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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재난의 시작
조회수 | 62
작성일 | 19.11.14
[원주] 재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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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지능지수)에 대한 반발로 한동안 우리 사회에는 EQ(감성지수)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감성지수란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평가하고 조절하면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성취하기 위해서 그러한 정서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러한 정서지능이 지능지수보다 더 중요하다 하여 EQ를 계발하기 위해 한동안 열풍이 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MQ(도덕지수)라는 개념도 심심치 않게 사용됩니다. 강한 양심의 소유자, 높은 도덕성을 가진 인간을 성공의 요인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비해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만 최근에는 시대상황 때문인지는 몰라도 AQ라는 말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 고통지수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말인데, 고통을 참고 견디는 능력인 고통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미래사회에서는 성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겠습니다만 교육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IQ뿐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도 계발해야 된다는 정도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묵시문학의 형태를 빌어 종말이 오기 직전의 여러가지 전조들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성전 파괴와 거짓 그리스도의 등장, 전쟁 그리고 지진과 기근, 전염병, 박해와 가정의 파국이 바로 장차 올 종말의 징조이고 이러한 일을 겪고 난 후에야 사람의 아들이 오게 된다는 내용으로 마지막 메시지는 루가 복음 21, 19절에 나오듯 참고 견디라는 말씀입니다.

두렵고 고통스런 상황, 내일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에서 참고 견디는 것이 생명을 보증해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참고 견딘다는 것은 말같이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하느님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일상의 삶에서 고통을 참고 견디는 연습이 이같은 덕행을 가져올 것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보면 구원도 고통지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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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연중 제33주일로 평신도 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평신도란 성직자 수도자를 제외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말하는데 교회가 평신도 주일을 지내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성직자 수도자와 함께 같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교회 안에서 맡은 평신도들의 다른 역할과 사명을 뒤돌아보고 자각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 내에서 평신도들의 역할은 미약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여기에 대해 나름대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적이고 옳은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책임을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 제도도 문제고,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의식도 문제고, 흔히 지적하듯 평신도 자신의 문제도 그 원인의 하나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그 어느 하나의 원인이 오늘의 이 같은 현실을 가져온 직접적 요인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위치에서 나름의 원인을 찾아 나서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긴 합니다만 그 원인을 찾음이 자칫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어떤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과거의 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것도 그 자체가 나빠서만은 아닙니다. 그 동기가 투명치 못한 것이 첫째 이유요, 또 그럴듯한 논리로 각자의 입장을 설명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욕심과 그럼으로 다음 정권을 위한 노림수와 그리고 잘못된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덮어씌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저급한 노림수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평신도 문제와 연결하여 이야기하자면 현재 평신도의 역할은 미미하지만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다는 것입니다. 세계 어느 교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평신도들의 힘으로 세우고 가꾸고 지켜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교회가 우리 교회이고, 거기에 더해 어느 나라보다 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믿음을 간직한 신자들이 한국의 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과 일을 하시는 좋은 자질을 가지신 분들이 바로 우리 평신도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환경과 자원을 가지고 있기에 지금 현재 우리 교회에서 평신도들의 역할이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정말 욕심을 버리고 같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하느님의 일을 할 각오만 되어 있다면 언제든지 평신도 사도직이 꽃 필 수 있는 토대는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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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교구 홍금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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