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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차선 지키기
조회수 | 124
작성일 | 18.04.07
[춘천] 차선 지키기

운전을 하다 보면 종종 내 차선이 아닌 다른 차선의 차들이 더 빨리 앞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차선에 조그마한 틈만 생기면, 얼른 그 차선으로 끼어들곤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원래 내가 있었던 차선이 더 빠르다는 생각에 후회를 하게 됩니다. 추월해서 과속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시간의 별 차이가 없다면 원래의 차선을 유지하면서 마음 편하게 가는 것이 안전도 지키고 더 좋을 듯 싶습니다. 이처럼 우리들 삶 안에서도 자기 차선을 지키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이고 탐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후회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제자들 안에서도 이런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님의 죽음을 목격한 제자들은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자신들의 길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숨어 버립니다. 바로 그 순간 예수님께서 나타나 말씀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예수님의 평화의 인사는, 이제는 평화를 간직하고 너희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원래의 자리를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예수님의 그 말씀은 제자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과연 주님께서 제시하시는 사랑, 평화, 기쁨의 길을 차선 변경 없이 잘 가고 있는지, 후회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는 돌아볼 때입니다.

▦ 춘천교구 박재현 시메온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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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믿는 자에게만 일어나는 신비

▪ 오묘한 우주의 신비

그 옛날 시편의 시인은 온 우주의 아름다움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업적에 감탄하며 이렇게 읊었습니다.

“우러러 당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당신 손가락의 작품들을 당신께서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시편 8, 4).

그런가 하면 ‘정하상 바오로’ 성인(1795-1839)은 「상재상서」에서 하느님 존재에 대하여 임금에게 천지만물을 들어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천지는 하나의 커다란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것, 걸어다니는 것, 동물, 식물 등 제각기 다양한 형상들이 어떻게 저절로 생겨났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천지가 저절로 생겨났다면 해와 달과 별이 어떻게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어떻게 그 바뀌는 순서가 잘못되지 않습니까?”

실로 온 우주는 하느님의 놀라운 작품입니다. 천문학자인 ‘이시우’ 박사는 현대 과학이 발견한 우주의 범위를 천문학 용어로 ‘초초 은하단’이라고 하였고, 초초 은하단의 별들을 전부 헤아려본다면, 1초에 별을 백 개씩 센다하여도 약 2조 년이 걸릴 것이라 하였습니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하면 우주의 범위는 더 넓어질 것입니다. 이같이 끝없는 우주의 수많은 별들이 그냥 정지해 서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모든 별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운동을 합니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라는 별도 자전과 공전을 하며 운동을 하고 지구 옆에는 작은 달이 따라서 함께 운동을 합니다. 실로 오묘한 우주의 신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같이 오묘한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을 믿고 있는 우리가 그깟 인간의 오감을 통하여 하느님의 실체를 증명한다는 사실 자체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같은 우매함을 일깨우는 부활 사건이 오늘 불신앙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토마스 사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져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자하신 예수님께서는 토마스뿐만이 아니라, 의심이 많은 우리를 탓하지 않으시고 만져보라고 하십니다. 진정 만져볼 수 없는 우주의 신비는 믿으면서도, 그 우주를 만드신 분은 애써 외면하거나 불신해 온 우리 우매한 인간에게 다가오시는 그분의 자애는 눈물겹습니다.

부활은 진정 믿음의 승리이며, 믿는 자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 다시 부활의 세계로

현대 천문학이 발견한 ‘초초 은하단’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아무리 날카롭게 깎은 연필심이라도 점 하나 찍을 수 없습니다. 우주의 세계에서 점 하나도 찍을 수 없는 좁은 우물인 이 지구에 살면서, 그것도 지구의 작은 나라인 민족이 갈라진 한반도 땅에 살면서, 우리는 그간 참으로 좁게 살았습니다. 우리는 늘 사순을 살았고, 부활의 세계로 걸어 나오지 못하고 서로 으르렁대며 대립과 불목의 십자가를 살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분명 사순을 넘어 십자가를 이기시고 부활하셨는데, 그 부활 신앙을 믿는 우리는 언제나 만져 보아야 믿는 사순과 십자가의 신앙을 살았습니다. 그 같은 좁은 우물의 신앙을 기어코 뚫고 올라오면 저 찬연한 부활의 신앙이, 드넓은 우주의 하느님을 만나 뵈올 수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생이 무덤이었고, 바라보는 모든 안목은 좁기만 했습니다. 좁기 때문에 저 잘났다고 싸웠고, 언제나 교만에 허우적거렸습니다.

작고 좁은 인간, 모든 것이 의심투성이인 우리에게 오늘 부활의 예수님께서는 또다시 손을 건네시며 말씀하십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 27).

믿음이 없을 때, 우리는 결코 부활의 영광을 꿈꿀 수 없습니다. 믿음이 없다면, 우리네 삶은 언제나 죽음의 십자가뿐입니다. 그러나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찬연한 부활의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요한은 자신의 편지에서 이같이 힘주어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그 승리는 바로 우리 믿음의 승리입니다”(1요한 5, 4).

부활의 승리를 믿는 우리들 눈에는 하느님 창조의 드넓은 세상이 보이고, 다시 시편 시인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네. 말도 없고 이야기도 없으며 그들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지만 그 소리는 온 땅으로, 그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가네”(시편 19, 2-5).

이제 우리는 의심을 버리고 부활의 예수님을 믿었던 토마스 사도의 광명을 살아야 합니다. 진정 기쁨의 부활을 살아야 합니다.

▦ 춘천교구 배광하 신부
  |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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