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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받은 탈란트를 이웃을 위해
조회수 | 1,774
작성일 | 08.11.15
우리는 종종 “죄”를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곤 합니다.
그리고 죄를 짓지 않는 것만으로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죄를 짓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유한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비유는
율법만 어기지 않고 살면 된다고 생각했던 당시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죄만 짓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현대인에게는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희망의 길을 제시해 줍니다.

전쟁이 잦았던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 지방에서는
돈을 땅에 묻어두는 것은 가장 안전한 보관 방법일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책임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니 한 탈렌트를 받아 잘 보관해 두었던 세 번째 종은 당시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두 종이 두 배의 돈을 벌기 위해서 윤리적으로 더 많은 죄를 지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주인은
뜻밖에도 종들의 윤리성은 따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 종을 벌합니다. 게다가 복음적인 가치관과는 맞지 않아 보이는 “부익부 빈익빈”의 판결이 내려지는데, 벌의 판단 기준은 “죄를 얼마나 지었는가?”가 아니라 “주인에게 받은 것을 얼마나 활용하였는가?”였습니다.

우리가 하늘나라를 위해서 성찰해야 할 기준은 이웃 사랑입니다.

이웃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을 내어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것임을 알아야하고, 또 그것이 나만을 위해서 주신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도 사용하도록 주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렇게 이웃 사랑을 실천할 때, 죄에 대한 초점은 자연스럽게 극복되게 됩니다.

이웃을 위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사용하도록 각자에게 주신 것이 탈렌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나만을 위해서 사용하거나, 혹은 나의 편안함을 위해서 땅 속에 묻어둔다면 마지막 종과 같이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죄를 짓는 두려움을 넘어서서 삶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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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문화미디어국
463 49.6%
[의정부] 한 탈렌트의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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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는
종들을 불러 각자의 능력에 따라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난 것에 비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탈렌트(talent)의 뜻을
사전적 의미로 개인이 부여받은 선물이나 재능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본다면, 탈렌트는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전해 주신 모든 것. 즉 당신이 주신 구원의 기쁜 소식, 아버지의 사랑, 성령에 가득 찬 삶 등등... . 바로 당신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참으로 풍요롭게 늘려나가야 할 보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예수님 자신이 이 보물입니다.

오늘 복음은
단순한 재능(talent)이 아닌 살과 피를 내어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나의 생명을 통해 이웃과 그 사랑을 나누고 전하라는 초대입니다. 하느님께 당신의 가장 귀한 보화는 우리 자신과 타인의 생명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상상 속의 두려움과 한 탈렌트의 콤플렉스의 유혹에 넘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어서…”

그는 무엇이 두려웠을까요?
주인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손에 쥔 한 탈렌트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게으름이 컸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신이 적게 받은 탈렌트에 대한 열등감과 그에 따른 주인에 대한 증오심도 가졌을 것입니다.

땅에
한 탈렌트를 묻어두는 두려움과 게으름을 넘어서서 담대한 마음으로 마지막 동전 한 닢까지 다 써버릴 수 있는 삶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탈렌트를 주신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의 탈렌트의 크기와 양과 상관없이 그것으로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고 그 행복의 열매를 가지고 당신의 나라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가난한 이에게 손을 펼치고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잠언 31장 20절)’ 너그러운 손을 가져보기 시작해 봅시다. 호주머니 깊게 손을 꽂아놓고 요지부동한 삶은 두려움에 꽉 찬 ‘한 탈렌트의 콤플렉스’ 삶입니다.

주님을 따라나선 여정의 우리는
지나간 일을 후회하지도,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말고 주어진 탈렌트를 다 쓰는 너그러운 손의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스도인의 사랑 실천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을 나누고 다른 이에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웃 사랑은 강요되는 계명이 아니라,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의 열매입니다. 이것이 우리 믿음 여정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 무엇도 목표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나 역시
선한 이웃들의 사랑을 받고 사랑으로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실을 발견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어느 날 우리가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오 복음 25장 21절)는 하늘나라의 초대장을 받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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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허영민 세례자 요한 신부
2020년 11월 15일 <의정부교구 주보>에서
  |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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