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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주인을 바라보는 눈
조회수 | 103
작성일 | 20.11.13
[청주] 주인을 바라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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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이 한 해의 마지막을 향하면서 복음도 종말에 관한 말씀들을 들려줍니다.

지난 주일에는 등을 들고 기다리는 열 처녀에 관한 비유가,
그리고 다음 주일에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말씀이 주어집니다.

등불은
무엇인가를 밝게 비춰 명확히 볼 수 있게 하고,
최후의 심판은
하느님을 온전히 바라보는 지복직관의 마지막 때를 말한다면,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오늘 복음은
하느님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해 묵상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각자의 능력에 따라 자신의 재산을 맡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질문 하나가 떠오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재산을 맡기면서 종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떠한 임무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탈렌트를 받은 종들은 저마다 각자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 종들이 저마다 행동한 기준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종들과 셈을 하는 주인에게
한 탈렌트를 받은 종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이 종의 눈에 비친 주인은
두렵고 모진 사람, 나누지 않고 내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움켜쥐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주인처럼 탈렌트를 움켜쥔 채 땅에 숨겨 둡니다. 어쩌면 이 종은 평소 자신이 생각한 주인의 모습을 거울삼아 행동했는지 모릅니다. 만일 그렇다면, 다섯 탈렌트와 두 탈렌트를 받은 종들이 생각한 주인은 자유롭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활용하여 더 풍성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사랑을 본 이는 사랑을 실천했고, 두려움을 본 이는 두려움을 실천했습니다.

종들에게는 각자의 행동에 따라 보상이 주어집니다.
주인은 앞의 두 종에게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라고 말합니다. 문자 그대로의 표현은 ‘주인의 기쁨으로 들어와라’ 입니다. 이는 사실 주인이 준 보상이 아니라, 주인의 기쁨을 이제 종들도 알게 되어 함께 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주인은 한 탈렌트를 땅에 묻은 종을 ‘게으른 종’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직 주저하거나 준비되지 않은 종’이라는 뜻입니다. 주인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한 종은 아
직 ‘바깥 어둠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더 남아 있습니다.
왜 이 주인은 한 탈렌트를 가진 종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주인이 종들에게 내린 심판이 아니라 종들이 선택한 행동의 마지막을 말하는 듯 합니다. 주인에게서 사랑을 본 이는 사랑을 실천하고 그 사랑은 더욱 풍성해졌으며, 두려움을 보고 그것을 닮은 이는 자신이 원래 가졌던 것마저도 잃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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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 권상용 바오로 신부
2020년 11월 15일 <청주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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