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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조회수 | 116
작성일 | 18.11.02
[인천]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어떤 분이 자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군대도 다녀왔으며 대학을 졸업했는데 도무지 취업할 생각을 하지 않고 집에서 뒹굴뒹굴 놀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얼마나 똑똑했는지 모른다고, 또 부모의 말을 한 번도 어기지 않을 정도로 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들에 대한 기대가 엄청나게 컸는데, 부모의 이런 기대를 저버리고 저렇게 집에만 있어 너무 화가 난다는 겁니다.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걱정은 안 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물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아들이 지금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랍니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들에 대한 불만만 가득했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직장 상사는 부하 직원을, 선생은 제자를, 정치가는 국민을…. 자신만 올바르다는 정당성을 내세우면서 내게 맞추는 사람으로 만들려고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탓을 돌립니다.

사랑이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들어주고, 때로는 믿고 참으면서 기다려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들으려고 하기보다는 더 많은 말을 하려고 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찾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내세우는 데 더 많은 힘과 정성을 쏟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많이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사랑을 찾기가 힘든 것은 아닐까요?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마르 12,28)라는 한 율법 학자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는 신명기의 말씀인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신명 6,4)를 인용하면서 하느님 사랑이 첫째고, 둘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1)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서로 떨어질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면서 하느님의 창조물인 이웃을 미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첫째가는 계명은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다고 대답하는 율법학자의 말(마르 12,33 참조)에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마르 12,34)고 말씀하시지요.

히브리서 저자는 주님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사람들만이 구원될 수 있다고 합니다.(히브 7,25 참조) 그래서 우리는 당연히 주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랑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나 중심으로만 이루어질 때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들어줘야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일까요? 내 말만 잘 듣는 이웃에게만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일까요? 이런 조건들이 채워지는 사랑만을 주장한다면 마치 장사꾼처럼 흥정이나 거래를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동등한 관계가 아닌 내가 우위에 서서 종을 대하듯이 행하는 잘못된 사랑입니다.

사실 주님께서 우리를 배신한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분을 배신하는 것은 늘 우리 몫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까지 기꺼이 짊어지는 사랑을 보여주셨지만, 우리는 조그마한 상처에도 불평불만을 터뜨리며 주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계속 기다리십니다. 죄를 지으면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서 기다리셨고, 우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또 우리에게 당신의 더 큰 사랑을 전해주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이제는 올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가 돼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자신이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그리고 나의 이웃을 중심에 세워서 사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우리를 향해 주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 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 평화신문 2018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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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하면 ‘아가서’를 뽑을 수 있다. ‘아가서’ 1장에 보면 “아, 제발 그이가 내 게 입 맞춰 주었으면! 당신의 사랑은 포도주보다 달콤하답니다.”(아가 1,2)라는 말이 있다. 성경에서는 주님과의 관계를 연인과의 사랑의 관계로 설명하였다. 사랑이란 정의 내릴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할 때 무엇보다 먼저 연인간의 사랑을 떠올린다.

대중음악의 주제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남녀 간의 사랑이다. 대중음악도 좋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의 소리인판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 맛이 깊다. 판소리는 서민들 삶의 이야기와 그 애환이 서려 있어 심장의 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연인간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춘향가〉를 꼽을 수 있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 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 (중략).....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 장 아 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 랑아.”

이 가사는〈춘향가〉가운 데 한대목인 ‘사랑가’의 일부로 성춘향과 이몽룡의 애틋한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다. 누군가 천박스럽게 사랑타령이나 하고 있다고 말을 할 수 도 있 다. 그런데 오늘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신명기 6장의 말씀으로 하느님 아버지와 깊은 사랑타령을 하고 있다.

율법학자가 예수님께 첫째가는 계명에 대해 물으니 예수님께서는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0)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마음과 목숨 그리고 정신과 힘을 다한다는 것은 열정적으로 전 존재를 다 해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런 사랑은 ‘아가서’나〈춘향가>에서 볼 수 있는 연인과의 사랑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한다. 그리고 주님도 우리를 사랑하고 보살펴 주심에 우리는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그런데 이 사랑이 저 건너편에 있는 초월하신 하느님의 사랑스런 보살핌이라는 마 음의 크기에 대해 뜨거운 마음 그리고 나와 함께 숨 쉬는 주님이라는 고백을 하기가 쉽지 않다. 마음과 목숨 그리고 정신과 힘을 다하는 사랑은 뜨겁 게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의 열정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마음과 목숨, 정신과 힘을 다하는 사 랑 이 사 랑 하 는 사람들과의 관계처럼 주님과 사랑 하는 관계임을 고백한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마치 이몽룡이 춘향이에게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라는 사랑타령으로 한 자락 멋지게 소리를 하듯 주님께서 우리에게 “마음과 목숨 그리고 정신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라"고 하신다. 주님의 부름에 응답하여 나도 어깨춤을 추면서 신명나게 주님께 달려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해야겠다.

▦ 인천교구 김일회 빈첸시오 신부 : 2018년 11월 4일
  |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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