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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지금 당신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
조회수 | 1,578
작성일 | 11.12.10
오늘은 한국 천주교회가 28회째 지키는 자선 주일입니다. 자선 주일은 나눔의 의미를 더욱 깊이 묵상하며 추위와 굶주림, 물질적 가난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교회는 2차 봉헌을 통해 가진 바를 나누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사회가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많은 복지혜택이 주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우리 곁에 많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며 사회적 환원을 실천하고 있지만 평등한 부의 분배는 이루어지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가중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서 사회복지 위원장 주교님께서는 “탐욕 대신 사랑을 선택합시다!”라는 담화문을 내셨습니다. 담화문을 읽고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단편 <세 가지 의문>이라는 글을 통해서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해야할 일을 명확히 제시해 줍니다.

어떤 왕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 누구와 더불어 하는 것이 좋고 누구와 더불어 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그리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 이 세 가지만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든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것이 아닌가. …… 왕은 여러 명의 학자를 불러서 세 가지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했지만 만족할 만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현자를 만나 대화를 하던 중 칼에 찔려 피를 흘리며 도망 온 사람을 발견하고 영문도 모른 채 지극 정성으로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다음날 그 사람이 왕가와 오랜 원수로 지내던 집안의 사람이었고 그 일로 화해를 하게 되었다는 말을 하면서 세 가지 의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잘 기억해 두길 바라오. 가장 적당한 시기란 오로지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것을. 그것은 지금이라는 시간만이 우리 인간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걸 명심하시오. 사람이 언제 어떻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일이란 ‘타인에게 선행을 베푸는 일’이오. 오직 그것만이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의미이기 때문이지요.”

오늘 우리는 복음과 독서를 통해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은“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는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 이며,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차흥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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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자선을 통해 복음을 육화 시키십시오.

우리 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가 창립할 때부터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어 왔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애덕 실천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영원히 간직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오늘 자선주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우리가 나아가야하는 사랑의 길을 함께 걷고자 다짐해 봅니다. 이런 차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인 「복음의기쁨」에서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교황님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의 그 이웃은 성경에서 언급하는 대상은 물론, 현대적 맥락에서 조명한 이웃들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라고 하셨습니다. “노숙자, 중독자, 난민, 토착민, 점점 더 소외되고 버림받는 노인들, 온갖 인신매매의 희생자들”(211항) “배척과 부당한 대우와 폭력의 상황에 시달리는 여성들”(212항) “방어할 힘이 전혀 없고 무죄한 태아”(213항) “경제적 이윤이나 무분별한 착취에 휘둘리는 또 다른 힘없고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존재들, 곧 피조물 전체”(215항)라는 것입니다.

이웃을 이렇게 바라보아야 한다면 당연히 사랑실천도 현대적 맥락에서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이제껏 교회에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 실천은 자선과 구제 측면에서 주로 이뤄져왔습니다. 교회는 그들이 가난해진 원인과 그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보다 응급 구호만을 제공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교황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기를 요청하십니다. 그들을 가난하게 만든 사회 병폐(구조악)의 근본 뿌리까지 해결하는 데 다가가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202항) 예컨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시장의 신격화와 절대화를 가져오면서 사회적 배척, 또는 사회적 불평등, 소득 불균형을 초래하여 가난한 이들을 양산하였다고 비판하였습니다.(56항) 이러한 구조적 원인들에 맞서 싸움으로써 가난한 이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세상의 문제들, 또는 이와 관련된 문제들에대한 어떠한 해결책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교황님은 선언적 태도가 아니라 구체적 삶의 모습으로 사랑을 육화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의 육화는 가난한 이들(이웃)을 선택하는 데서가능해야 하고, 가난한 이들의 선택은 ‘구세주께서 그들과 당신 자신을 동일시하셨기’ (197항) 때문에 신앙의 진정성을 재는 척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로써 사랑 실천 영성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신앙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핵심 영역이 될 것입니다. “자선을 통해 복음을 육화시키십시오!”

▥ 춘천교구 이명호 베드로 신부 : 2017년 12월 17일
  |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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