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380

조그마한 상점을 운영하는 마리아 자매님은 10여 전에 외환위기 때 삶의 절망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잘 되던 상점이 경제 사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단히 어렵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그 자매님은 삶에 대한 회의가 들어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성당에 나가는 것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합니다. 우울함과 절망감으로 서너 달을 힘들게 살았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먹고 입고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한 것은 누구의 덕인가 하고 생각하니 주님의 은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고 합니다. 감사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하고 살펴보니 옆에 묵묵히 함께 있는 남편 요셉이 있어 감사하고, 두 딸이 성장해 있어 감사하며, 주일에 가족이 함께 성당에 나가 미사를 드리는 것에 감사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 온 모든 것에 감사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루카 17,11-19)에서 예수님은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길을 가시다가 어떤 마을 입구에서 나병환자 열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그런데 병이 회복된 열 사람 가운데 사마리아인만이 가던 길을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 나머지 아홉 사람은 그냥 길을 떠난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오지 않았단 말이냐?”라고 말씀하십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사람을 교만해지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게 해 주고 겸손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전서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1코린 15,10).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은 매일의 삶에서 오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선물에도 기쁨을 느끼게 해 줍니다. 감사히 받기만 하면 거부할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1티모 4,4). 감사의 마음을 가지면 불만스러운 마음이 줄어들고 대신에 만족감이 찾아옵니다. 세상은 아마도 감사하는 사람의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감사의 마음은 사랑이 넘치도록 만들어 주고 인간관계의 갈등을 해결해 주며 서로의 협력을 증가시켜 줍니다.

가까이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할 일들이 더 많이 생깁니다. 그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저축해 두면 어려울 때 든든한 도움이 됩니다. 마치 만일을 대비하여 보험을 드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지금이라는 시간에 감사하면,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과 같이 지금을 소중히 여기며 살 것입니다.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 앞에 망설여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또한 감사의 마음은 사람과 관계를 계산적으로 사귀지 않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여유로움을 가지고 사람을 만나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며(1테살 5,16-18) 살아가야겠습니다.

정원순 토마스 데 아퀴노 수사 신부·지극히 거룩한 구속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