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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 바오로는 왜 성적인 죄를 걱정하는가?
조회수 | 3,140
작성일 | 10.08.18
85. 바오로는 왜 성적인 죄를 걱정하는가?

바오로가 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에 성적인 죄를 걱정하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은 바오로에 대해 흔히 갖고 있는 오해를 드러낸다. 나는 바오로가 성적인 죄를 걱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바오로는 성적인 불륜이나 적절하지 않은 성적행위에 대해 크게 근심한다. 먼저 바오로가 당대의 그리스 로마 세계에서 실제로 직면했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언급하고 싶다.

바오로는 도시 사람이었다. 그는 아주 커다란 도시에서 태어났고, 그의 선교 활동도 대부분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바오로가 방문한 여러 그리스 로마 도시에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에서 성적으로 방탕할 수 있는 기회가 널려 있었다. 특히 항구도시에서는 매춘이 성행했으며 종종 이교도 종교의식과 결합되었다. 이는 바오로 시대에 발생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구약성경은 우상 숭배와 연결된 종교적 매춘 행위가 이스라엘 역사 내내 끊임없이 문제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보여준다.(신병 23,18; 호세 4,12-13; 9,1) 그리스와 로마 종교에는 제의와 관련된 매춘이 개인과 땅에 다산을 가져온다고 믿었던 이교도들의 관점에 따라 매춘과 제사가 함께 결합된 예식도 있었다.

두 개의 항구가 있는 코린토처럼 부유한 도시는 방종한 생활로 유명했다. 특히 고대 그리스 도시 코린토는 문란한 성생활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기원전 146년 로마인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바오로가 방문하여 서간을 쓴 코린토는 기원전 44년 로마 황제 율리우스가 재건한 로마 도시였다. 바오로는 그곳에서 성적 행위와 관련된 여러 윤리 문제에 부딪쳤는데 이것은 코린토뿐 아니라 그가 방문했던 여러 도시에서도 일어나는 현실이었다.

바오로 시대의 세속적 환경은 성적으로 매우 방탕했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실제로 변한 것이 있는가? 저녁 뉴스만 봐도 이에 공감할 것이다.) 공동체에서 성적 행위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면 그것은 부분적으로 사회 전체가 그 문제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바오로 시대의 여러 그리스 철학 사조들은 쇠락해 가는 성윤리 문화를 한탄하곤 했다. 그리스도인들도 성 문제에서 많은 유혹에 직면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일반적인 인간의 유혹이었고, 다른 것은 종교에 연루된 것이었다. 바오로는 그 상황에서 사목자로서 솔직하게 답변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자. 나는 인간의 성적 행위에 대해 바오로가 기본적으로 긍정적 태도를 지녔다고 믿는다. 그가 이 문제에 대해 마음을 쓰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공동체가 물음을 던졌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하느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으며 성적 결합을 통해 인류가 번식하는 것이 좋고 적절하다는 구약성경의 관점을 인정했다.

그는 인간의 몸을 ‘성령의 성전’(1코린 6,19)으로서 존중하며 ‘거룩하게 또 존중하는 마음으로’(1테살 4,4) 관능적 욕망을 통제하라고 공동체에 권고한다. 그러나 공동체에 성과 관계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때면 직접 대놓고 자기 위견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코린토에서는 인간의 성적 행위에 대해 세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하나는 근친상간 사례였는데, 바오로는 큰 충격을 받아 근친상간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불륜을 저지른 사람을 공동체에서 추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심지어 이교도도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1코린 5,1-5)

성적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자유로운 태도를 가진 사람들도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성을 만족시켜야 할 식욕 같은 것으로 여겼다. 바오로는 그들이 믿는 원칙을 인용한 다음 그것이 잘못임을 밝힌다. 인간의 몸은 하느님께 봉헌되었기 때문이다.

“ ‘나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유익하지는 않습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됩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나를 좌우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음식은 배를 위하여있고 배는 음식을 위하여 있다.’ 하지만, 하느님게서는 이것도 저것도 다 없애버리실 것입니다. 몸은 불륜이 아니라 주님을 위하여 있습니다. 그리고 몸을 위해 주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6,12-13)

바오로는 코린토에서 일어난 문란한 성적 행위로 특히 불륜과 간음과 동성 간의 매춘을 열거한다.(6,9) 사람들의 영적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죄를 가리키는 문맥 안에(다른 예로 로마 1,24-31처럼) 그 구절이 들어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모든 죄는 인간에게 해로우며 성적인 죄는 특히 인간을 전염시킨다.

바오로는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코린토 신자들 역시 의문을 제기한 태도를 언급한다. 방탕한 성생활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성적 행위가 나쁘다고 생각한 나머지 인간의 몸이 지닌 아름다움과 매력을 거부하고 지나치게 엄격하게 살아가는 금욕주의자들이었다. 바오로는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길게 늘어놓는다.

“이제 여러분이 써 보낸 것들에 관하여 말하겠습니다. ‘남자는 여자와 관계를 맵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불륜의 위험이 있으니 모든 남자는 아내를 두고 모든 여자는 남편을 두십시오. 남편은 아내에게 의무를 이행하고, 마찬가지로 아내는 남편에게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서로 상대방의 요구를 물리치지 마십시오. 다만 기도에 전념하려고 얼마 동안 합의한 경우는 예외입니다. 그 뒤에 다시 합치십시오. 여러분이 절제하지 못하는 틈을 타 사탄이 여러분을 유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1코린 7,1-3,5)

바오로가 혼인 생활 안에서 상호간의 성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성관계에 관련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도 흥미롭다. 사실 그는 혼인했으나 건강한 성생활이 결여되면 다른 곳에서 비윤리적으로 만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제할 수 없으면 혼인하십시오. 욕정에 불타는 것보다 혼인하는 편이 낫습니다.”(7,9) 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이것이 성적인 것에 대해 경계하는 사람처럼 들리는가? 내가 보기에 바오로는 인간의 성적 행위에 대한 극단적 태도를 피하고 있다. 그는 문란한 성생활도, 성적으로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모두 경계한다. 그는 인간의 성적 행위가 대단한 영향력을 지니며 사회의 기본 윤리 구조마저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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