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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꾸준함의 결실”
조회수 | 127
작성일 | 18.06.15
[군종]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꾸준함의 결실”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항상 모두의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트집 잡고 반대하는 사람이 꼭 나타납니다. 예수님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면서 모든 사람들, 특히 버려지고 내쳐진 이들을 자비로운 하느님의 품 안에 모아들이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오해하고 심지어는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은 그분이 미쳤다고 여기면서 붙잡으러 왔고, 백성의 지도자인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미워하다 못해 마귀 두목이라고 모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제자들의 마음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우리 백성이 간절히 기다리던 메시아가 오셨지만 백성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친척까지도 예수님을 반기지 않으니 말입니다. 또 예수님 자신이 정말 메시아라면 뭔가 확실한 징표를 통해 지금의 이러한 오해를 없애고 모든 이들이 믿을 수 있도록 해주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에 대해 몇 가지 비유로 대답하십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저절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와 ‘겨자씨의 비유’도 이에 속합니다. ‘농부가 뿌려놓은 씨앗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싹이 트고 자라나 열매를 맺는 것처럼 하느님의 나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확장된다. 겨자씨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씨앗이지만, 다 자라면 온갖 새들이 깃들 수 있는 큰 나무가 되지 않느냐? 하느님의 나라도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장대하다. 그러니 실망하지 말고 하느님을 믿고 희망을 가져라.’ 이것이 오늘 복음의 요점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 말씀을 통해 제자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시고,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희망을 갖도록 이끌어주신 것입니다. 작고 별 볼 일 없는 씨앗을 통해 바라본 하느님의 나라는 ‘천국 대박’ 즉, 로또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처음에는 줄기가, 그리고 이삭이 그 다음에는 속이 꽉 찬 낟알이 맺히는 순서처럼 과정이 있습니다. 단지 우리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그 ‘씨앗’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와 같습니다. 신앙이라는 씨가 세례를 통해 우리 삶에 뿌려집니다. 신앙을 잘 가꾸었을 때, 우리는 그 신앙이 우리 삶 안에서 점점 커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미세한 변화는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어느 순간 어떤 사건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크게 느끼고, 그 사랑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하느님의 사랑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에게 전달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삶 안에서 커가는 신앙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 굳건히 뿌리를 두고 꺾이지 않는 희망을 간직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한번 시작하신 일은 반드시 결실을 맺으십니다. 또한 결실의 때와 방법은 온전히 하느님께 달려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살아갑시다.

▦ 군종교구 한승호 베드로 신부 : 2018년 6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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