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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준비, 땅!!!
조회수 | 1,958
작성일 | 10.02.20
하늘엔 만국기가 걸려 있고, 잡음 섞여 나오는 확성기에서는 위풍당당 행진곡이 울려 퍼지던 날... 운동장 어귀에는 번데기나 솜사탕, 아이스크림과 화약총을 파는 좌판이 즐비했고, 저마다 노란색 혹은 파란색 머리띠를 하고 운동장을 돌아다녔던 날. 1년 중 몇 안 되는 맛있는 김밥을 먹을 수 있던 날. 그날은 바로 운동회 날이었습니다. 운동회의 백미를 꼽으라면 저마다 다르겠지만, 제게는 100미터 달리기였습니다. 석회가루로 그려진 달리기선 오른편에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숨죽이며 날 쳐다보고 있고, 일렬횡대로 늘어선 대여섯 명의 친구들이 출발선 앞에 서서 어깨를 들이밀던 순간의 적막. '준비, 땅!!!' 출발 소리에 귀 기울이던 그 순간의 긴장은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다시금 성공적으로 달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엔 100미터를 달리는 게 아니라, 40일을 달리는 것입니다. 출발 신호 '준비, 땅!!!'은 지난 재의 수요일을 기해 이미 울려 퍼졌습니다. 이제는 대여섯 명이 뛰는 것이 아니라, 10억 명이 넘는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을 향해 뛰고 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이 풍경을 바라본다면 얼마나 장엄하고, 아름다운 광경이겠습니까? 출발선 옆에는 어머니와 가족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호천사와 하늘의 성인들, 무엇보다도 주님께서, 숨죽인 채 날 바라보고 계십니다. 힘껏 뛰라고, 그래서 내 품에 안기라고...

그렇습니다. 사순 시기는 두 팔 벌려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기간입니다. 주님만을 바라보고 온 힘을 다해 뛰어야 하는 기간이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간교한 악마에게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며 단식하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라." 하신 그리스도의 겸손을.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믿음을 기억하며, 기도와 단식과 자선으로 주님께 나아가는 기간입니다. 온 힘을 다해 주님께로 나아간 40일 동안의 달리기가 끝나면, 주님께서는 우리 손목에 1, 2, 3등이 새겨진 서열 도장을 찍어 주시는 게 아니라, 이미 우리 영혼에 새겨져 있는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의 인호를 보시고 '참 잘했다.'고 꼭 끌어안아 주실 것입니다.

최병규(안드레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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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변함없이 사순 시기는 찾아왔고 사순 첫 번째 주일을 맞이하고 있다. 사순절의 주제는 뭐니뭐니 해도 광야와 고통이다. 사순절이라는 단어가 40일을 가리키고 있고, 성경에서 40일은 광야에서의 기간, 곧 고통의 기간을 상징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랬듯이 예수님에게도 광야는 기도의 땅이요, 시험과 유혹의 터이다.

오늘 복음은 그 광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수님은 악마와의 대결(유혹)에서 통쾌하게 승리하신다. 3가지의 유혹에서 말이다. 첫째 유혹은‘돌을 빵으로 변하게 한다.’라는 이른바 경제논리 즉 물질의 유혹이다. 둘째 유혹은‘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주리라’는 이른바 정치논리 즉 권력의 유혹이다. 셋째 유혹은‘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보시오’라는 이른바 실용의 논리 즉 명예의 유혹이다.

우리가 흔히 세상살이를 하면서 느끼는 대표적인 유혹들이다. 우리도 광야의 길을 가고 있다. 사순절이라서 일부러 저마다의 ‘광야’를 찾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인생자체가 광야생활이다. 특히 생존의 문제를 놓고 처절한 전쟁을 치러야하는 현대인이 살고 있는 무대는 바로 ‘삭막한 광야’라고 할 수 있다. 이 광야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체험하기도 하고 마귀의 유혹을 만나기도 한다.

그 유혹은 요즈음 우리 가치관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합리성’, ‘논리성’, 또는‘실용성’의 얼굴을 한 유혹이다. 부드러운 미소로 엄청난 매력으로 대단한 설득력으로 다가 올 것이다. 때로는 우리의 가치관을 뒤흔들고 때로는 존재를 휘청거리게 할 것이다.

이 매혹적인 유혹들을 예수님은 물리치신다. 하느님의 방법은 무모한 듯이 보인다. 하느님의 길은 어리석고 쓸모없어 보인다. 이것이 우리가 유혹에 쉽게 넘어가 인간의 길을 선택하는 이유이다. 이번 사순절에는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성찰과 결심의 광야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사목적인 권고가 한 가지 있다면 사순시기 동안 담배 끊기, 술 끊기, 커피 끊기 등의 ‘하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평일미사참례하기, 성서읽기, 묵주기도하기 등의 ‘안 해봤던 행동을 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사순시기가 아닐까하고도 생각한다. 왜냐하면 전자는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면 후자는 하느님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대전교구 남대현 마태오 신부
  |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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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설문조사 전문 업체인 바나그룹에서 미국 전역의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을 ‘일상에서 겪는 가장 이겨내기 힘든 유혹’에 대해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결과 가장 견뎌내기 힘든 유혹을 순서대로 하면 1. 과식과 탐식의 유혹, 2, 일을 미루고자 하는 생각의 유혹, 3. TV와 인터넷 같은 미디어 탐닉의 유혹, 4.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유혹, 5. 음란물에 대한 유혹 등이었습니다.

또한 이 설문에서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유혹을 이기는 데는 기도가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에는 수없이 많은 유혹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광야에서 40일을 단식했다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같이 우리에게도 우리가 기진하여 허덕이는 광야의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까웠던 사람의 배신, 감수할 수밖에 없는 각종 실패와 병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독 등은 우리가 광야에 내던져진 순간들일 것입니다.

위와 같은 유혹이 왔을 때, 빵과 기적과 부귀영화를 꿈꾸지 않고 하느님을 택하는 사람이 바로 신앙인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재물, 능력, 부귀영화도 언젠가는 결정적으로 버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여 하느님에게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신앙인인 것입니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유혹이 있다면 기도하십시오. 어느 현자의 말처럼 새가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은 막을 수가 없지만, 그 새가 우리 머리 위에 집을 짓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바로 기도의 힘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우리가 유혹에 얼마나 약한지, 우리의 결심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손을 굳게 잡아주실 것입니다. 기도와 하느님의 말씀으로 굳건하게 서서 승리하는 하루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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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민병섭 바오로 신부 : 2019년 3월 10일
  |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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