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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주님의 자비 살기
조회수 | 108
작성일 | 20.09.11
[대전] 주님의 자비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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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매정한 종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당시 한 탈렌트는 육천 데나리온이었고, 한 데나리온은 한 사람이 하루 일
해 벌어들였던 일당이었습니다. 그러니 복음의 주인공은 엄청 큰 빚을 진 것이지요. 결국 그 돈을 갚지 못한 그는 왕 앞에 끌려옵니다. 왕은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으라 명령합니다. 그는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라며 애걸 합니다. 그러자 왕은 그 사람을 가엾게 여겨, 그 많은 빚을 탕감해 줍니다. 큰 자비를 입은 것이지요.

그렇게 모든 빚을 탕감 받은 이의 마음이 얼마나 기뻤을까요.
왕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마음속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왕으로부터 모든 빚을 탕감 받고 나가던 그는 자신에게 백 데나리온의 빚을 진 동료를 만납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은혜와
넘쳐나는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지요. 그의 동료도 그와 마찬가지로, 꼭 갚겠으니 조금만 참아주기를 애원합니다. 조금 전의 자신과 똑같은 모습이었기에, 왕 앞에서 호소했던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기일을 연장해 주기만을 청했던 종에게 왕은
모든 빚을 탕감해 주는 큰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그는 그 종이 이 일에서 배워 관대해지고,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었지요.

그러나 종은 엎드린 동료를
보고서도 왕이 보여준 자비를 떠올리지 못했고, 동료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의 마지막 모습은 형리에게 넘겨져 평생을 감옥에 갇혀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갖은 욕심과 조건들, 상황들에 따라 베풀어지는 우리의 자비와 다릅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삶 안에 들어가 보다 나
은 길을 가기를 원하시는 자비입니다.

미워하는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
싫은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용서와 그에 따르는 자비는 인간 한계를 넘어서서 하느님을 닮고,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용서하지 못할 사람,
용서되지 않는 사람, 도저히 자비를 베풀 수 없을 것 같은 사람과는 피하거나 미워하는 것이 세상의 방법이지만, 하느님의 방법은 품에 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주님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죄를 용서받으며 살아갑니다. 알면서도 지은 죄, 모르면서 지은 죄, 행동으로 말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 주고 상처 받고 살아갑니까?

하지만
주님께서는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청할 때 우리들의 죄를 더이상 묻지 않으십니다. 지난 과거를 묻지 않으시고, 우리들의 죄가 크고 작음을 묻지 않으시고 자비를 허락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통회하고 마음 아파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서로를 용서하고 자비를 나누며 살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번 한 주간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감사하고, 언제든 이를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느님 나라를 청하는 기쁨의 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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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박정빈 레오 신부
2020년 9월 13일 ‘대전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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