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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 “끝에서 만나는 은혜로운 시작”
조회수 | 187
작성일 | 18.11.15
[군종] “끝에서 만나는 은혜로운 시작”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이 시기, 아직 한겨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 글을 볼 많은 분들에게는 이미 혹한의 한겨울이 되었을 이 시기, 찬란하고 싱그럽고 푸르렀던 자연에는 어느새 매섭고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과 앙상한 가지만이 남았고, 벌써 올해도 저물어갑니다. 바로이때, 자연이 올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도, 나아가 우리의 죽음,‘종말’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한 번쯤 묵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침 11월이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위령성월이잖아요?

과연 세상 모든 것엔 끝이 있습니다. 여러분의군 생활도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요? 어떤 때는 이렇게 끝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안도감을 줍니다만, 생명, 혹은 이 세상의 차원에서 본다면 끝이 있음은 두려움의 대상, 걱정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영화나 소설에서 종말을 묘사할 때에는 대개 암울한 모습, 충격이나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로 묘사되곤 하지요.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종말은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끝’인 종말이 아니라, 겨울을 보내고 봄이 이어지는 것처럼, ‘새로운 시작’인 종말이기때문이지요. 여기서 새로운 시작이란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는‘구원’ 혹은 ‘영원한 생명’이라고 표현하지요.

이처럼 우리는 죽음이 끝이 아니고 세상 종말이 정말 끝이 아님을 믿기 때문에,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신앙인으로 살아갑니다. 물론 구원을 아직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세례로써 이미 구원받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남은 것이 하나 있으니, 그에 걸맞은, 변화한 ‘삶의 모습’입니다.

오늘 1독서인 다니엘서는 환시를 통해서, 많은 상징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있는 예언서인데,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 그러나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 무궁히 빛나리라.”라고 하였습니다. 재앙의 때에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지혜롭게, 많은 사람을 정의로 끌며 살아야 한다는 뜻인데, 결국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구원의 완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각자의 끝이 언제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인지 하느님만이 아시듯, 오직 하느님만이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의 시간 안에서 늘 하느님의 뜻을 찾으려 노력하고, 혹시나 잘못살고 있는 것이 있으면 바로 뉘우치고 회개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삶을 원한다면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 내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을 때, 우리는 매일의 삶 가운데 가장 좋은 것,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것을 기꺼이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 나에게 허락된 이 소중한 시간을 살아가면서 늘 하느님을 바라보며, 하느님 뜻만을 찾으며 그 뜻에 따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합시다.

▦ 군종교구 김영송 알베르또 신부 : 2018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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