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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 두 여자
조회수 | 2,136
작성일 | 07.11.10
가을은 농작물을 거둬들이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삶을 사색하게 하는 시기이도 합니다. 한창 푸르고 싱싱하던 풀과 나무들이 시들고 낙엽이 지는 것을 보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교회는 늦가을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며 ‘나는 지금 육신을 위해 그리고 영혼을 위해 잘 살고 있는가?’를 성찰하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육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지만 영혼의 건강을 위해서는 별반 노력을 하지 않기에 교회에서 이 부분에 관해 강조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두 여인이 등장합니다. 먼저 독서에 등장하는 여인은 아들 일곱과 함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왕 앞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먹습니다만 유대인들은 레위기 11장의 규정대로 굽이 갈라지고 동시에 새김질을 하는 동물만 먹습니다. 그러니까 소나 양, 염소는 먹지만 낙타, 오소리, 토끼, 돼지는 먹지 않습니다. 율법에서 금지한 음식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먹는 장면이 마카베오 2권 7장, 즉 오늘 독서에 등장합니다. 이들에게는 돼지고기가 단순하게 음식이 아니라 하느님이 먹지말라고 명하신 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이방인 임금을 따르는 것이고 거부하는 것은 하느님의 법을 따르는 것이기에 오늘 독서의 어머니와 아들들은 돼지고기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영혼을 위해 죽음을 선택합니다.
  
복음에서는 예수님과 부활에 관한 논쟁을 하는 사두가이들은 아주 특별한 상황을 제시합니다. 일곱 형제가 한 여인과 차례로 결혼했지만 자식이 없이 형제들이 죽었고 여인도 죽었다면 그 여자는 부활 후에 누구의 아내가 되어야 하는가라고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물어옵니다. 율법에는 형이 자식없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해야 하고 첫아들은 형의 자식이 되게 해야한다는 규정이 신명기 25장 5절 이하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활 후에 지금의 남편과 아내와 자식으로 살고 싶으십니까? 부활 후에 지금과 같은 외모와 성격으로 살고 싶으십니까? 우리는 막연하게라도 부활 후에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육체의 굴레가 아닌 영적인 몸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역시 그렇게 대답하고 계십니다. 천사와 같은 영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자신의 몸에 있습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몸에 좋은 운동을 하고, 몸을 예쁘게 하는 것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중매체 역시 건강과 미용에 많은 시간과 공간을 할애하고 육체가 아프지 않게 오래 사는 법을 찾아내기에 바쁩니다. 그러나 육체가 아무리 건강하고 아름다워도 100년 이상은 지속되지 않습니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며 또한 모두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죽음 이후에 대해서 말하고 준비하는 것은 꺼려합니다. 그리고 영혼의 건강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어려워합니다.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영혼이 육체에 결합되어 있지 않은 몸은 죽은 것이고, 인간이 죽음 이후에 겪어야 하는 시간은 살아서 겪는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시간입니다.

영혼의 영원한 삶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머니와 일곱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영혼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영원한 삶을 위해 무엇을 노력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부활한 이의 모습으로 제시한 천사와 같은 존재로 부활하기 위해 지금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도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은 영혼의 건강과 죽음 이후의 부활을 위해 지금 노력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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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구 김성수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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