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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우리의 영원한 중심이신 예수님
조회수 | 1,493
작성일 | 08.06.26
운동장에 큰 원을 그려본 적이 있습니까? 나뭇가지를 들고 혼자 그려 나간다면 삐뚤삐뚤한 못난 원이 되고 맙니다. 그러면 크고 예쁜 원을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면 됩니다. 인간 콤파스가 되어서 누군가 중심이 되고 나뭇가지를 손에 든 다른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가능한 멀리 내딛어서 원을 그린다면 누구나 다 예쁜 원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혼자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바깥에 있는 어떠한 힘이 더해질 때에 그 중심은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의 중심은 무엇입니까? 일류대학? 좋은 직장? 돈? 좋은 배우자? 우리의 중심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인간이 되어 오신 예수 그리스도 뿐입니다. 크고 예쁜 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마음을 합쳐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까지도 마음을 합쳐 손을 잡아야만 우리는 큰 원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중심에 서서 편하게 대접만 받고 싶어 하지 아무도 끝에 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넘어질 듯이 내달려서 원을 그리려는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마다의 삐뚤삐뚤하게 생긴 미운 원만을 그려놓고 그것이 바르고 예쁜 원인양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지금은 우리가 가운데 서서 중심을 잡고 대접을 받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영원한 중심이신 예수님을 축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한 방향으로 내달려야 할 때입니다. 내 손에 교황님의 손도 잡고 주교님의 손도 잡고, 또 본당 신부님의 손도 잡고, 수녀님의 손도 잡고 심지어 내가 미워하는 사람의 손까지도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손을 잡아서 쓰러질 듯 그러나 서로의 손에 힘을 주고 서로 기대며 원을 그려나가야 할 때입니다.

원을 그릴 때 바깥으로 나가면 나갈수록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내가 내달려야 할 거리도 더욱더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려진 원은 중심에 선 사람 혼자의 원이 아니라 거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교황주일입니다.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서 손을 맞잡고 계신 교황님을 위해서 특별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새로이 선출되시어 이것저것 마음 쓰실 일도 많으실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의 손을 꼭 잡고 크고 예쁜 원을 그릴 수 있도록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드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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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전영준 대건 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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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프란치스코 형제를
교황님으로 모실 수 있는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두 손 들어 감사의 찬양을 올립니다. Viva PaPa! Viva Paco!

지상에서는
가장 위대한 부름을 받은 한 분만이 설 수 있는 그 엄중한 자리에서, 위대한 교황님이 나약하게 모든 이의 기도를 청하면서 거룩한 직무를 시작하셨지요. 너무나 겸손하고 솔직해서 당신이 서신 발코니가 마냥 높으신 분의 자리만이 아니라,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 사랑의 위엄이 흘러내리는 천상의 층계가 되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죄인에게나 선인에게나 가진 자든 없는 자든 모두와 함께하시기를 기도로 청하셨습니다. 그 모습은 모든 이의 모든 것인 착하신 주님을 보여 주었습니다. 세상은 당신에게서 희망을 받아안으며 한 마음으로 새 교황님을 위해 기꺼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그 날 이후
온 인류가 마주한 위대하면서도 겸손한 친구인 당신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저희보다 한 발 앞서 어떻게 기도해야 되는지를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또한 어려운 문제를 푸는 열쇠는
자본과 권력을 이용한 계략이 아니라, 자신을 순수하게 내어주는 사랑임을 입증해 주셨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격이 하느님의 사랑을 몰아낼 것처럼 이 땅에서 기승을 부리는 날, 비에 젖은 성베드로 대성당 계단에서 홀로 인류를 위해 기도하시던 당신에게서, 또 다시 희망을 보았습니다.

희망은 막연히
기대만 하는 자의 몫이 아니라 성실히 준비하는 자의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그렇게 내리던 비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인류의 공포는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예표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당신은 늘 고통 속에서 함께하는 친구로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교황님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사랑은 구체적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병자들을 찾으라고 하셨지요.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한 사랑입니다.”

구체적인 실천 없는 사랑은
자신을 내어 주지 않는 이기적인 변명에 불과함을 깨우쳐 주셨지요. 이렇듯 사랑의 산증인이신 당신과 함께함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새삼 느낍니다.

오늘 교황 주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짐해 봅니다. ‘변명과 핑계가 아니라 구체적이며 신속하게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이 사랑 안에서 우리의 친구이신 교황님과 함께하며 행복하겠습니다.

Viva PaPa! Viva P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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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문봉한 야고보 신부
2020년 6월 28일 대구대교구 주보에서
  |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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