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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애도함
조회수 | 2,040
작성일 | 09.05.23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을 접하는 심정은 고통스럽고 비통하다. 산천도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 생명의 계절 5월, 그는 그렇게 세상과 홀연히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안타까운 소식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바보 노무현’은 끝까지 바보 노무현이었다. 평생을 극적이고 파란만장하게 살아왔던 그의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도 충격적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스스로 삶을 거두어버렸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그가 느꼈을 비애와 고통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와 신뢰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그가 받았을 치욕과 모욕감에 그는 결국 무너져내린 것이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는 유서 내용은 그가 겪은 심적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죽음으로써 이 모든 것에 답변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미 고인이 된 그에게 안타깝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굳이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방법밖에 없었느냐’고. 또 ‘이 풍파를 견뎌내고 역사에 더 값진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진정한 용기를 왜 발휘하지 못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질책은 이제 부질없다. 그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났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말도 남겨진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그는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과 금기에 온몸으로 맞서 싸워온 정치인이었다. 그의 정치역정은 우리 사회의 기득권 구조를 바꿔보려는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때로는 그 과정에서 영광을 맛보기도 했고, 때로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됐다.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 국정운영에서 미숙했던 부분도 있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거침없는 언사로 끊임없이 구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지층의 기대에 어긋나는 선택으로 많은 사람을 실망시킨 적도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사회의 물줄기를 근본적으로 바꿔보려는 그의 시도와 노력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린 지역주의 타파를 비롯해 새로운 정치질서 모색, 지역 균형발전, 남북 화해와 공존 노력 등은 시대정신에 부합된 의미있고 값진 시도들이었다. 또한 역대 어느 대통령도 보여주지 않은 솔직담백하고 소탈한 언행,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추구한 탈권위주의적 모습 등은 영원히 신선한 울림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의 비주류였다. 그리고 그의 비극의 원천은 여기에 있었다. 탐탁지 않은 비주류 권력의 출현에 대한 기득권 세력들의 공격은 집요했다. 그 공격은 대통령 재임 기간에도, 퇴임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보수세력과 보수언론들은 국민의 손으로 뽑힌 대통령의 권위조차 인정하지 않고 적대적으로 그를 헐뜯고 공격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박연차씨 금품수수 의혹 사건에서도 보수언론은 그를 난자해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그의 비참한 죽음은 어느 면에서는 우리 사회 주류의 견고한 성벽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기도 하다.

그의 죽음은 비통하고 비극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한테 엄중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이 세상에 외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단순한 도덕성 상실 의혹에 따른 자괴감의 발로나, 금전 문제에서의 결백 주장만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그 해답은 그가 최근 밝힌 심경의 한 일단에서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홈페이지에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고 써놓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벼랑 끝으로 내던짐으로써 이런 의미있는 의제와 가치들이 죽는 것을 막고 싶어한 것은 아닐까. 물론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진보, 정의와 같은 가치들이 시대의 광풍에 휩쓸려 소멸되는 것을 막아야 할 당위성만큼은 분명하다. 바보 노무현의 죽음이 결코 바보짓만은 아니게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겨레신문 기사등록 : 2009-05-23 오후 08: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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