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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 4주간의 탐색기간을 드리겠습니다
조회수 | 1,943
작성일 | 06.10.05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모 방송사에서 하는 프로그램 가운데 "4주간의 조정기간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들을 법정에서 해결해 주려고 하는 프로그램인 듯 합니다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신학교 공부를 하면서 어렵다고 느껴지는 과목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혼인법"이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혼인은 하느님 앞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의를 약속하며 맺은 계약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계약이기에 인간의 힘으로는 풀지 못합니다.

혼인은 출생부터 죽음이라는 시간가운데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건입니다. 출생과 죽음이 인간의 자유의사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반면, 혼인은 자신의 자유로운 결단에 의해 행하여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가족의 붕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이혼률과 사기성의 국제결혼 등등 `가족`이라는 아주 훈훈했던 단어를 가면 갈수록 빛바랜 단어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이혼률이 급증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두 배우자가 서로 좋아 결혼을 하고 살아갑니다. 처음엔 죽고 못살것 같아서 살아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성격과 습관과-생활 스타일이-맞지 않는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심지어 잠자며 코를 골거나 이를 가는 것도 신경에 쓰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한 신체적, 외적인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혼인성사를 거행할 때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의`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로에 대한 ꡐ존경과 신의ꡑ가 사라진다면 `가족`이라는 말이 입에 담기 싫은 말로 변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20여년이 넘게 따로 살아왔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부부의 경우에는 서로에 대한 탐색기간(데이트-연애)이라도 있지만, 팔도각지에서 모여 생활하는 군인 병사들에게는 없기에 더더욱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체험하고 견디어 내는 것도 부대 생활 가운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혼 생활에서의 중요한 핵심인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의`가 지켜져야 하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인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대생활은 `상명하복`이라는 계급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면서도 서로 다른 인격체가 모여 이루어진 공동체입니다. 물론 계급사회의 전통과 규율을 지키면서도 자신과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인정`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격려해 줄때 우리는 軍이라는 공동체를 보다 밝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혼장을 써주고 이혼하는 것이 인간이 만든 법이라면, 그러한 법률 보다 앞서 있어야 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더 나아가 인간 내면의 뜻입니다. 그러기에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더욱더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다 감싸고 안아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우리들에게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서로에 대한 ꡐ관심과 인정-존경과 신의ꡑ를 키워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나와 너와 우리 공동체를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군종교구 주세익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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