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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내 삶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조회수 | 232
작성일 | 18.11.14
[마산] 내 삶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지금을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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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자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교회의 달력으로는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때, 우리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하고, 세상의 가난한 이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요즘 세상은 참 필요한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 이 필요라는 것이 가만 보면, 처음에는 불편하기 때문에 필요를 느낍니다. 근데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채우고 나면 그 필요는 반드시 또 다른 부족함을 발생시킵니다. 그래서 필요가 채워졌으면 만족하고 행복해져야 하는데 또 다른, 내지는 더 큰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온갖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 공허를 쉽게 채우지 못합니다. 그래서 분명히 우리는 20~30년 전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쓰고 있지만 과연 그때보다 사는 일에 있어, 행복함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공허를 채워줄 궁극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지도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눈에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된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그래서 공부를 얼마나 잘하고, 돈을 얼마나 잘 벌고, 학벌과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에 따라 그 사람의 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뜻, 내 일, 내 것, 내 사람이 전부인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내 힘만 믿고 살아온 인생길에서, 힘이 떨어지니 남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식도 내 품을 떠나고, 건강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사람들마저 내 곁을 떠나게 될 때, 그때서야, 나에게 끝까지 남아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종말론적인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내 삶의 마지막을 기억하며 지금을 사는 일이 바로 종말론적인 삶이며, 그것이 또한 그리스도인들의 삶입니다. 사실 우리 삶은 이미 매일, 종말로 향한 긴 여정 속에 놓여져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이 삶 속에 하느님의 종말을 실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나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지금 내 삶 속에 선택하는 삶이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종말의 삶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진짜 내 것입니까?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돈을 내 맘대로 쓸 수 없다면,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내 것은 내 주머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베풀 줄 아는 그것이 진짜 내 것입니다. 거저 받았으니, 내가 그저 나눌 수 있는 그것이 진짜 내 것 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썩어 없어질 것이 아니라 하늘에 영원히 남기는 보물입니다. 죽음이 눈앞에 있을 때 무엇이 가장 아쉬울 것 같습니까? 내가 나누고 사랑을 베풀고 살았어야 할,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그것을 지금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런 신앙인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멘.

▦ 마산교구 감병모 파비아노 신부 : 2018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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