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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사랑의 공동체 가정
조회수 | 2,080
작성일 | 06.10.05
형제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푸른 가을 하늘과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면 마음이 푸근해 지고 감사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계절은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도 궁극적으로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시기에 인간이 고통을 당할 때 안절부절 못 하시고,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서 당신이 대신 죽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합니다. 오늘 제2독서 히브리서의 말씀을 통해 바오로 사도는 모든 인간은 예수님과 함께 인간을 거룩하게 만들어 주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근원을 두고 있기에 너무나 고귀한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그러한 인간의 아픔과 죽음은 바로 하느님 당신의 아픔이고 죽음이시기에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죽음”으로써 인간에 대한 “사랑”을 증거 하셨음을 고백합니다.

그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시고,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슬퍼보여서 온갖 짐승들을 협력자로 주셨고, 마지막엔 인간을 친구와 협력자로 주셨습니다. 도공에게 있어서 좋은 도자기는 좋은 자리, 안전한 자리에 두고 매일 감상하며 사랑스럽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먼지를 닦아주듯이, 하느님께서도 인간을 가장 좋은 자리 곧 “공동체”에 두시고 매일같이 사랑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래서 인간이 가장 사랑받는 자리는 공동체이며, 특별히 가정 공동체는 하느님 사랑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의 법을 내세워 이혼장을 써주고 자기의 배우자를 벌릴 수도 있다는 바리사이들에게 가정 공동체를 이루는 인간의 인연은 하느님께서 맺어주셨기에 결코 파괴되어서도 안 되고, 파괴될 수도 없는 관계임을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날 이혼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시선이 창세기에서부터 나타나는 하느님의 사랑의 마음에로 옮겨가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이 창조된 첫 순간부터 사람을 남편과 아내라는 공동체로 묶어주시고 축복하신 하느님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우리들은 오늘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 교회 공동체와 가정 공동체를 하느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를 다짐합시다. 특별히 우리의 가정을 되돌아보고, 더욱더 성가정을 이루는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인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비결 9가지(도서 "건강한 가정의 모습" 중에서)를 소개하며 좋은 한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행복한 가정의 비결 9가지

1. 가족 서로가 말하고 듣는 것을 성의 있게 하라. (잘 듣고, 빈정거리는 말투를 삼가라. 포옹하며 격려하고 손가락질하지 말아라)

2. 안정된 "자기 모습"을 보여라.

3. 유머를 잃지 말라. (너무 점잖으면 가정이 박물관처럼 된다.)

4. 분쟁은 빨리 매듭지어라.

5. 모든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 건강한 가정의 초석이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준법정신, 정의감, 정직, 공중도덕 등 바른 길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6. 가족이 하나라는 의식을 전통으로 세워야 한다.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이 희박할 때 이혼율이 높고 사막화된다. 따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소한 것이라도 함께 모여 대화하며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7. 가족과 더불어 나누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 행복의 요소다. (만족의 공통분모를 발견하라.)

8. 대외적인 봉사에 힘쓸 때 가정의 행복은 배가 된다. (불우한 가정을 돌볼 때 내 가정의 문제가 자연 해소된다. 가족 간의 충돌, 권태나 사소한 감정대립 등 내부적인 문제는 가난하고 어렵고 고통 당하는 이들을 돌볼 때 해결된다. 교회봉사, 사회복지시설 봉사에 힘써라.)

9. 가정에 있는 시간의 길이와 행복의 길이가 비례한다. (시간이 돈이 아니라, 시간이 행복이다. 행복은 막연한 기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더 많은 시간을 가정에 투자하라. 이것이 수입을 올리는 것보다 낫다)

안동교구 임준기 다미아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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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너와 나는 천생연분

충성! 아니 찬미예수님, 7년차 군종신부 류한빈 안드레아 신부입니다. 처음 한 해는 시간이 참 더디게 느껴졌는데 벌써 일곱 해째 군종신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7년 전 입대했을 당시, 두 번 군에 왔다는 사실이 억울해서 땡깡 부리기도 하고 호락호락하지 않게 보이려고 센 척도 하며 자존심 내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착실한 국가 공무원(?)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짬밥이 쌓이니 요령이 생겨 마찰이 덜 생기기도 하거니와 주어진 환경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이 더 사제답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군인주일을 맞아 군종신부로서 군대 이야기보다 저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7월 4일은 저의 서품축일이었습니다. 보좌신부로 발령받은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번째의 서품축일입니다. 30대 중반에 입대한 이후로 교구에서 사제로 살았던 시간보다 군에서 사제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서품축일은 늘 기쁘지만 특이하게도 올해의 서품축일은 더더욱 기쁜 날이었습니다. 축하식도 없었고 누구 하나 기억해주는 사람도 거의 없었지만 사제로서 여기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행복했습니다. 무덤덤한 편인 제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제서품 받았던 그 날 만큼 어쩌면 그날보다 더 기뻤는지도 모릅니다. 기뻤던 이유가 군종신부라서 더 행복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군대에 있던 본당에 있던 똑같은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오늘을 사제로 살 수 있어서 행복하고 사제가 되게 해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이 그날 따라 기쁨과 함께 솟아났습니다. 사제로 살 수 있는 그 자체에 기쁨을 느꼈기 때문에 그곳이 군대이라 해도 역시 기쁠 수 있었고 본당이라 해도 기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서품축일 느꼈던 기쁨은 오늘 복음이 그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여건에서 사목하는 저에게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격려 같기도 합니다. 군종신부로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군인이자 사제로서 잘 살아가는 것인지 지금 나의 자리에 답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답은 예수님과 나의 관계가 바로 남편과 아내의 관계처럼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부보다 더 일심동체로 살아야하는 관계로 말입니다. 서품축일이 마치 예수님과의 결혼기념일처럼 느껴져서 기뻤고 그래서 특별한 은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예수님 같은 배우자와 살아가니 기쁘고, 오래 살수록 더 많이 알아가며 사랑이 무르익으니 결혼하기 전보다 더 깊이 사랑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면 그곳이 단칸방이면 어떻고 전셋집이면 또 어떻습니까. 부대에서 살면 어떻고 전역해서 살면 또 어떻습니까. 그저 함께하는 기쁨만 있을 겁니다.

오늘 복음은 사랑하는 부부처럼 어디를 가든 우리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들립니다. 마음이 완고한 사람들처럼 서로를 버리지 말고, 그들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다시 받고 싶지 않으니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말자고 하시는 예수님 말씀입니다. 나의 배우자는 사랑을 얻으려고 그동안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나를 어르고 달래주고 기다려주신 분입니다. 짝사랑으로 지쳐있는 나의 배우자에게 나도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아가서의 연인처럼 신랑을 그리워하고 찾아 헤매는 간절한 마음을 달라고 청해야겠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된다”

► 안동교구 류한빈 안드레아 신부
  |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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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완전 군장” 그것은 영광의 십자가

찬미 예수님! 일 년 만에 공소사목지를 통하여 인사드립니다. 그간에 저는 소속 부대가 바뀌어 육군 부사관학교(전 하사관학교)로 옮겨 사목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군 내 여러 분야에서 전문적이고 기술적으로 복무하게 될 초급간부인 부사관들을 양성하여 배출하는 곳입니다.

지난 7월 6일자로 부임해 부사관 후보생들에게 영적으로 물질적으로 미약하나마 힘이 되어주기 위하여 미사도 봉헌하고, 각 교육대를 방문하여 위문하고, 그들의 정신전력 형성을 위해 인성교육도 실시하고, 후보생들이 신자가 될 수 있도록 수녀님과 함께 예비자 모집과 교리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곳 성당은 부대 영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훈련 중에 있는 후보생들을 매일 만나게 됩니다. 부대 안에 예배당, 불교 법당, 원불교당도 함께 있지만 유독 성당이 부대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서 후보생들이 성당 주변에서 전술 훈련을 실시하거나 행군을 하며 거쳐 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간에 후보생들이 개인 군장(전술활동 시 필요한 휴대장비)을 메고 속보로 행군할 때 그들을 위로하고 잠시 쉬어가도록 해 줄 때 그들도 기뻐하고, 저도 그 젊은이들이 대견함을 느끼며 보람을 찾을 때가 많답니다. 올 여름 캄캄한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무척이나 힘들었을 때도 이 곳 부사관 후보생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완전군장을 챙겨 행군하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 해내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이 학교에 입소하여 약 4개월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하여 전후방 각 부대의 초급간부로 배속되어 갑니다. 그 과정 중 행군은 이들에게 필수적으로 숙달되어야 하는 훈련입니다. 영내에서 주로 20Km 거리를 야간에 무거운 군장을 메고 걷도록 훈련시킵니다. 이른바 쾌속행군입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걸어가는 그들의 군장과 방탄모, 개인화기는 그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십자가와 같은 것이죠. 그냥 야외에 서 있기만 해도 옷이 젖고 땀이 나서 짜증스러운데 얼마나 힘이 들고 지쳐 쓰러져 눌러 앉고 싶었겠습니까?

그런 그들에게 행군하는 코스 중간 기점의 성당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입니다. 성당 앞마당에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고 교육생이나 후보생들이 행군이나 매복 훈련 시 쉬어가도록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거기에서 잠시 군장을 내려놓고 세수도 하고 목도 축이고 지친 몸을 잠시 뉘였다가 가기도 합니다. 거기서 그들을 만나며 격려해 줄 때 그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피해갈 수 없는 무거운 십자가를 메고 골고타 언덕을 오르시며 세 번이나 쓰러지시고, 얼마나 힘드셨는가를 묵상해 보곤 합니다.

군인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는 누구나 각자가 지고 가야할 십자가가 있습니다. 각자 자기 삶의 무게를 감당해내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부족한 인간이기에 때로는 원망도 하고, 소리쳐 보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며 하느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기도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이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걸어가야 할 그 길을 동행하며 용기를 북돋우고, 힘들 때 위로하며 하사 임관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돌볼 것입니다. 그것 역시 하느님의 은총과 모든 교우들의 기도와 후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후보생들이 둘러 멘 무거운 군장이 영광의 십자가가 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충성!

▦ 안동교구 이동명 사도요한 신부 : 2018년 10월 7일
  |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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