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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평화를 주고 간다.’ 
조회수 | 2,005
작성일 | 10.05.08
시작 기도

하느님 아빠, 아버지. 성령의 이끄심으로 우리 삶이 당신 아드님의 삶에 대한 ‘기억’ 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독서

당신의 떠나심으로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도록” (14, 1. 27) 예수님은 14장에서도 계속 제자들을 격려하며,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방식으로 가르칩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23 – 24절)라는 말씀은 요한복음 13장 34절에서 주신 사랑의 계명과 관련됩니다. ‘지킨다’ 는 말은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마음의 보호자로 삼고, 실천에 옮긴다는 뜻입니다. 외부의 강요 때문에 해야 할 의무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 예수님이 아들로서 아버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지키는 것처럼 (8, 55; 15, 10), 제자들도 예수님처럼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자세로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지킬 때 제자들은 예수님이 한 것과 똑같은 체험, 곧 하느님이 사랑하는 아버지임을 체험하게 됩니다. (10, 18; 14, 31; 15, 10)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와 하느님 뜻에 맞게 구체적인 상황에서 식별하며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 안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와서 ‘머물고’, 아버지의 사랑에 바탕을 둔 아버지와 제자들의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요한 3, 16)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으로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14, 25 – 26) ‘보호자’ 로 번역된 그리스어 원어 para,klhtoj는 ‘옆으로 부른다.’ 는 뜻인데, 요한복음에서 성령을 가리킵니다. (요한 14, 16. 26; 15, 26; 16, 7; 1요한 2, 1) 인생길을 홀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옆에서, 혼자 지기에 버거운 짐을 함께 들어주고, 죄를 지을 때 중재하며, 나약함과 마음의 고독을 느낄 때 위로해 주고, 헤매고 있을 때 길을 인도하는 존재를 가리킵니다. 예수님이 ‘아들의 이름으로’ 이런 ‘보호자’ 를 보내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은 이제 예수님이 떠나시고 성령이 예수님의 다른 자아 (alter ego)로 주어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보호자’ 가 제자들의 마음 안에서 하는 역할은 ‘가르치는 것’ 과 ‘기억하는 것’ 입니다.

첫째, 성령은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그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에 대한 진리를 충실하게 전달하도록 인도할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를 받는 한 제자들의 가르침은 실수와 오류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성령은 ‘기억하게’ 합니다. ‘기억하다’ 라는 말은 단순하게 무엇인가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은 성령 자신한테서 나오는 독자적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에게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제 제자들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의 힘으로 예수님의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가르침을 기억할 것입니다. 성령이 제자들의 마음에서 북돋는 예수님의 삶에 대한 ‘기억’ 은 제자들 생애의 ‘어두운 밤’ 을 지나갈 때, 홀로 깨어 새벽을 기다리게 하는 희망의 원천이 되고,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뿌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 떠나시는 예수님이 제자들의 마음 안에 영으로 오신다면, 그 영은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는 분일 것입니다. (27 – 28절)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는 것 안에서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십니다. 성령이 인간의 마음 안에서 하시는 일은 너무나 신비롭기에 인간적 사고로 성령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정의 내릴 수 없습니다. 다만 그 결과로 성령의 현존을 알 수 있는데, ‘평화’ 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평화를 주고 간다.’ 는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에게 더 이상 앞날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합니다. 현재 삶이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에 의해 유지되고, 미래의 삶도 그렇게 되리라는 보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성찰

성령은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해 ‘가르치고’, ‘기억하게’ 하여, 하느님의 딸과 아들인 우리가 유일한 아들인 예수님과 일치하는 삶을 통해, 아버지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는 성령이 우리 삶에서 하는 역할을 잘 묘사합니다. (루카 15, 11 – 32)

기도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강복하소서. 당신 얼굴을 우리에게 비추소서. (시편 67, 2)

▶ 성바오로의 딸 임숙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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