피를 통해 보험이나 펀드와 같은 금융상품들로 안정된 미래, 행복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만들고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노후를 맞이하는 부모님세대 뿐 아니라 아직은 노후를 멀찍이 생각해도 될 젊은 세대까지도 위와 같은 금융상품들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오늘 복음속의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던지십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루카 12,15)
  
복음 속에 등장하는 두 인물처럼 자신의 몫이 공정하게 배분되기를 바라는 것과 자신의 노력을 통해 얻게 된 재물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그다지 잘못된 처사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 눈엔 두 인물의 그런 모습은 지당하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인물들을 향해 엄중히 꾸짖듯 말씀하십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기에, 인자하신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재화가 가져다주는 탐욕, 재화를 포함한 모든 현세적인 것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우리가 하느님 자녀로서의 본 모습을 잃지는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들 ‘내가 벌어서 내가 쓴다는데 무슨 상관이람!’이라고 하지만, 교회는 재화가 사회적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가르칩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인 모든 재화는 인간이 함께 이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창조된 모든 재화는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에 맞게 골고루 나누어져야하며, 개인이 합법적으로 소유한 재산이라도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아울러 때로는 쓰고 남은 재화뿐 아니라 자신에게 요긴한 것까지도 나누는 것이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런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면 우리 역시도 복음말씀대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자신을 위한 부자가 되느냐, 하느님 앞에서 부자가 되느냐는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2독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현세적인 것을 죽이고 “저 위에 있는 것”, 즉 천상의 것을 추구한다면 우리 모두는 하느님 안에 숨겨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낭만은 짧고 인생은 길다.”라는 금융광고 문구도 있습니다만, 우리에게 긴 것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천상생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은 어떤 부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답게 내가 가진 세상의 것들도 천상의 것을 위해 사용하는 지혜로운 참된 부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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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김민철(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