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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사랑의 품격
조회수 | 161
작성일 | 20.06.19
사랑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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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신학교의 힘든 교육과정 때문에 머리가 빠지는 형이 있었습니다. 그 형이 오늘 복음을 들으며 슬픈 얼굴로 제게 와서 물었습니다. “비오야, 하느님께서 머리카락 수까지 다 세어두셨다는데, 하느님께서 나는 별로 사랑하시지 않으신가봐.” 그러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머리카락 수까지 세어 두셨다”는 표현은
“주님께서 주신 모발을 관리 잘하자”라는 의미는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이 표현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머리카락 수까지 다 셀 만큼 하느님께서 우리를 귀하게 여기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귀한 사람인데
자신이 귀한 줄 모르는 한 친구가 저에게 이렇게 말을 전했습니다.

“저는 칭찬을 받은 적이 거의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한 부모님 밑에서 크느라고 저를 소중하다고 여겨본 적이 없어요. 저를 한 번만 칭찬해 주세요. 한 번 칭찬을 받으면 두 달 동안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 친구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고,
이 친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칭찬해 주었습니다. “어, 잘했어. 잘했어. 너는 참 귀한 존재야. 하느님도 너를 귀하게 여기실 거야. 신부님도 너를 귀하게 여긴단다. 너는 대체 불가능한 예수님의 사랑받는 자녀란다.”

그 친구가 떠나가니 이 말이 제 귀에 남았습니다.
“한 번 칭찬을 받으면 두 달 동안은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우리가 예수님의 칭찬을 받는다는 것도 이와 같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사람에게서 여섯 번 칭찬을 받으면, 우리 안에 있는 사랑의 탱크는 1년 동안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예수님께 지속적으로 가서 기도해야 우리 마음에 있는 사랑의 탱크 또한 정상적으로 유지되겠지요.

어쩌면 우리는
예수님께 더 많은 인정과 칭찬이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주님께 나아가 '나를 좀 인정해 달라'라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사랑은 인정하는 말에 있습니다.
우리가 귀한 까닭은 하느님께서 친히 돌보아주시고, 우리를 사람으로서 인정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품격을 살리는 말은 서로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러니 우리 또한 서로를 귀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존귀함을 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귀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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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대교구 정현욱 비오 신부
2020년 6월 21일 광주대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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