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 ‘그리스도의 율법은 끝’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작성자 : ocatholic 조회수 : 2267

로마 10장 4절에 나오는 이 표현은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로지 이 주제만을 다룬 책들도 있다. 우리가 이해할 핵심어는 ‘끝’이라는 말이다. ‘끝’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리스말 텔로스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어떤 것의 끝 또는 최후다. 이 경우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도래로 율법이 폐지되었다고 말한다. 율법은 끝이 났고 더 이상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율법은 다른 것으로 대체되었다. 두 번째 의미는 ‘목적지향적인’ 것으로 완전함에 도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이는 율법을 완성하시는 분이 곧 그리스도임을 가리킨다.

문법이나 구문에만 의존해서는 이 두 가지 의미의 절대적 긴장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 바오로가 “사실 그리스도는 율법의 끝이십니다. 믿는 이는 누구나 의로움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로마 10,4. 200주년 신약성서는 ‘율법의 끝마침’으로 번역함.-옮긴이)라고 강조할 때는 아마도 그 말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마음에 두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오로가 율법이 한때 유다인에게 행사했던 것과 같은 권위를 그리스도인에게 행사하지 않는데도 그리스도인의 삶이 율법의 본질과 상반되지 않는다는 것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심각한 분열과 논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이렇게 강조한다.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갈라 5,14) 이 논평은 율법에 바탕을 둔 예수님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한다.(마태 22,37; 루카 10,27) 만일 바오로가 그리스도를 율법의 끝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율법이 요구하는 바를 뛰어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