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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조회수 | 30
작성일 | 20.08.26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루카 복음 12장 49절) 탄식을 하셨습니다.

달리 말하자만,
하느님의 사랑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태워 사랑으로 거듭나기를 간정히 바라시는 주님의 원의인 것입니다.

김남조 시인의 “성냥”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성냥갑 속 빨간 유황을 바른 머리들이 어서 나를 태우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리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 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성냥은 제 몸에 불을 붙여 남에게 불꽃을 주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고 그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성냥갑 속의 성냥, 물에 젖은 성냥은 아직 제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성냥입니다.

우리 신앙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또 이웃들에게 그 사랑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물에 젖은 성냥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들의 성냥불을 켜기 위해 주님께서는 당신의 영인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행전 1장 8절)

주님의 공생활인 선교의 삶을 본받고 세상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연중시기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오신 성령께서 우리 안에 사랑의 불을 지펴주시어 활활 타오르는 진정한 신앙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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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민병섭 바오로 신부
2020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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