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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사순 제2주일 독서와 복음
조회수 | 1,592
작성일 | 09.03.06
우리 성조 아브라함의 제사
창세기 22,1-2.9ㄱ.10-13.15-18

그 무렵 1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 하고 부르시자,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아들,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땅으로 가거라. 그곳, 내가 너에게 일러 주는 산에서 그를 나에게 번제물로 바쳐라.”
9 그들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곳에 다다르자, 10 아브라함이 손을 뻗쳐 칼을 잡고 자기 아들을 죽이려 하였다.
11 그때,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고 그를 불렀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2 천사가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그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마라.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 13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보니, 덤불에 뿔이 걸린 숫양 한 마리가 있었다. 아브라함은 가서 그 숫양을 끌어와 아들 대신 번제물로 바쳤다.
15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두 번째로 아브라함을 불러 16 말하였다. “나는 나 자신을 걸고 맹세한다. 주님의 말씀이다. 네가 이 일을 하였으니, 곧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아끼지 않았으니, 17 나는 너에게 한껏 복을 내리고, 네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한껏 번성하게 해 주겠다. 너의 후손은 원수들의 성문을 차지할 것이다. 18 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십니다.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8,31ㄴ-34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마르코 9,2-10

그때에 2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3 그분의 옷은 이 세상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4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5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6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7 그때에 구름이 일어 그들을 덮더니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8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계셨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10 그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보았다.

묵상

복음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으로 가십니다. 그러시고는 ‘하늘 나라에서의 모습’을 보여 주십니다. 그 자리엔 모세와 엘리야 예언자도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황홀경에 빠집니다. 베드로는 초막을 짓고 오래 머물자고 합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는지요? 우선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두려움보다 기쁨과 환희가 더 큰 놀람이었습니다. 하늘 나라의 희열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변모된 모습’을 오랫동안 화려하고 근엄한 모습으로만 상상했습니다. 천상의 빛이 감싸기에 감히 쳐다볼 수 없는 모습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렇기만 했다면 어떻게 가까이 갈 수 있을는지요? 제자들은 한순간 깨달았던 것입니다. 스승님의 본모습이 편안한 모습이며, 아무나 바라볼 수 있는 모습이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주시기만 하는 모습이며, 무슨 말을 하거나 어떤 요구를 해도 사랑으로 받아 주시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발견했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확신을 안고 산에서 내려옵니다. 그들은 평생 이 체험을 지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의 길을 가실 때에도 ‘이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변모 사건은 그분께서 제자들에게 남겨 주신 사랑의 사건입니다.

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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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 사건 바로 직전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심하게 논쟁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셨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예수님께 기대했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했을 것입니다. 논쟁 후 예수님께서는 제자 셋을 따로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십니다.

산으로 올라간 세 제자는 엄청난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눈이 부시게 변화되신 것을 보고,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율법과 예언서에 약속된 바로 그 메시아이시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조상들과 맺으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은 이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에게 더 이상 다른 증거와 표징은 필요 없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목숨까지도 하느님 손에 맡기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예수님을 사랑하셨고 영광스럽게 변모시키셨습니다. 이처럼 변화는 하느님의 손에 내어 맡길 때 찾아옵니다. 우리의 내적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인간적인 노력으로 변화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께서 변화시켜 주십니다. 하느님께 맡겨 드릴 때 우리의 가치관과 삶이 바뀌게 됩니다. 하느님 때문에 변화된 삶, 그것이 신앙인이 받게 되는 영광입니다.

매일미사 2012년 3월
  |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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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전례력으로 고유 시기(사순, 부활, 대림, 성탄 시기)에는 되도록 그날 독서와 복음 말씀을 이어 주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그것에 초점을 맞추어, 조금 더 넓은 맥락에서 본문을 묵상할 수 있도록 ‘오늘의 묵상’을 이끌어 가겠습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은, 어둠의 골짜기를 걷는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간직해야 할 빛에 대해서 말해 줍니다.

이사악을 바치러 산에 오르던 아브라함은 앞을 내다볼 수 없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하느님의 약속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게 되면 후손을 주시겠다던 하느님의 약속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바칩니다. 인간의 계산과 논리를 훨씬 뛰어넘으시는 하느님께서 반드시 약속을 지키실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 또한 온갖 환난과 박해를 겪으면서도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살아갑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우리를 위하여 내어 주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앞에서, 세상의 고발과 단죄는 힘을 잃고 맙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앞둔 제자들의 처지도 이와 같습니다. 복음서에서는 영광스러운 변모 다음에 세 차례에 걸쳐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전해 줄 것입니다. 오늘 제자들이 보았던 주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그 모든 것이 실현되고 부활하신 주님을 다시 뵙는 그날까지 제자들의 눈앞에서 결코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아브라함처럼, 제자들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다가오는 예수님의 수난을 견뎌 내야 합니다. 세상의 힘이 예수님을 없애 버릴 수 있는 듯이 거들먹거린다 해도 그분은 당신의 길을 고독하게 걸어가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르 9,7).

아브라함처럼, 바오로 사도처럼, 산에서 내려와 오늘의 기억을 간직해야 했던 제자들처럼, 세상의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우리 마음속에 품고 살아갑시다.

<매일미사 2015년 3월 1일>
  |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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