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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우유 한 사발 얻어먹던 시절 이야기
조회수 | 1,926
작성일 | 09.08.01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천주교회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 무료우유급식소가 있었습니다. 하교길에 들러 한 사발씩 얻어먹곤 하였습니다. 두 사발은 주지 않았으므로 먹고 나서 또다시 줄을 서면 한 사발을 더 먹을 수 있었습니다. 주일날 미사 끝나면 밀가루와 강냉이 가루, 우유 등을 배급받았는데 커다란 우유 깡통은 무거웠으므로 언덕길을 굴리면서 집으로 가져온 생각이 납니다. 우유 가루를 반죽해 쪄먹곤 했습니다. 옷도 많이 있었는데 미국인 옷이라 너무 커서 입기 어려운 것도 많았고, 여자 옷은 이상하게 생겨서 여동생들이 입어보고 서로 웃기도 하였습니다. 6 25전쟁 이후 엄청난 양의 양곡과 구호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 중 '내게로 오는 사람은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라'(6,34)는 말씀이 있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을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육신적인 배고픔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께 달아 드는 모든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의 요구를 들으시어 현세적인 구원을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교회도 그분을 본받아 인간의 현세적인, 육신적인 사정을 돌보는 사업을 계속해 왔습니다. 양로원, 고아원, 병원, 요양원 등도 만들어 수도자들로 하여금 봉사케 하였습니다. 우리도 6 25전쟁 후에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정신에 입각한 외국 교회의 구호 단체들이 사순시기 헌금을 걷어 보내준 것입니다.

둘째로, 영혼적, 정신적인 배고픔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루가 4,4). 영혼과 육신으로 결합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께서는 영혼의 배고픔과 갈증도 채워 주셨습니다. 아무리 부유한 사람이라도 공허와 고독과 정신적 가난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는 복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세계사의 기원이 예수님 중심으로 바뀔 만큼 온 인류의 육신적, 영혼적 배고픔과 갈증을 해결해 주셨습니다. 오늘부터 앞으로 4주 동안 주일 복음은 성체성사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은 서론적인 말씀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계속하겠습니다.

대전교구 방윤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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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참된 생명의 빵이 돼주자

2010년 1월 11일 아이티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국은 대재앙 수준의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에 즉시 긴급 구호팀을 파견했다. 빈곤과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이티의 노인마을을 운영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왔다. 한국 천주교회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와 자매회 수사 수녀들도 현지에 파견돼 노인마을 자립을 돕고 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비아)씨는 대한민국 국토를 넓힌 '광개토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세계 곳곳의 긴급구호 현장을 누볐다. 그가 경험한 긴급구호 체험을 담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읽고 해외 빈곤 아동 후원을 신청한 사람이 6만 명이 넘는다.

그들 가운데는 정기후원을 위해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린 대학생들과 매달 돈을 모아 한 아이를 돌보는 초등학생 학급도 있다. 쥐꼬리만한 월급 7만 여 원을 받으며 후원에 동참하는 이등병들, 심지어 정부보조금으로 받는 생활비 17만 원 가운데 다달이 2만 원을 내놓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도 있다. 구호활동가의 삶이 많은 이의 생각과 의식을 깨워 움직인 사례다.

외국 도움을 받던 한국교회도 역시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몽골, 동티모르 등에 한국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들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교구마다 학생 해외봉사활동 역시 활발하다.

오늘 복음은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요한 6,31)하고 전한다. 이 말씀은 제1독서와 관련된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가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탈출 16,3)하고 불평했다. 주님은 모세에게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양식을 비처럼 내려 줄 터이니"(탈출 16,4) "너희가 저녁 어스름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양식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탈출 16,12)하고 말씀하셨다.

"그날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날아와 진영을 덮었다…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탈출 16, 13-15).

제1독서 말씀은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광야에서 불평하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긴급하게 구호양식을 내려주신 장면이다.

#오병이어, 생활 나눔의 기적

한편 오늘 복음에서 군중은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인 기적을 체험한 다음에도 계속 예수님을 찾았다. 물고기 두 개와 빵 다섯 개를 가지고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광주리가 열두 개나 됐다. 사람들은 기적을 보고 "이분은 정말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예언자시다"하고 말하며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했다. 주님은 이것을 아시고 혼자 산으로 물러가셨는데도 그들은 예수님을 계속해서 찾았다(요한 6, 14-15 참조).

주님은 그들 속셈을 알아차리시고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하고 말씀하신다. 하늘에서 떨어진 구약의 만나 기적 같은 긴급구호와 달리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스스로 가지고 있는 먹을거리, 생명거리를 십시일반으로 나누어 먹고도 풍요로웠다는 표징을 뜻한다. 이는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예수님 자신이 빵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표징은 우리 사회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의 안구기증과 이태석 신부의 희생이 그것이다. 사랑의 열매 같은 사회복지 공동모금운동과 서울대교구의 한마음한몸운동 역시 표징이다. "내 몸이 쓸모가 있다면 기꺼이 나누겠다.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이기에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씀하신 김 추기경의 정신을 실천하는 재단법인 바보나눔, 그리고 대전교구 한 끼 백 원 나누기 운동도 오병이어 같은 생활 나눔의 기적이다.

생활 속의 복음은 긴급구호든 생활 속 나눔이든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지금 참된 생명의 빵이 되어주는 표징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나눔은 생명의 빵이 되는 길이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2-35).

대전교구 곽승룡 신부
  |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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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너희가 나를 찾은 것은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 자국 하나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픔의 자국으로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아프더라도 피하지 않고 참아 낸 삶의 자국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상처 자국의 의미는 무엇을 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리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당신의 지워지지 않는 신앙 자국을 남겨주십니다. 이 신앙의자국은 우리 안에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요한 14,10)입니다. 우리 안에 이루어 가시는 하느님의 일이 바로 신앙 자국입니다. 그러나 그 신앙 자국의 의미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믿음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는 표징과 같은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수많은 군종은 이미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표징을 목격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은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일으키신 표징’(요한 6,14)을 본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표징이 갈릴래아 호수 건너 카파나움 까지 예수님을 찾아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놀라운 일만을 보았을 뿐 표징의 참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 온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표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 안에 당신의 일을 이루어 가시는 하느님을 바라보고 믿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배를 채워주시는 표징을 보여 주십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표징을 바라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주린 배를 채웠던 많은 빵만을 바라보며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하고 말합니다. 이처럼 빵만을 기억하여 요구하는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표징으로 주시며 ‘내가 생명의 빵이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우리도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보고 생각하며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일으키시는 놀라운 일들이 예수님을 찾게 만들고 있습니까? 그 놀라운 일들을 일으키시지 않는 다면 그래도 예수님을 찾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놀라운 일들을 일으키시지 않아도 우리가 예수님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예수님은 당신의 표징으로 주십니다. 그러므로 비록 우리 안에 놀라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안에서 당신의 일을 이루어가시며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참된 빵을 내어 주시는 하느님을 알아보는, 하느님의 살아 있는 표정을 알아보는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 대전교구 김수겸 프란치스코 신부 : 2018년 8월 5일
  |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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