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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느님께 바쳐야 할 ‘세금’
조회수 | 2,156
작성일 | 05.10.15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지난 두 주일 복음에서 들은 바처럼 예수님은
‘악한 소작인의 비유’와 ‘혼인잔치의 비유’를 통해서 이스라엘의 불충을 꼬집어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당시 종교지도층은 예수님께 앙심을 품고 반격을 시도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헤로데의 추종자들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말로써 올가미를 씌우려는 속셈을 갖고 ‘어르고 뺨치기’ 수법으로 나갑니다. 우선 예수님이 올곧은 분으로서 거리낌 없이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분이라고 추켜세우고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카이사르(로마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는
이 질문에 대해 긍정을 하던 부정을 하던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때에 이스라엘은 로마제국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로마황제에게 세금을 바쳐야 했는데, 이는 일종의 주민세였습니다. 하느님께 뽑힌 백성이라는 선민의식을 지녔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민족의 지배 하에서 그들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을 견디기 어려운 치욕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로마 제국의 막강한 힘 앞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세금을 내는 것이 옳다고 대답한다면, 민족 감정을 거슬러 백성의 반발을 살 것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옳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적대자들은 쾌재를 부르며 예수님을 로마제국에 대한 반역자로 고발할 것입니다. 진퇴양난의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들의 사악한 속셈을 간파하신 예수님은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오라고 분부하십니다. 데나리온은 로마제국의 은화로서, 세금은 꼭 데나리온으로 바쳐야만 했습니다. 이 은화의 한쪽에는 카이사르의 흉상과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초상과 글자는 누구의 것이냐”라고 물으시자, 반대자들은 “카이사르의 것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려 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지혜로운 대답에 예수님의 반대자들은 말문이 막힙니다.

예수님의 반대자들도
로마제국의 은화를 사용하여 경제활동을 하였으므로 사실상 로마 황제의 권한을 인정한 셈입니다. 따라서 황제가 요구하는 세금납부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카이사르의 것을 카이사르에게 돌려 주라고 하신 것입니다.

동시에
예수님은 하느님의 것, 즉 하느님께 바쳐야할 ‘세금’을 언급하십니다.
그것은 돈이 아니라 우리 자신입니다. 카이사르에게는 그의 초상이 새겨진 은화만 돌려 주면 됩니다. 하지만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께는(제1독서) 모든 것을 바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창세기 1장 27절) 우리 안에는 그분의 초상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제2독서)
그분의 백성이 된 사람들로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하느님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마태오 복음 22장 3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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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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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것(MADE IN GOD)

1977년 미국은 보이저1호를 우주로 날려 보냈습니다. 보이저1호는 시속 약 6만 km의 속도로 34년을 날아가 지금은 지구로부터 약 178억 km의 거리에 있답니다. 그 우주선이 그리도 멀리 가 있지만, 빛의 속도, 즉 시속 약10억 km로 간다면 하루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그 빠른 빛의 속도로 4년쯤 가야 다른 태양을 만날 수 있고, 그런 태양이 약 천억 개 있는 천체를 은하계라고 부릅니다. 은하계와 다른 은하계는 빛의 속도로 200만 년 정도 떨어져 있고, 그런 은하계가 우주에는 약 천억 개나 있으며, 우주 끝까지 가려면 빛의 속도로 200억년을 날아가야 한답니다. 하느님이 이 광대한 우주의 창조주이십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로마 통치 아래서 전전긍긍하던 사람들에게 주신 명쾌한 답변입니다. ‘돈의 주인은 황제일지 모르지만, 황제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다.’라는 뜻입니다.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과 지상의 권력자인 황제는 비교조차 안 되고, 결국 세상 모든 재화는 하느님 것이니 하느님 뜻에 따라 쓰이어야 한다는 속뜻입니다. 하느님 중심으로 사시는 예수님께 세상일은 복잡할 것이 없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고안하여 만드셨습니다. 세상 만물을 잘 들여다보면 ‘MADE IN GOD’가 적혀있습니다. 코스모스와 백일홍, 소나무와 참나무, 나비와 풍뎅이, 강아지와 송아지 그리고 갓난아기…, 공기와 물, 강과 산, 바다와 구름, 수많은 별 모두 ‘MADE IN GOD’입니다. 인간은 살아 춤추는 나비 한 마리도 만들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부당하게도 ‘내 것, 우리 것’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것은 명백히 하느님께 대한 ‘소유권침해’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관리인이며, 우리 또한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연과 재화를 그분 뜻에 맞게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은 잘 보존하고 재화는 골고루 나눌 일입니다. 현대인들은 바쁘게 살아갑니다. 재산을 투자하고 관리하느라, 권력 있는 사람들 밑에 줄을 서느라,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늘리느라 신경 쓸 일들이 아주 많습니다.

정작 중요한 일은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투자하고, 그분을 공부하고, 그분과 친해지는 것인데 말입니다. 재물이 많아도 숨 한번 끊어지면 끝이고, 건강해도 지식이 없으면 유치하고, 똑똑해도 양심이 바르지 않으면 손가락질당하고, 건강하고 똑똑하고 착하다 하여도 하느님을 모르면 자기 주인도 모르고, 왜 사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인생인 것입니다.

길지 않은 인생, 중요한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하느님 공부입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하느님을 찾으면 필요한 것들은 곁들여 받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 믿고 하느님 공부에 열중할 일입니다. “우주의 시작이 빅뱅이라면 시작 이전의 시간은 무엇인가? 우주 끝까지 가면 그 바깥은 또 무엇인가? 생명과 죽음은 무엇인가?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만물을 창조하셨다니 참으로 사랑하면 우주와 인생의 신비를 알게 될까?”

고찬근 루카 신부
  |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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