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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신앙인의 삶
조회수 | 503
작성일 | 16.02.05
[안동] 신앙인의 삶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나는 하느님은 믿지만, 교회는 믿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는 교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주님의 말씀을 제대로 실천하면서 살아가지 못함을 지적하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더욱 크리스챤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아진 듯 합니다. 대형화 되어가고 기업화 되어가는 교회, 가난한 서민들이 가기 힘든 교회, 물질주의와 성장주의로만 살아가는 교회, 부패하고 정의롭지 못한 위정자들에게 ‘그래서는 안된다’라고 외치지 못하는 교회를 보고 실망한 탓이 아닐까요? 세상 사람들은 교회와 크리스챤들을 통해 예수님을 찾으려 하는데 그 모습을 볼 수가 없기에 ‘하느님은 믿지만, 교회는 믿지 않는다’라는 말이 공감대를 얻습니다.

세례를 받은 신자로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요?

오늘 복음의 ‘고기잡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기 전과 만난 후가 얼마나 대조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호숫가에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기잡이에서 돌아온 배도 있습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지만, 어부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그물을 손질하며 다음 고기잡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어부들이 오늘 예수님을 만나 기적을 체험합니다.

예수님께서 “깊은 데로 저어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고 하지만 사람들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루카 5,5)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의 사람들의 노력은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 따라 그물을 쳤더니 ‘엄청나게 많은 고기’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어부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베드로는 처음에 예수님을 “스승님”이라고 칭했지만 기적을 체험한 후에 “주님”이라 부르면서 신앙고백을 합니다.

이제 어부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 분의 제자가 되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제자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삼으시면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삶을 주셨습니다. 높은 사람으로 행세하기 위한 권력이나 영악하게 세상을 살기 위한 지혜를 주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 최후만찬에서 제자들에게 유언으로 남긴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라는 이 말씀은 예수님 삶의 요약입니다. 하느님이 베푸는 분이시듯 예수님도 내어주고 쏟아주는 삶을 사셨습니다. 우리도 그 삶을 살아가라고 직접 당신이 온 몸을 내던지셨습니다. 세례를 받은 신자는 그 전에 어떻게 살았던 이렇게 사랑을 몸소 실천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 세례를 받고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다’는 성경구절의 말씀을 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자비의 희년을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라는 교황님의 지향 대로 자비의 실천이 바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교황님의 <자비의 얼굴> 칙서를 통해 우리 신앙인들이 실천해야 할 구체적 활동을 제시해 주십니다.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들에게 마실 것을 주고,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주고, 나그네들을 따뜻이 맞아주며, 병든 이들을 돌보아 주고, 감옥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주며, 죽은 이들을 묻어주는 것. 즉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주는 것’이 곧 자비를 실천하는 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세례 때 약속했던 그 삶을 살고 있습니까? 사회적 친분을 쌓고, 우리 가족 잘 되게 해 달라고 빌고, 주일 미사 잘 지키고 나만 별 탈 없이 살면 그걸로 신앙인의 삶을 다 산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하느님 자비의 마음은 한없이 넓고 깊습니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족만이 아닌 우리 공동체가 특히 어려움에 직면한 이웃을 모른척 해서는 안됩니다. 높은 지위와 권력, 법과 제도로 인해 많은 이웃들이 힘겨워 하고 있는 요즘 더욱 우리 신앙인들이 하느님의 자비를, 예수님의 사랑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은 믿지만, 교회는 믿지 않는다'라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도록 함께 노력 합시다.

▥ 안동교구 정철환 타대오 신부 : 2016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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