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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대 받은자의 예복은?
조회수 | 2,919
작성일 | 08.10.11
오래 전 미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의 한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가 신문 한 장을 손에 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신문의 머리기사는 '미국 제22대 대통령 클리블랜드 취임'이었습니다. 간수가 사형수에게 슬피 우는 이유를 묻자 그는 고개를 떨구며 말했습니다. "클리블랜드와 나는 대학교 동창입니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가 둘은 교회의 종소리를 들었어요. 클리블랜드는 내게 속삭였어요. '친구여, 교회에 가보세.' 그때 나는 거절했지요. 결국 클리블랜드는 교회로, 나는 술집으로 향했어요. 그것이 우리의 운명을 확연하게 갈라놓았습니다." 클리블랜드는 그날 새 삶을 다짐했고, 다른 친구는 주지육림에 빠져 들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두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교회의 종소리를 '경건한 하늘의 초청'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대통령, '환락의 소리'로 여긴 사람은 사형수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인 혼인 잔치의 비유에서 구원의 잔치에 참여할 기회를 거절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늘 나라’에 관해 말씀하십니다. 어떤 임금이 아들의 혼인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어떤 이들은 거절하고 어떤 이들은 참석했고, 어떤 이들은 참석을 하고서도 예복을 입지 않아 쫓겨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임금은 하느님,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님, 잔치는 하늘 나라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복은 무엇일까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이 예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대여, 신자들에게는 속하지만 악인들에게는 결핍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바로 그것이 정확히 말해 혼인 잔치 예복일 것입니다... 이 예복에 관해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한 지시의 목적은 깨끗한 마음과 바른 양심과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입니다'(1티모 1,5). 혼인 잔치에서 갖추어야 할 예복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런 사랑은 아무렇게나 알아듣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흔히 부정직한 사람들도 자기들끼리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에게서 깨끗한 마음과 고운 양심과 거짓 없는 사랑을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이 거짓 없는 사랑이 바로 혼인 잔치를 위한 예복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표현한 "깨끗한 마음과 고운 양심과 거짓 없는 사랑"의 예복을 우리는 실천하는 믿음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입니다. 오늘 매일미사에서 잔치의 예복은 “기쁨을 갖고 사는 생활‘이라고 표현합니다. 아무런 기쁨 없이 억지로 가고 있다면, 삶이 멍에로 느껴진다면, 십자가가 무겁기만 하다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예복을 입지 않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왕에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는데 미사 참석시 옷을 잘 입고 나오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미사에 오신 여러분 모두는 하늘나라 잔치에 초대받고 참석한 사람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신앙의 예복을 입는 것입니다. 아멘.

방윤석 신부
느티그늘 [비회원]
우연치고는...저의 아들이 서강대 곤자가관에서 혼례를 치루는데 모두들 ;곤자가;가 무슨 뜻이냐 물어보니 이 기회에 확실히 알아두자하여 검색하던중 이렇게 좋은 사이트를 알게됨 주님께 다시한번 감사와 찬미 드립니다
삭제 |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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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는 유명한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입니다. 「장미의 이름」이라는 소설을 펴내 1980년대 세계문단에 돌풍을 일으킨 바 있지요.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중세 유럽의 한 수도원에서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윌리엄 수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도원에 파견됩니다. 윌리엄 수사는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과는 놀랍게도 수도원의 도서관장인 호르세 수사가 범인이라는 것입니다. 호르세 수사는 높은 학식과 인품으로 수도원 안팎에서 존경을 받는 분이었습니다. 호르세 수사가 왜 그랬을까요? 그는 수도자들이 금서를 보고 타락할까 우려해 금서의 책장에 독을 발라 놓았고, 이 때문에 금서에 손을 댄 수도자들이 잇달아 숨진 것이었습니다. 사건을 해결한 윌리엄 수사는 다른 사람도 아닌, 호르세 수사가 범인이라는 데 대해 이렇게 개탄 합니다. “교만한 영혼,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는 진리… 그것이 바로 악마다.” 그리고 조수인 아드소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아드소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사람들을 조심해라. 그들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만드는 법이다.”

이 소설은 ‘독선과 아집의 위험’을 경고합니다. 내 생각만 옳다고 하는 독선과 이를 바로잡지 않는 아집, 이것은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더욱이 종교적 독선과 아집이라면 이는 영적 독재로서,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호르세 수사는 바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수석사제, 원로, 바리사이, 율법학자들의 다른 모습입니다(김지영, 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의 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석사제들과 백성들의 원로들에게 너희는 천상잔치에 초대받았는데 독선과 아집으로 이를 무시하고 가지 않았다고 경고하십니다. 우리는 그래선 안 됩니다. 그게 어떤 잔치인데 거절합니까? 그 잔치에 기꺼이 응하십시오. 그리고 잔치에 걸맞는 예복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그 예복은 바로 회개와 믿음입니다.

방윤석 신부
  |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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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포기하지 않는 하느님의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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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어떤 임금이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푸는 모습의 비유로 설명하십니다. 이 비유가 왜 기쁜 소식인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임금의 태도에 있습니다.

첫 번째,
임금은 자신의 왕권을 이어받을 아들의 혼인 잔치에 이 나라의 백성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이는 바로 세상을 대표해서 이스라엘 백성을 초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백성의 대표들이 먼저 오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임금이 먼저 초대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 임금은 초대장을 보낸 것으로도 부족하여 잔치 당일 종들을 보내어 초대받은 사람들을 데려오게 합니다. 종들은 바로 예언자들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임금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초대받은 사람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세 번째,
초대받은 사람들의 무시와 냉랭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종들을 보내어 그들을 초대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초대받은 사람들은 이것을 무시하고 어떤 이들은 폭력적으로 그 초대를 거절합니다.

임금은 왜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한 것일까요?

바로 자신의 기쁨과 사랑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을 초대하여 어떤 이득을 보기 위한것이 아니라 순수히 자신의 기쁨과 사랑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사람들을 초대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기쁨과 사랑을 우리와 함께하기 위하여 당신의 나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는 말씀을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것이기에 이것이 우리에게는 기쁜 소식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초대에 응답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폭력적으로 거부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들에게 있어 임금은 중요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들의 삶에 임금은 어떠한 영향력도 끼칠 수 없고 자신들이 임금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에 임금의 초대이지만 이를 거절하고 심지어 두 번째로 그들을 데리러 온 종들을 죽이기까지 한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점점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하느님의 말씀과 계명보다 자신의 말과 기준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보다
하느님께는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당신의 기쁨과 행복을
우리와 함께 나누시려는 당신의 의지입니다. 그렇기에 다시 사람들을 초대하십니다. 이 초대를 영예롭게 생각한 사람들은 혼인 잔치에 걸맞은 옷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그 옷은 바로 회개의 삶으로 엮어진 옷입니다.
헐거워지고 더럽혀진 누더기가 아니라 회개로 새것처럼 깨끗하게 된 옷이 바로 이 초대에 응하는 사람들이 입어야 할 옷입니다. 여전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사랑과 기쁨을 함께 나누길 원하시기에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는 과연 어느 옷을 입고 이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나요?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오 복음 22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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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권선중 세례자 요한 신부
2020년 10월 11일 <대전교구 주보>에서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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