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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요셉에 대한 재인식
조회수 | 1,756
작성일 | 10.03.17
때가 이르러 구세주가 강생하는 하느님의 구언 계획에, 한 남성 요셉과 한 여성 마리아가 특별히 선택되었다. 그중에서 직접적으로 구세주의 출생과 관련은 없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 바로 성 요셉의 역할이었다.

창세기의 이야기로 잠깐 눈을 돌리자. 성조 야곱의 11번째 아들 요셉이 하느님의 특별한 계획에 선택되어 에집트 백성과 이스라엘 백성을 대기근에서 구하는 이야기이다.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사서 에집트에 노예로 팔려가 고생하다가 파라오의 신임을 얻어 에집트의 재상이 된 후, 7년의 풍년에 이어 7년의 기근이 시작되었다. 백성들은 파라오에게 양식을 달라고 호소한다. 그때 파라오는 에집트 백성들에게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명한다(창세 41,55).

이 이야기는 현대와도 결코 무관하지는 않다. 하느님은 당신 구원의 계획을 이 시대에도 계속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물질 위주의 가치관과 이기적으로 향락적인 삶, 탈그리스도화의 현실 속에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부름받은 신앙인들에게도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권고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구세주 강생 2000주년의 대희년을 앞두고 성 요셉에 대한 재인식은 회개와 투신의 삶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참여한 요셉 성인은 신앙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모범이 되시기 때문이다.

이 글은 3월, 성 요셉 성월을 맞이하여 성인에 대한 몇 가지 자료들을 정리하여 참고가 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정기 간행물, 단행본, 사전류 등을 찾아 보았으나 최근 번역되어 나온 단행본 한두 권이 있을 뿐 그 자료가 매우 빈약하다. 주로 베르나르 마르틀레의 「나자렛의 요셉」과 새 「가톨릭 대사전」을 참고하였다.

I. 성서상의 요셉

1. 요셉은 누구인가?

성서는 요셉을 ‘예수의 아버지’(마태 13,55; 루가 3,23; 요한 1,45. 6,42)로서 묘사하고 있는 것 이외에는 마태 1-2장과 루가 1-2장에서만 이 조용하고 신중하며 겸손한 종에 대하여 아주 적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에 대한 침묵이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있어서 성 요셉이 적게 참여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성인은 특별한 부름을 받았다. 즉 모든 남자들 중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의 아버지로서 그 지고의 직무를 나누도록 선택받았다.

‘요셉’(Joseph)은 히브리어 yōsēp(더하다)에서 유래하는데, 이 말은 ‘하느님께서 후손을 더하시기를’이라는 뜻이다. 이 이름은 성조 야곱의 아들 요셉에게서 유래하는데 예수님 시대에는 흔한 이름이었다. 창세기에 의하면 야곱의 11번째 아들 요셉을 낳은 라헬은 하느님께 또 다른 아들을 더하여 달라고(yōsēp) 간청한다. “아기 이름을 요셉이라고 부르고, ‘야훼께서 나에게 아들을 하나 더 점지해주셨으면 오죽이나 좋으랴!’ 하였다”(창세 30,24). 하느님께서는 다윗의 후손인 요셉에게 인류의 구세주를 보살피도록 맡겨주신 것이다. 요셉은 마리아와 동침하지 않았으나 법적인 남편이며, 예수님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었으나 아버지 요셉을 통하여 법적인 다윗의 후손(마태 15,23)이 되었고 메시아로 불릴 수 있었다(마태 22,42).

2. 마리아의 남편

학문적으로 요셉을 연구함에 있어서 성 요셉이 차지하는 위치의 근거는 하느님의 어머니와의 결혼 사실에 있다.

예수의 잉태시에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한 사이였다(마태 1,18; 루가 1,27. 2,5). 히브리인들의 약혼은 현대 결혼의 의미보다는 약하지만 약혼의 의미보다는 강한 표현이다. 약혼하다의 ‘āráś’는 ‘가격을 지불하다’, ‘이로 인하여 얻게되는 소유권’을 의미한다. ‘약혼’은 결혼의 전단계이기는 하나(신명 20,7), 법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남편과 아내로 만드는 정식의 계약으로 간주되었다. 약혼녀의 부정 행위는 엄격히 말해 간음죄로 간주되었고, 약혼자를 잃은 여자는 과부와 똑같이 여겨졌다. 약혼식 수개월 후에 결혼식이 뒤따르는데 이 결혼식으로 남자는 여자를 자기 집으로 맞아들이고 이로써 혼인이 완결된다(마태 25,1-12). 요셉은 약혼 기간 중에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알고(마태 1,18) 매우 당혹해하고 고민한다. 유대교 율법에 의하면 불의를 행한 약혼녀는 돌로 쳐죽이든지 극형에 처하도록 되어있다(신명 22,23-24 참조). 그러나 요셉은 이 일을 세상에 드러내기 싫어 남몰래 파혼할 생각을 하나, 마리아의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인다(마태 1,18-20). 이어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마리아의 동정성을 덧붙인다. “아들을 낳을 때까지 동침하지 않고 지내다가 …”(마태 1,25).

3. 예수의 아버지

마태오 복음 1장의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바로 요셉의 족보이다. 그것은 성조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요셉에게서 끝나고 있다. 복음서는 요셉의 뒤에 다윗의 자손을 한 사람도 기재하고 있지 않다. 요셉의 아내 마리아의 아들 그리스도에 의해 모두가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 부른다”(마태 1,16). 이 짧은 구절은 매우 중요하다. 이 한 구절이야말로 요셉의 인물과 사명을 명백하게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셉을 통하여 다윗 가문의 자손이며 메시아의 출생을 둘러싸고 행해졌던 여러 가지 예언이 일거에 실현된다.

요셉은 마리아의 동정성과 예수의 평판에 대해 방패 역할을 하면서 공적으로 예수의 생부처럼 등장한다. 예수의 이름을 짓고 마리아와 예수를 보호하고 받아들이고 후원하는 요셉의 행동은 요셉이 성가정의 가장이었음을 나타낸다.

루가 복음사가는 예수의 부모에 대하여 루가 복음 2장 27절, 41절, 43절에서 언급하고 있다. “너의 아버지와 내가”(루가 2,28)란 표현은 요셉을 성모와 함께 진정한 부모로 간주하고 있다. 예수의 법적 아버지로서 요셉은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권리(마태 1,21. 25)를 행사하고, 아들에게 할례를 시키며(루가 2,21), 성전 정화 예식 때 참석한다(루가 2,22).

예수는 마리아와 결혼한 요셉의 권리에 의하여, 그리고 요셉의 부성애와 보살핌에 의하여 요셉의 가정에 속하였다. 전통적으로 요셉을 ‘기른 아버지’(foster father of Jesus)라고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또 사실, 예수는 성격, 화법, 예의, 작업 기술 등에 있어서 틀림없이 성 요셉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즉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쳐서 예수가 성 요셉에게서 받은 영향일 것이다.

4. 의인, 목수

의인이란 뜻의 희랍어 dikaios는 히브리어 sad‘diq으로서 법대로 사는 사람 곧 신심 깊은 사람, 하느님의 훌륭한 봉사자, 하느님의 뜻의 성취자(창세 7,1. 18,23-32; 에제 18,5; 잠언 12,10 참조), 또는 이웃에게 선량하고 친절한 사람(토비 7,6. 9,6 참조)을 의미한다. 즉 의인이란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하느님의 율법을 실천하고 봉사하는 데 바침으로써 그 사랑을 드러내는 사람을 말한다.

요셉의 직업은 목수 혹은 대장장이로 표현된다. 예수님은 목수(Tekton)의 아들이라 불리고 있고(마태 13,55), 예수님 자신도 목수(Tekton)로 불리고 있다(마르 6,3). 히브리어 Tekton은 라틴어 faber와 같은 말인데 이는 장인이나 기술공 혹은 나무나 돌,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의 뜻도 지닌다.

2세기 야고보의 위복음서(Proto-evangelium of James)에는 그가 마리아와 결혼했을 때 이미 노인이었고, 4세기 목수 요셉의 이야기(History of Joseph the carpenter)에는 아이가 있는 홀아비로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5세기 초, 로마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432-440)에 천사가 고민하는 요셉에게 나타나 안심시키는 장면의 모자이크가 있는데, 여기서 성 요셉은 이미 40대 초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이 성모 마리아의 평생 동정성을 두드러지게 하려는 좋은 의향에서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수님 시대 유대 랍비들은 남자는 13-19세 사이에 결혼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요셉은 의로운 사람 즉 법을 잘 지키는 사람으로서 이를 성실히 실천했다고 보는 것이다. 성서에는 예수님의 공생활 동안에 요셉이 생존했었다는 암시가 전혀 없으므로 요셉은 그가 50세가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을 것으로 보인다.

II. 성 요셉 신심

1. 성 요셉 공경의 발단

성 요셉에 대한 공경은 에집트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요셉 이야기라는 외경은 4세기부터 7세기까지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으로 보이나, 요셉에 대한 공식 신심은 교회 역사 안에 다소 늦게 시작된다. 이러한 지연의 이유는 의심할 바 없이 마리아의 남편과 예수의 정신적 아버지로서 요셉의 역할이 마리아의 평생 동정성과 예수의 기적적인 잉태 교의에 대하여 오해의 원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 요셉에 대한 신심에 대해서는 그 역할이 성모의 역할만큼 명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의적으로 확인되어 전례에 받아들여지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였다. 10세기 전후에 겨우 성 요셉의 이름이 교회의 ‘순교록’에 보이기 시작한다.

중세기에 예수님과 성모님을 좀더 알고자 하는 열망이 요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왔다. 13세기에 들어와서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은 대약진을 하게 되는데, 이 세기에 가톨릭 교회의 교의는 견고한 확립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에 대한 신심, 동정녀 마리아에 대한 신심, 성 요셉에 대한 신심 등이 개인이나 공동체에서도 만족할 만큼 발전하였다. 그 뒤 성 요셉의 축일을 지역교회, 특히 가르멜회와 프란치스코회에서 지내게 되었다. 15-16세기에 성 요셉 공경에 기여하신 분으로는 요한 제르송(John Jerson, d. 1428), 시에나의 성 베르나르디노(St. Bernardinus, 1380-1444),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515-1582) 등을 들 수 있다.

2. 전교회의 주보

800년대 초 라이케누(Reichenau, 남부 독일 콘스탄스 호수에 있는 섬)의 베네딕토 대수도원의 순교록에는 3월 19일을 요셉의 사망일로서 목록에 올리고 있다. 그 뒤 서방에서는 1233년에 설립된 마리아의 종 수도회(Servites; OSM)가 1324년에 처음으로 3월 19일을 요셉 축일로 지내기 시작하였다. 그 후, 교황 식스토 4세에 의하여 1479년 로마에 이 축일이 받아들여지면서 널리 확산되었다. 성 요셉 호칭기도에서 성 요셉은 교회 전체의 주보로 공경받을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 아버지들, 성직자와 수도자, 여행하는 사람들, 노동자, 가정, 동정녀, 환자, 임종하는 자의 주보로 공경받고 있다. 교황 문헌과 일반 신자들에 의하여 기도하는 이, 내적 생활, 가난한 이들의 주보로 불리고 있다.

또한 1555년 이래 성 요셉은 멕시코의 주보 성인으로 선언되었고, 1624년 3월 19일에 캐나다는 성 요셉에게 봉헌되었다. 1655년 페루와 보헤미아가 봉헌된다. 페루에서는 성 요셉을 ‘평화의 유지자’라고 부르고 있다. 1678년 8월 17일에 교황 인노첸시오 11세(재임 1676-1689)는 성 요셉을 중국의 보호자로 공식 인가하였다.

16세기 성 요셉의 신심 보급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신 분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515-1582)인데, 성녀는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나는 성 요셉을 나의 변호자이며 보호자로서 존경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 요셉께서 우리가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도와주신 일을 나 자신의 체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성 요셉에게 언제나 순종하셨으므로 지금도 천국에서 성 요셉의 소원은 모두 기쁘게 들어 주십니다. 나는 할 수 있다면 전세계를 성 요셉에 대한 신심에 투입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나는 성 요셉이 얼마만큼 하느님 앞에 신뢰가 있는가라는 것을 나 자신의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 요셉에 대하여 참으로 신심을 가진 사람으로 신덕에 진보하지 않은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성 요셉은 자기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의 영성 진보를 특별히 도와주시기 때문입니다. 나는 수년 동안 그의 축일에 특별한 소원을 빌었으나 들어주시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때때로 나의 소원이 표적을 벗어 날을 때에는 나의 최대의 선을 위하여 성 요셉은 그것을 바로 잡아주십니다. … 묵상기도에 전념하는 사람들은 특히 특별한 신심을 가지고 성 요셉을 공경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자서전 6).

교황 비오 9세(재임 1846-1878)는 1870년 12월 8일 회칙 ‘퀘맛모둠 데우스’(Quemadmodum Deus)를 반포하여 성 요셉을 성교회의 수호자로 선포하였다. 이 회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오 9세는 그 반포를 세 개의 유명한 대성당 즉 성 베드로 대성당, 성모 마리아 대성당, 라테란의 성 요한 대성당에서 동시에 반포할 것을 원하였다. 교황은 일부러 성모의 원죄없으신 잉태 대축일을 택하였고 회칙의 반포는 미사 성제 중에 하도록 결정하였다

교황 비오 11세(재임 1922-1939)는 1937년 회칙 ‘디비니 레뎀투리스’(Divini Redemptoris)를 통하여 성 요셉을 무신론적 공산주의와 투쟁하는 자들의 주보로 정하였다. “교회의 마음 든든한 보호자 성 요셉의 비호 아래 세계적 무신 공산주의에 대하여 가톨릭 교회의 일대운동을 전개합시다.”

교황 비오 12세(재임 1939-1958)는 1955년, 5월 1일의 메이 데이를 노동자의 성 요셉의 축일로 제정함으로써 그리스도교화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재임 1963-1978)는 1973년 3월 19일 이렇게 말한다.

“요셉은 그리스도의 보호자,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셨을 때의 보호자이십니다. 요셉은 동정녀 마리아의 보호자, 성가정의 보호자, 교회의 보호자,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보호자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도 말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우리의 보호자이시라고.”

3. 성 요셉 신심의 이유

교황 레오 13세(재임 1878-1903)는 1889년 8월 15일 회칙 ‘쾀쾀 플루리에스’(Quamquam pluries)를 반포하였는데, 이 회칙은 교회에 있어서의 성 요셉의 지위와 성 요셉 신심의 이유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세계의 그리스도 백성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성 요셉에게도 열렬한 신심과 깊은 신뢰를 가지고 그 중재를 기원하는 습관을 몸에 지니지 않으면 안됩니다.”

“성 요셉이 가장으로서 권위를 가지고 관리하신 성가정이야말로 그 안에 교회를 싹틔우고 계셨습니다. … 그리스도 신자의 무리, 이 대가족 즉 가톨릭 교회는 전세계에 퍼져있습니다. 성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이며 예수의 아버지이시므로 가톨릭 교회 위에 가장권을 가지고 계십니다. 성 요셉이 일찍이 성가정의 모든 것을 보필하신 것과 같이 지금도 역시 가톨릭 교회를 하늘로부터 보호자로서 가호해주시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교황 레오 13세는 교서 ‘네미넴 푸짓’(Neminem fugit)에서 그리스도 신자의 가정을 나자렛의 성가정에게 봉헌하도록 요청하였다. 왜냐하면 나자렛의 성가정은 “우리 가정에 더할 수 없는 모범인 동시에 모든 성성의 모범이시기 때문이다.”

1917년 10월 13일 파티마의 성모 발현도 의미가 있다. 당시 7만여 명의 군중이 모였고 태양의 기적이 동반된 파티마의 성모 발현은 소련의 공산주의를 경고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보속 그리고 봉헌의 중요성을 메시지의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발현 때의 목격자 세 어린이 중 유일한 생존자 루시아 수녀는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그때 하늘 높은 곳에 성가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성 요셉은 왼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나타나셨다. 성 요셉의 오른 쪽에는 푸르고 흰 복장을 한 ‘로사리오의 성모’가 서 계셨다. 성 요셉과 아기 예수는 지상을 향하여 세 번 성호를 그으셨다. …”(돈사야키, 「세기의 승리자」, 가톨릭 출판사, 1989, 135면). 루시아 수녀는 이 장면의 의미를 이 시대에 성 요셉이 알려지고 공경되기를 하느님이 원하시는 표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후의 교황님들이 가르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황 비오 11세는 1926년 4월 21일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의 토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성 요셉, 이 성인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으신 특별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당신의 일생을 바치신 분이십니다. 그 사명은 마리아의 순결을 흠없이 보호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주를 보호하고 감탄할 만한 협력으로 구속 사업의 비밀을 감추는 것이었습니다. 이 위대한 사명이야말로 성 요셉의 독특하고 유례없는 성성을 토대로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고귀한 사명 때문에 성 요셉이 이미 ‘모든 교회의 보호자’라는 영광의 칭호를 가지고 계셨던 것은 명백합니다. 사실 모든 교회는 이미 풍요로운 결실이 약속된 싹이 큰 상태로 성 요셉 곁에 있었던 것입니다.”

교황 요한 23세(재임 1958-1963)는 성 요셉에 대한 자신의 신심에 대하여 자주 증언하고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성 요셉, 나는 이 성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제일 먼저 성 요셉의 이름을 부르고 성 요셉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는 나의 하루의 일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을 정도로 성 요셉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교황은 성 요셉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보호자라고 불렀는데, 1961년 3월 19일 반포한 교서 안에서 왜 이번 공의회를 성 요셉의 특별한 보호 아래 두고 싶은가를 설명하고 있다. 즉 공의회는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위해 개최하는 것으로서, 모든 신자가 좀더 생명력을 얻고 하느님 은총을 받도록 공의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같이 중요한 공의회, 금세기의 획기적인 사건인 이 공의회 준비와 진행을 위해서 하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최고의 지원자로서도 성 요셉을 두고 따로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교황 바오로 6세는 1975년 3월 1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성 요셉은 메시아의 계획에 참여했고, 그리스도를 인간사회에 모셔들인 ‘성가정’이라는 핵가족의 보호 및 교육 사명을 맡으셨으며, 하느님의 아들이자 ‘사람의 아들’이신 분의 어머니와 결합되는 특전과 함께 자기 희생을 통하여 우리에게 찬미받게 되셨고, 또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수호 직분을 신뢰하도록 만드셨습니다. 그분의 수호 직분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온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를 수호 대상으로 삼게 되었으며, 따라서 우리는 저마다 자기 자신을 위해 그분께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맺는 말

제3천년기의 문턱에 서있는 오늘, 불행히도 세계 도처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뜻하지 않은 천재와 인재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늘어나는 이혼율, 대량 학살의 수많은 낙태 등 가정 안에서부터 도덕성 상실과 물질 위주의 가치관으로 정신세계도 피폐해지고 있다. 앞서 창세기의 이야기에서 파라오는 흉년으로 양식을 달라는 백성들에게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고 하였는데 오늘의 교회 지도자들은 탈그리스도화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 물질주의, 향락주의에 젖어드는 사람들, 그리고 영적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어떤 신념으로 어떤 방향 제시를 할 것인가? 금년은 광복 50주년을 맞는 해인데 한국 천주교회는 민족의 참 해방과 일치를 위해 어떤 신념과 어떤 방향 제시를 하여야 할 것인가?

3월 요셉성월이란, 우리가 이미 잘 알 듯이 성모 마리아의 배필이며 예수의 양부이신 성 요셉을 특별히 공경하는 달이다. 우리 한국 천주교회가 원죄없으신 성모 마리아를 주보로 모시고 있으니 특별히 성 요셉도 한국 천주교회의 주보로 모시고 있는 셈이다. 그러하기에 광복 50년을 맞이한 금년에, 민족의 참된 해방을 소망하며 성인의 특별한 도움을 청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예수, 마리아와 요셉은 성가정을 형성하기에, 예수님과 성모님께 대한 신심은 자연스럽게 성가정의 가장인 성 요셉께 대한 신심도 불러일으키고, 여러 교황님들과 성인 성녀들의 권고처럼 이 시대의 신앙인들은 요셉 성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모든 아버지가 가장으로서 가정을 성화하고, 가정의 타락이나 분열을 막도록 성 요셉은 그 모범을 보여주셨다. 가정의 아버지들에게 있어서 성 요셉은 가족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의 산 표본이시다. 가정기도 주관, 가정에서의 책임 이해, 생명권 수호, 부부의 신의 준수, 가정 안에서 규범과 일치 도모 등 이런 것들이 오늘의 아버지들이 성 요셉의 모범을 본받는 길이 아닐까? 그리고 아내들에게 성 요셉은 사랑, 마음의 일치, 충실의 모범이며, 미혼자, 독신자, 수도자, 성직자에게는 내적 생활의 스승, 직무에 충실한 일꾼, 예수님과 성실히 사귀어온 하느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그 모범이 되신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인 공경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가르친다. 즉 진정한 성인 공경은 외적 행사의 복잡성에 있다기보다는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고, 이런 사랑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성인의 생활에서 모범을 찾고, 통공에서 일치를 찾으며 전구에서 도움을 찾는다는 것이다. “우리와 천상 형제들과의 교류는 신앙의 충분한 빛을 받아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것이 절대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흠숭을 약화시키지는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욱 완전케 한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교회헌장, 51항).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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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교구 송열섭 신부 사목 194호(1995년 3월), pp.10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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