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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조회수 | 507
작성일 | 16.04.01
[대전]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전통적으로는 부활 8일 축제가 끝나는 부활 제2주일을 사백주일이라 했었습니다. 이날은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은 교우들이 축제의 옷인 흰옷을 벗는 주일이었습니다.

이런 이름과 관습이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의미가 퇴색된, 3000년 기를 열면서 2000년 대희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 하느님의 자비를 증거한 폴란드의 파우스티나 성녀를 이날 시성하면서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고 예수님의 부활을 하느님의 자비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사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라는 말이 특정한 성인들만의 고백은 아닐 것입니다. 흙이요 먼지인 나를 나로서 살게 해 주신 은총으로부터 모든 것이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나의 생명 자체가 창조주 하느님의 자비임에도 그분의 사랑을 모르고 배은망덕한 나에게 결정적인 자비의 은총은 마땅히 죽어야 할 목숨임에도 살도록 기회를 주시며 기다려주시는 은총입니다. 생명보다 큰 자비는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러한 인간성 자체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냅니다. 죽을 운명을 지닌 유한한 인간육신의 생명을 당신의 부활을 통하여 영원한 하느님의 생명으로 불러주십니다. 부활한 생명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오시어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며 그들을 용서와 자비의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용서와 포용의 자비는 부활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세 번이나 평화의 인사를 하시는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죄와 죽음을 이겨낸 평화입니다. 생명을 위협하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생명의 길에 장애가 되는 모든 것을 이겨낸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는 이들에게는 그 믿음을 증거 할 능력이 선사됩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그 선물입니다. 그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다른 평화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이들에게는 그 평화로 이제 생명으로 나아가는 모든 장애와 불안이 제거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평화를 주시며 예수님의 부활을 모르는 이들에게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 대전교구 이범배 바오로 신부 : 2016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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