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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家庭
조회수 | 1,560
작성일 | 07.03.22
▶ 라틴어 :  familia  영어 : family

가정은 부부관계와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포함한 공동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느님은 처음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들어 서로 결합하여 가정을 이루도록 창조하였다. 즉 인간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로서 살도록 창조되었는데 그 중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가 부부와 자녀를 구성원으로 하는 가정이다. 따라서 가정은 신적(神的) 기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자기가 속해 있는 공동체 속에서 비로소 참된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공동체로서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가정이다. 이렇게 자유롭고 일부일처로서 서로 갈릴 수 없는 결혼에 의하여 성립된 가정은 인간 사회의 첫째이고, 근본적인 핵심이다. 가정은 일부일처제도와 영속성을 지녔고, 하느님이 계획하시고 그리스도교에서 성화된 것이므로 여러 구성원이 모여서 지혜를 배우고 개인의 권리와 사회 생활의 요구를 조화시키는 기본적인 사회다. 가정은 우리 생명의 원천이요, 사고를 배우는 학교요, 기도를 배우는 첫 교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가정을 파괴하거나 교란시키는 것은 무엇이든지 대항해서 싸우는 반면, 가정의 일치로 안정과 번영을 위하는 것에는 찬양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 가정은 여러 세대가 모여 보다 깊은 예지를 얻고 개인의 권리를 사회생활의 다른 요청과 조화시키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는 곳이므로 사회의 기초를 이룬다. 그러므로 사회나 단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이바지해야한다. 한편 가정의 구성원들은 서로 영적인 은총을 나누어야 한다.그리스도교적 가정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사랑으로 맺어진 계약을 나타내고 거기에 참여하는 혼인성사로써 이루어졌으므로 부부애와 풍부한 자녀 번성과 일치와 충실로서 뿐 아니라 가족 전원의 사랑의 협력으로 그리스도를 세상에 현존시켜 드리며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

교회는 인류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서 사랑의 공동체다. 우리가 세상에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은 교구나 본당이 아니라 가정 교회다. 모든 그리스도교 가정이 가정 구성원끼리 사랑하고 나아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 이웃을 사랑하였을 때 그리스도의 현존이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소수의 그리스도교 가정이 조그만 공동체를 형성하여 전례와 신앙과 사랑을 나누는 기초공동체의 필요성이 생긴다. 개인의 구원과 사회의 구원은 부부 공동체와 가정공동체의 행복한 상태에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가정의 존엄성이 어디서나 꼭같은 빛을 발하지는 못한다. 오늘날 일부 다처주의, 이혼, 에로티시즘 등 여러 가지 탈선의 풍조로 가정 제도가 어지러워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부애는 이기주의, 향락주의, 부당한 피임 등으로 가금 속화(俗化)되고 있다. 또한 현대의 경제 · 사회심리 · 정치 등의 생활조건이 가정생활에 미치는 혼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사목자들은 가정생활에 관하여 필요한 지식을 배양하여 기혼자들이 부부생활과 가정생활에 있어서 그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하고 행복한 가정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하여 젊은이들, 기혼부부들, 그 중에서도 신혼부부들을 이론과 행동으로써 격려하여 그들을 가정생활, 사회생활, 사도적 활동에 적합하게 육성해야 한다. 부부생활과 부부애로 깊이 맺어진 공동체인 가정은 조물주가 친히 제정하셨고 당사자도 철회치 못할 인격적 동의의 계약으로 성립된다. 따라서 부부와 자녀들과 사회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이 성스러운 제도가 인간의 임의에 맡겨질 수는 없다. 가정에는 하느님께서 여러 가지 가치와 목적을 부여하였다. 이 가치와 목적은 인류 존속, 가정 구성원의 인격향상과 영원한 운명, 가정 자체와 온 인류사회의 존엄성과 영속성, 평화와 행복 등이다. 가정의 기초적 요소는 부부관계다. 남편과 아내는 혼인계약으로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 되었다(마태 19:6).

남편은 가정의 주인이며, 아내는 머리다, 아내는 종으로서가 아니라 동료로서 남편과 관계지워진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는 혼인 계약으로써 인격이 결합되어 서로 도와주고 서로 봉사해야 한다. 남편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해야한다.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 남편된 사람은 자기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한다.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된다. 도대체 자기 몸을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자기 몸을 기르고 보살펴 준다. 그리스도께서도 교회를 기르시고 보살펴 주었다. 여기에는 심오한 진리가 담겨져 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서 남편은 자기 아내를 자기 몸같이 사랑하고, 아내는 자기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에페 5:25 · 28-29 · 32-33).

부부애는 완전히 인격적인 사랑이다. 서로가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하며, 상하 관계나 명령지배의 관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남존 여비 사상이 완전히 불식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재능과 소명이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부부의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부부애는 완전히 전인적 사랑이다. 자기의 모든 것을 같이 나누면서 전적으로 사랑해야 한다. 부부는 존재적 관계이지, 조건적 관계가 아니다. 서로 결합되어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짝지어 준 불가분의 관계에 바탕을 두는 것이다. 또한 부부애는 결실이 풍부한 시장이다. 서로 인격을 성숙시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서로 결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성장시켜 상호 보완함으로써 보다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공동체의 성성(聖性)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고 있는데 바로 부부 공동체가 거룩해짐으로써 가정 공동체가 성화될 수 있다. 부부애는 그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자녀야말로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다. 참된 부부애의 실천과 그로써 형성되는 가정생활은 혼인의 다른 목적들을 경시함이 없이 부부로 하여금 그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가족을 날로 자라게 하고 풍요케 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자녀의 출산에 대해서 세계적으로나 교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소위 인구정책이나 산아제한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교회도 인무제한한 증가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그 방법에 있어서는 임신중절이나 약물의 사용을 배격하고 윤리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산아조절의 적당한 방법은 무엇보다도 먼저 생명과 가정의 참된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것을 부부에게 요구한다. 또한 자신과 자신의 본능을 완전히 지배하는 데 익숙하기를 요구한다. 지성과 자율적인 의지의 힘으로 본능을 지배하는 데는 부부생활에 고유한 사랑의 표현도 바른 질서에 알맞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정기간 동안 절제를 지키는 것은 부부의 정결을 빛내는 것이며 부부애를 해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부애를 보다 높은 인격적 가치로 충만케 해 준다. 이런 규율은 항구한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그 덕분에 부부의 인격이 풍부하게 발전한다. 가정은 보다 풍요한 인간성을 길러 내는 학교와 같다. 그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부의 마음의 일치와 상호협력이 필요하고, 자녀 교육을 위한 부모의 끊임없는 협력이 요구된다. 부모들이 솔선수범하고 가정적 기도 생활을 실천한다면 자녀들의 인격적 완성과 구원과 성화가 더욱 손쉽게 이루어진다. 특히 자녀들의 종교교육은 부모의 의무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녀들도 그들 나름대로 부모의 성화에 이바지한다. 감사하는 마음과 효심과 신뢰로써 부모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한다. 자녀는 신체적 · 지적 · 도덕적 · 종교적으로 성장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부모에게 맡겨진 첫째의 의무요 권리다. 부모는 이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바치는 데 있어서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 만일 부모가 교육을 시키는 의무를 이행치 않거나 이행하는 것을 게을리 한다면 이는 부모의 잘못이다. 자녀는 부모에게 부모의 의무를 실천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으므로 자녀의 권리는 훨씬 더 신성한 것이다. 의무를 게을리하는 부모는 이 신성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 무능과 태만을 저지르는 부모로부터 자녀의 권리는 교회적으로나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부모는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성소에 따라 신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혼인하는 경우에도 도덕적 · 사회적 · 경제적으로 행복한 조건하에서 자신의 가정을 구성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결혼에 있어서 지나치게 강압하지 말고 자유의사를 존중하면서 지도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계명은 서로 사랑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계명보다 더 큰 소명은 ‘하나가 되라’(요한 17:20-23)는 일치의 소명이다.

이러한 일치를 이룩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화’를 통한 일치가 가장 바람직하다. 오늘날 모든 공동체 안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세대간의 가치관의 차이에서 도는 대화의 결핍이다. 이것은 가정 공동체 안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부부간, 부모와 자녀 사이, 그리고 형제간에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많은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다. 문제아가 생기는 원인 중에는 가정 안에서 일치가 없고 대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크게 지적되고 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는 대화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고 있고 많은 문헌들도 나오고 있다. 대화는 단순한 인간과 인간과의 말의 교환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마음의 소통으로서 대화를 통하여 하느님을 발견하는 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대화는 단순한 대인도(對人道)가 아니라 대신도(對神道)라고 한다. 가정 안에서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서로 상대방의 인격의 성숙을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 특히 부모와 자녀 사이는 부모가 자기의 아집으로 자녀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명령하거나 강요하는 데 있다. 자녀도 그 나름대로의 인격이 있고, 그 인격은 하루하루 성장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부모가 권위의식에서 사로잡혔을 때 진정한 대화는 불가능하다. 서로가 마음을 개방하고 선입견을 버리고 사랑으로써 대화하면 가정의 일치를 이룩할 수 있다. 가정의 일치 없이는 사회의 일치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가정 안에서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가족끼리 가끔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교회는 권장하고 있다. 국가권력은 가정의 본질을 인정하고 보호하며 향상 시키는 동시에 공중도덕을 수호하고 가정의 번영에 이바지하는 것을 성스러운 임무로 알아야 한다. 자녀를 낳고 가정의 품안에서 교육한다는 부모의 권리는 절대로 보장되어야 한다.

N.C.W.C.인권선언(1947)은, 가정은 자연적 기본적으로 사회 기본단위로서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실정법에 선행하는 불가침의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전제하고, 가정의 권리로서 ① 결혼, 가정의 성립, 자녀의 출산에 대한 권리, ② 가정의 안정과 유지에 충분한 경제적 권리, ③ 모성의 보호에 대한 권리, ④ 자녀 교육에 대한 권리, ⑤ 필요한 경우에는 국가의 보호와 원조를 받아 가정 내에 적당한 수준의 자녀 복지를 유지할 권리, ⑥ 공중사회의 봉사를 통하여 자녀 교육과 보호를 도와줄 수 있는 권리, ⑦ 가정생활의 필요한 기능에 적응하는 거주를 정할 수 있는 권리, ⑧ 수색이나 침해로부터 가정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 ⑨ 공중사회의 부도덕한 조건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하였다. 국가는 가정과 결혼의 불가 해소성을 지키고 국가의 세포인 가족에게 공간과 휴식을 주며 새로운 생명을 전하고 참된 종교적 신념으로 자녀를 키우며 가능한 한 경제적 · 정신적 · 도덕적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韓庸熙)

[참고문헌] 사회정의, 가톨릭 출판사, 1976 / 사목헌장, 1975 / 바오로 6세, 산아제한에 관한 회칙, CCK, 1968 / 한용희, 가톨리시즘의 가정윤리와 결혼관, 숙대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 논문집(15집),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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