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돈 - 최고의 유혹, 멸망에 이르는 넓은 길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368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고의 가치는 돈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일단 돈부터 벌고 보자는 생각이 팽배합니다. 다른 가치들은 돈 다음 자리를 차지할 뿐입니다. 돈은 종교적 가치나 민주주의의 가치, 한국의 전통적 가치 위에 존재합니다. 자유와 평화, 효(孝)와 예(禮)보다도 돈이 먼저입니다. 돈 때문에 다른 이들의 자유를 침해합니다. 돈이면 평화도 살수 있다고 합니다. 돈 때문에 부모를 버립니다. 부모가 돈이 있을 때라야 자식도 효도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돈에 따라서 구원의 등급도 나눕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봉헌하면 100만원만큼의 구원을 얻고, 10만원을 내면 10만원만큼의 구원을 얻는다고 합니다. 종교의 가치인 구원도 돈이 좌우하는 세상입니다. 이만하면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습니다. 돈은 곧 구원이요, 자유요, 평화이고, 효도입니다.

돈은 정말 우리 시대에 최고의 가치인가요. 현대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인가요. 2007년 현재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주식 투자 열풍,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는 부동산 투기 열풍을 보면 많은 사람들은 돈을 최고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돈 때문에 생겨나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돈 때문에 살인이 일어나고, 가정이 파괴되고, 사회계층간 갈등이 수없이 생겨납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일어난 이랜드, 뉴코아 사태도 사용자의 탐욕(돈)이 불러일으킨 우리사회의 치부입니다.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는 KTX 여승무원 대량해고와 이에 맞서 500일이 넘어서고 있는 장기 시위도 돈이 불러일으킨 문제입니다. 돈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고 매장하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인신매매가 일어나고 성이 상품화되고 있습니다.

돈은 결국 동전의 양면입니다. 밝고 좋은 면이 있는 반면에 어둡고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사람들의 마음과 시각에 따라서 돈은 우리사회를 밝게도 하고 어둡게도 할 수 있습니다. 부자 되어야겠다는 생각, 혼자서 잘 먹고 잘 살아야겠다는 탐욕의 눈으로 돈을 본다면 돈은 우리에게 구원의 통로가 아니라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루카 13장 23절)라는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루카 13장 24절)라고 대답하십니다. 탐욕에 눈이 멀어 나만 잘살겠다는 생각에 머문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돈은 우리를 구원에 이르는 좁은 문이 아니라 멸망에 이르는 넓은 문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마태 25장 35~36절) 언제 저희들이 예수님을 그렇게 대했습니까? 라고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장 40절) 자신을 위한 사용이 아니라 가장 작은 이들, 보잘 것 없는 이들을 위한 사용이 바로 구원에 이르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나눔의 삶이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한다는 말씀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해도, 돈이 우리 인생을 바꾸어 준다고 하더라도, 그 돈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사용한다면, 돈을 사용함에 있어서 보잘것없는 이웃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돈은 우리에게 가장 경계해야할 유혹입니다.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멸망에로 이끌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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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교구 배인호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