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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냄새 나는 착한 목자가 되세요”
조회수 | 1,700
작성일 | 14.05.10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겠습니다.”

요즘 사제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이 말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성 목요일 성유축성미사 때 로마교구를 비롯한 전 세계 사제들에게 한 당부에서 비롯됐다. 당시 교황은 “오늘날 사제들이 겪는 신원에 대한 위기는 신자들에게서 진심으로 우러나온 감사의 말을 들을 수 없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면서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사제들이 부를 쫓거나 헛된 것을 찾으면 목자가 아니라 늑대가 된다”면서 “주님께서 그 유혹들로부터 사제들을 지켜주시도록 기도해 달라”고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성소주일인 ‘착한 목자 주일’을 맞아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는 양 냄새 나는 사제상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 말씀을 통해 정리했다.

▨ 양 냄새 나는 목자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범으로 삼는 이상적 사제 상은 양 냄새 나는 사제, 바로 ‘착한 목자’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낸 말로 주님을 따르는 삶이 사제직의 근본임을 분명히 했다. 그가 말한 ‘양 냄새 나는 목자와 늑대’의 대비는 예수님께서 하신 ‘착한 목자와 삯꾼’의 이야기에서 비롯하는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삯꾼은 목자도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므로,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요한 10,11-13).

▨ 신자와 함께하는 사제

교황 강론을 토대로 그가 제시한 양 냄새 나는 사제 상은 먼저 ‘신자와 함께하는 사제’다. 그는 “목자는 양 떼들 사이에 있을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사제인지 아닌지는 백성이 기름 부음을 받느냐 못 받느냐로 알 수 있다”며 “신자들이 미사를 마치고 성당에서 나올 때 기쁜 얼굴로 나오면 그 신자는 사제에게서 기쁨의 기름을 부음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신자들을 기쁘게 하려면 사제가 먼저 자신에게서 나와 신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고통과 짐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제, 수도자, 신학생이 침울하거나 어두워 보인다면, 주님을 잃고, 그분과의 만남이 없고, 주님이 주시는 기쁨을 잊었기 때문이라며 거룩함은 결코 슬픔 속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주님 사랑을 드러내는 사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의 존재 이유는 바로 ‘주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명을 ‘기쁜 삶’으로 표현한 그는 주님의 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인간적인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짐짓 지금까지 거창한 ‘사명감’에만 빠져 더 큰 일, 멋있는 일, 대단한 일만 좇다가 정작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도구라는 존재 이유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 선을 향해 함께하는 사제

교황은 하느님의 어린양의 제자는 ‘포위된 요새’에 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개방적이고 서로 환대하며 하나가 되는 산 위의 도시에 살아야 한다고 했다.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유와 기쁨을 주시는 예수님을 따라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제가 될 것을 권고했다. 교회에서 중요한 것은 근원적으로 복음을 살고 신앙의 증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교회는 지상의 소금과 빛이 되고 무엇보다 삶을 통해 즉 형제애, 연대감, 나눔 등 삶의 증거로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전하라고 불림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주님은 우리가 목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저 울타리 안의 양에 만족하고 그 털이나 매만지는 미용사가 되기를 원하시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 공동체가 닫혀 있을 때, 언제나 맘에 맞는 우리끼리만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런 공동체는 더는 생명의 공동체가 아닙니다. 어둠을 밝히는 징표가 될 수 없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계속 나아가십시오.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아버지 하느님의 은총이 있습니다.”

▨ 세속성에서 벗어난 사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속성이 우리에게 허영과 오만, 그리고 교만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며 세속성의 우상 숭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과 돈을 함께 섬길 수는 없습니다. 사제나 수도자, 주교, 추기경, 교황이라 하더라도 이 세속성의 길을 걷기 원한다면 살인자의 태도를 보이는 것입니다. 물질 중심의 세속성은 영혼도, 사람도, 교회도 죽일 것입니다. 사제나 수녀가 최신 모델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저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 기도하는 사제

교황은 사제들에게 신앙의 증거를 위해 기도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 손길을 느낄 것을 권고했다.

“예수님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 어떤 좋은 것들과 함께하더라도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나에게 머무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껴야 합니다. 기도는 곧 그분이 이끄시도록 내버려 두는 것 바로 ‘증거’입니다. 순교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증거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이런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평화신문 2014년 5월 11일 /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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