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원의 좁은 문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706

대청도는 백령도, 소청도와 함께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섬입니다. 조선 명종 때 수목이 무성한 큰 섬이라 하여 대청도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백령도의 유명세에 가려져 아시는 분이 드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하지만 그만큼의 수고와 노력이 다 보상될 만큼 아름다운 섬입니다. 한 낮에는 에메랄드 빛깔의 바다가 반기고 한 밤 중에는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가 보는 이의 영혼을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요즈음은 너무나 깨끗한 하늘과 바다가 모든 이로 하여금 순수한 초록의 기운을 느끼게 해줍니다. 외딴 섬이기에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갑니다. 하늘의 변화와 바다의 변화에 자신을 맡김으로써 그 안에서 생활의 지혜 또한 얻게 되는 것이 섬생활의 값진 보물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사목활동을 하면서 육지생활과는 다르게 기도 장소의 변화가 저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루해가 저물어 가기 시작할 때 해변가로 가서 산책을 하며 기도하는 것입니다. 넓은 해변을 홀로 걸으며 수평선을 향해 저무는 붉은 해를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하루 일과를 정리하게 됩니다. 또한 자연이 가져다주는 경이로운 모습 속에서 저의 모습이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을 느끼고 그와는 반대로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은 더욱더 커지게 됩니다.

해변을 걷고 있으면 묵주기도를 하는 저의 행보가 그대로 다 드러납니다. 한 발 한 발 모래사장에 새겨진 제 발자국이 저의 외면과 내면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신부로서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을 중요시하고 그런 모습을 가꾸는데 힘쓰지 않았나 가만히 반성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먼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되어 뒤돌아보면 어느 순간 파도와 함께 모래바람에 저의 발자국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는 것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구원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과감한 결단력과 행동력입니다. 지금은 꼴찌의 삶 같이 보이지만 세상이 주는 즐거움이 아닌 주님께서 주시는 즐거움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과 입으로만 하는 신앙이 아닌 실천을 통한 신앙생활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내면의 모습을 가꾸는데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님 자녀인 우리들에게는 지나온 발자국, 즉 과거 죄인으로서의 모습에 연연해하는 것이 아닌 미래에 만들어 갈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발자국이 중요합니다.

구원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세상의 즐거움에 붙잡혀 있던 모습을 성령의 바람과 주님 사랑의 파도로 지워버리고 왼 발에는 사랑, 오른발에는 회개라는 발자국을 모래사장에 깊게 새기듯 자신의 인생에 깊게 새겨 넣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모두가 구원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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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김미카엘 미카엘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