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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착하고 성실한 종
조회수 | 2,277
작성일 | 05.11.12
쓸모없는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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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본당엘 가든
그 지역에서 인정받고 존경받는 분들은 항상 겸손합니다.

반면 지역 유지랍시고
거드름을 피우는 이들은 늘 뒤에서 구시렁거리며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그는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안주하며 삽니다. 더 이상의 발전은커녕 점점 추악하게 퇴보합니다. 그리고 그들 곁에는 늘 불화와 마찰이 따라다닙니다.

그들이 자주 쓰는 말은 언제나
‘전에는’, ‘옛날에는’ 등의 과거형입니다.

남이 칭찬받는 것에는 쌍심지를 켜고 험담을 하며,
자신이 무슨 직책을 맡았을 때 잘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며 반드시 패거리들을 끌고 다닙니다.

그리하여
새로 부임한 주임 신부까지 자신의 손안에 주무르려 듭니다. 그리고 보이는 성과나 행사에 만족하려 합니다. 그것이 자신을 내세울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냉담을 밥 먹듯 하다가 새로운 주임 신부가 오면 그때 얼굴을 보입니다. 분명 그에게도 남들하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재능의 탈렌트가 있건만 자신의 교만과 아집으로 하느님께서 주신 귀한 탈렌트를 땅에 묻어 버리는 잘못을 범하고 맙니다. 마지막 날 그가 듣게 될 경고의 말씀을 오늘 예수님께서 분명히 밝히십니다.

“저 쓸모없는 종은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25,30)

글을 쓰다 보니 남이 아닌 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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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성실한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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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에는 감히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분은 결코 말로 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먼저 그 일을 실천합니다. 자신이 맡았던 직책에서 물러나면, 그 직책에 대한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백의종군의 자세로 후임을 잘 보필합니다.

그는 결코
자신이 그 자리에 있었을 때가 좋았었다는 소리에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때론 “그래 가지고 어찌 역사와 본당이 진보하겠는가?”라고 꾸짖기까지 하며 신임 단체장을 두둔하고 칭찬합니다.

그는
자신의 패거리들과 또 다른 분파를 만들지 않습니다. 결코 큰소리를 내는 법 없이 일을 원활히 풀어갑니다. 때문에 분열과 상처 없이 일이 해결되어 갑니다. 그가 믿는 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인간들로부터 상처받아 쉽게 냉담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본당의 행사에는
거의 빠지는 법 없이 참석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어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예지를 만들어 냅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작은 일에 충실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썩히는 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 그분은 사제의 영원한 협력자인 평신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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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 배광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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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기쁨이 두 배 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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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특별희년을 폐막(2016.11.20.)하면서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정했습니다. 당시 교황은 “그리스도왕 대축일 바로 전주에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는 것은 낮고 가난한 이로 오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네 번째 맞이하는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에서
교황께서는 무관심의 장벽을 뛰어넘어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점점 더 소외돼 가는 것을 멈추는 데 더욱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는 뜻으로 “네 손길을 뻗어라(집회서 7장 32절)”라고 당부합니다. 가난하고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의 심정을 너무도 잘 아셨던 성모님의 눈길로 바라보면서 사랑과 관심으로 주위를 둘러봅시다.

오늘 복음은
종들에게 능력에 따라 재산을 맡기고 길 떠났던 주인이 돌아와서 셈을 하는데, 첫째와 둘째 종은 맡은 재산을 활용하여 두 배로 늘려 되돌려드렸지만 셋째 종은 주인이 두렵다는 핑계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아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지는 말씀입니다. 착하고 성실한 종들은 주인과 함께 잔칫상의 기쁨을 누립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저마다 역할이 다릅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코린토1서 3장 6절)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한 탈렌트를 받은 이나 다섯 탈렌트를 받은 이나 모두 하느님의 일꾼일 뿐 서로 협력하여 하느님 나라의 건설과 확장을 위해 성실히 일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영원히 머물 것인지 아니면 바깥 어둠 속으로 쫓겨날 것인지는 날마다 어떤 삶, 어떤 결실을 거두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주인의 관심은
벌어들인 돈의 액수에 있지 않았습니다. 종들의 성실함에 따라 칭찬하십니다. 사랑으로 믿고 맡겨 주심에 감사드리기 위해 종들은 최선을 다해 주인의 뜻에 보답하고자 하였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무한한 자비를 입은 우리도 일상의 삶을 통해 감사하며 기쁘게 선을 실천하고 나에게 잘못했던 이들을 용서함으로써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되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종들과 우리의 모습을 비교해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값진 선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맡겨 주셨습니다. 마음과 몸, 시간과 건강, 성령 안에서 누리는 새 생명을 가득 부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 보지도 않고 땅에 파묻어 두거나 사용하지도 않고 쌓아만 놓고 있진 않나요? 이기심과 욕망을 채우는데 정신이 팔려있지 않나요?

옷장 속을 봅시다.
예쁘다고 값비싸다고 아끼며 걸어만 놓아둔 옷들이 한두 벌씩은 있을 것입니다. 세월 지나면 몸도 늘고 좀도 씁니다. 그때 가서 못 입게 되면 얼마나 아깝겠어요. 부지런히 고운 옷 좋은 옷들부터 챙겨 입으시길 바랍니다. 입지 않으려거든 필요한 이들 주세요. 맵시 있다고 칭찬받고, 마음씨 곱다고 칭찬 받으니 기쁨이 두 배가 됩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채우고 쌓기보단 비우고 나눔에 힘써 볼 참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는 삶” (테살로니카1서 5장 6절)을 통해 사랑의 손길을 뻗어 참되고 진실한 결실을 준비하도록 힘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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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 서범석 도미니코 신부
2020년 11월 15일 <춘천교구 주보>에서
  |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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