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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리 주교님, 나의 주교님
조회수 | 123
작성일 | 20.11.27
[제주] 우리 주교님, 나의 주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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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하롤드 헨리(1971-1976년),
박정일 미카엘(1977-1982년),
김창렬 바오로(1983-2002년),
강우일 베드로(2002-2020년),
문창우 비오(2020년-)
우리 교구를 맡으신 주교님들이다.

가끔 수도회나 다른 교구에 방문해서
주교님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신부님은 교구장 주교님을 두고 '우리 주교님'이라고 부르네요.” 대개 자신들의 주교님을 두고 '김 주교님', '이 주교님' 등 성을 붙이기 마련인데, 유난히 제주교구 신부님들은 '우리 주교님'이라고 즐겨 부른다.

나는 '우리 주교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참 좋다.
우리 교구가 그만큼 가족 같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우리 주교님들이 지금까지 우리 교구를 가족 같은 분위기로 잘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 주교님'이라는 표현을 신기하게 여기는 수녀님이나 다른 교구 신부님들을 보면서 나는 이렇게 대답하곤 했다. “제주교구는 주교님 복이 있어요.” 그렇다. 우리는 정말이지 자랑스러운 주교님들을 모셔왔다. 그리고 그러한 주교님들의 깊은 영성과 훌륭한 사목적 역량을 통해 복음적이고 교회적인 교구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주교님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나의 주교님'이라고 부른다.

청소년 시절
레지오를 통해 신앙을 키웠고,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으로서 성소를 키웠는데 바로 그 레지오를 우리나라에 도입하시고 광주에 관구 신학교를 세우신 분이 헨리 주교님이시다.

중앙성당 근처에서
자란 나는 어린 시절 지금은 사라진 신성 유치원을 다니며 성당을 놀이터로 삼았는데 성당에서 가끔씩 뵈었던 분이 박정일 주교님이시다.

김창렬 바오로 주교님과는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고 지금도 찾아뵈면 아들을 반기듯이 나를 맞아주신다.

강우일 주교님과 친분이 쌓인 것은 사제가 되고 난 이후인데,
교회나 사회의 현안에 대한 나의 사목적인 견해를 말씀드릴 때마다 언제나 귀를 기울여 들어주시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일러주셔서 그분과의 대화는 늘 유익하였다.

오늘 교구장이 되신 문창우 주교님은
따뜻한 형님으로서 철부지와 같은 나를 변함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보시니 앞으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제주 땅에 좋은 목자를 계속 보내주시니 말이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우리 주교님, 나의 주교님을 통해 앞으로도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오늘은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다.
교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예수님을 온 세상의 임금으로 선포하고 있다.
아울러 오늘의 복음을 통해 그 임금은 세상을 권력으로 다스리는 분이 아니라, 사랑으로 다스리는 분이시고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이들만을 만나며 정치를 하시는 분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을 당신 자신으로 삼으면서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하시는 분임을 선포한다. 요컨대 예수님의 정치는 당신 자신을 낮추어 가장 작은 이로 살아가는 섬김 그 자체다.

오늘 교구장으로 취임하시는 문창우 주교님의 주교 문장을 보면
다른 주교님들의 것과는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방패 위에 주교관(敎)을 새기는 것이 문장의 전통이요 관례인데, 문창우 주교님은 문장 가장 밑바닥에 주교관을 새겨놓으셨다. 파격적인 이 문장이 앞으로 주교님의 사목 안에서 그대로 실현되어 그분의 얼굴에서 자비로우신 임금님,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이 묻어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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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한재호 루카 신부
2020년 11월 22일 <제주교구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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