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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해외 원조 주일 담화문 (2010년 1월 31일)
조회수 | 2,071
작성일 | 10.01.27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10년도 해외 원조 주일을 맞이하여 그동안 저희들에게 많은 도움과 격려를 보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더욱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며, 열악한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 곳곳의 이웃들에게 참된 벗이 되어 주시기를 호소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이웃은 누구인가?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의 으뜸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22,36-40; 마르 12,29-31; 루카 10,25-28 참조). 그리고 그분께서는 ‘하느님 사랑’을 ‘이웃 사랑’으로 실천하도록 요청하십니다. 이는 ‘굶주린 이웃에게 먹을 것을 주고’(마태 25,35.37.42 참조), 우리 가운데에 “궁핍한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사도 4,34) 하는 것입니다. 이웃 사랑은 ‘보답을 받을 수 없는 가난한 이들’(루카 14,13-14 참조)과 “가장 작은 이들”(마태 25,40)을 포함하여,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수많은 이웃들에게 ‘우리가 먹을 것을 주어야 하고’(마태 14,16 참조), 이방인을 포함한 모든 이(루카 10,29-37 참조)에게 조건 없이 실천해야 하는 사랑입니다.

지난해 9월에 세계식량계획(WFP)은 지구촌의 기아 인구가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실은 세계 인구의 1/3에 이르는 27억 명이 2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러한 빈곤층 인구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최근 대규모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도 태풍 모라꼿과 켓사나 등으로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수해를 입었으며,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에서는 강진이 발생하여 1천 명에 가까운 이웃들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이재민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자연재해의 원인을 살펴보면, 피해를 입은 국가나 국민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 의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탐욕과 국가 이기주의에서 빚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여 베푸는 시혜로서가 아니라 드러난 문제들을 자세히 분석해 보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제공해 주는 것이 오늘날 요구되는 지구촌의 연대 의식입니다.

참된 벗이 되기 위하여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어떤 이가 참된 이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십니다. 어떤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를 당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부족의 사람이었습니다. 강도 당한 이와 같은 부족의 사람들도 그를 지나쳤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상처를 치료하고,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었’습니다. 다음 날 여관 주인에게 후한 대가를 약속하며 뒷일을 부탁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가서 너도 그렇게 행하여라.’고 권하셨습니다(루카 10,29-37 참조). 이처럼 이웃의 어려움을 보고 진정으로 다가가 필요한 도움을 줄 때에 비로소 그들에게 참된 벗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시대의 요청에 따라 발표된 교황들의 여러 문헌들로 새롭게 해석되어 왔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도 최근 펴낸 「진리 안의 사랑」이라는 사회 회칙에서 오늘날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결합된 세계화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빈곤과 식량 위기, 인권, 노동, 정의, 환경 등의 문제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셨습니다. “사회가 더욱 세계화되면서 우리는 서로 이웃이 되지만 형제가 되지는 못한다.”(19항)고 지적하신 교황께서는 ‘공동선에 봉사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책임감을 갖도록 이끌며, 부에 대한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임을 강조하시고 이를 위해 세계 모든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지원하고 연대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제안하십니다.

이처럼 교회는 인류가 안고 있는 여러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한결같이 사랑의 복음을 선포해 왔습니다. 시대는 변하지만 어디에서나 우리의 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고, 이 나눔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신 가장 기본적인 실천 방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사랑밖에 모르시는 우리의 주님께서는 온전히 ‘너’만을 위한 사랑의 삶을 본보기로 보여 주셨으며, 이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셨습니다. 이로써 그분은 ‘벗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참조)는 말씀대로 우리에게 벗이 되어 주셨습니다. 우리도 겸손한 마음으로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해 우리 안에 사랑의 마음을 주시도록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사랑의 불씨를 우리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전하기 위해 앞장서며, 늘 열려 있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웃들을 참된 벗으로 바라볼 것을 다짐합니다.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로마 5,11). 마찬가지로 저 또한 언제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새롭게 하고자 노력하시는 여러분 모두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헌신하여 사랑의 길을 트는 여러분들이 하느님의 축복으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2010년 1월 31일 해외 원조 주일을 맞이하며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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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해외원조주일 담화문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세상을 일구고 돌보게 하셨다(창세2,15 참조)
기아와 재난의 핵심 원인, 기후변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한국 천주교회는 세계의 모든 가난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1993년에 해외 원조 주일을 시행한 지 올해로 열아홉 번째 해를 맞이합니다. 그동안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시느라 수고하시고 여러 모습으로 도움을 주신 후원자들에게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오늘날 인류발전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책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환경은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우리는 이 선물을 가난한 이들과 미래 세대와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선용해야 합니다. 특히 신앙인들은 자연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 활동의 놀라운 결과를 깨닫고 이용하면서 인간의 정당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진리안의 사랑」, 48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인간에 앞서 자연을 창조하셨고 이를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주셨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터전인 세상을 ‘일구고 돌보라’(창세 2,15)는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외면하고 자신의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자연을 무분별하게 착취하고 수탈해왔습니다. 그 결과 자연은 그 본래의 균형을 상실하여 기후 변화를 일으키고 빈번한 대형 재해를 일으켜 인간에게 죽음과 고통과 기아를 가중시킴으로써 “모든 피조물이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인류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변화에 수반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는 매우 견디기 어려운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기후변화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에게 가장 잔인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자연재해는 규모도 커지고 그 빈도도 증가하고 있으며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함으로써 가난한 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에만 지진, 홍수, 태풍, 화산 폭발 등으로 23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2억 5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UN은 새천년을 맞으며 “세계의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를 그 첫 번째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자연재해와 식량 위기, 경제위기 등으로 세계의 절대빈곤과 기아퇴치를 위한 노력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좌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좌절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지음 받은 존엄한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마저 포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빈곤은 자연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자연의 혜택을 모든 인간들이 골고루 공유하지 못함으로써,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무절제한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개발과 환경 파괴는 서로 맞물려 있으며, 생태적인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는 진정한 인간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국가가 환경 파괴를 줄이고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인류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과 우리의 생활양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따라야 합니다(주교회의 지침서「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36항 참조).

예수님은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성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부단하게 나 이외에 이웃을 위해 살아가라고 요청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믿으며 사는 우리 역시 여러 가지 곤궁과 궁핍에 처한 이웃을 도와서 살리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정신은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새기고, 그 말씀에 따라 살면서 인류가 안고 있는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키워갑시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려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역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해야 할 책임을 비켜갈 수는 없습니다. 세계의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 그들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길이며 결국에는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임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사랑이신 하느님 때문에 여러분 모두가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2011년 1월 30일, 해외원조주일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 명 옥 주교
  |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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