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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내 재산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조회수 | 2,508
작성일 | 07.08.03
제1독서:전도 1,2;2,21-23
제2독서:골로 3,1-5.9-11
복음:루가 12,13-21

묵상 길잡이 / 돈의 가치를 모르고 낭비하는 사람은 아직도 철부지이다. 그런가 하면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인생의 깊이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내 것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안에 남의 몫이 있음을 깨닫자.

1. 고해소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일

사제들은 고해소에서 신자들의 고백을 듣고 나면, 보속을 명하기 전에 간단한 영적 충고와 훈시를 한다. 그런데 나의 경험으로는 재산문제로 마음을 상해 친지나 형제들과 원수가 되다시피 하여 증오와 원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설득력 있는 훈시를 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시비를 가릴 수는 없지 않은가?

재산문제로 속을 끓이고 증오하다 보면, ‘돈 잃고, 사람 잃고,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차라리 깨끗이 포기하였다면 그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형제간의 재산 시비에 대한 판결을 요청하자,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재산 분배자로 세웠단 말이냐?” 하시며 거절하신다.

2. 성숙도를 가늠하는 기준

돈 귀한 줄을 모르고 낭비를 일삼는 사람에게 아직 철이 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대체로 총각들은 부양가족이 없고, 미래에 대해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기에 돈을 모으지 못한다. 그런데 인생을 살 만큼 살고 나서도 돈을 위해서는 체면도, 인간다운 도리도, 의리도 내팽개치는 사람이 많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날이 적게 남은 연륜에 있으면서도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사람은 인생에서 참으로 값진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돈 귀한 줄 모르거나’, ‘돈밖에 모르는’ 사람은 덜 성숙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돈이 삶을 위한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참으로 깨달을 때 성숙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는 “많은 재산을 쌓아두었으니 …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며 하느님은 안중에도 없이, 모든 것이 내 손 안에 있다고 자만한다.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하신다.

죽음 앞에서 돈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돈 일억을 갖다 바치면 생명을 1년 더 연장시켜 주는 곳’이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험악해졌을까? 이렇게 볼 때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죽음은 참으로 고마운 손님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주변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와 같은 사람들을 자주 본다. 성전 건립 등의 교회사업이나 남을 돕는 공익을 위한 일에는 최소한의 체면치레로 일관하며, 형제와 친척 간에도 인색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뒤에서 “그 사람, 그 돈 아까워서 어떻게 죽었을꼬!” 하며 비웃는다. 돈을 믿고 의지하는 그만큼 하느님에게서 마음이 멀어져있음을 알아야 한다.

3. 내가 가진 것 안에는 ‘남의 몫’이 있음을 알아야

철저한 반공교육 덕분에 우리는 공산주의가 왜 나쁘고 어떤 점이 나쁜지를 잘 모르면서도 공산주의는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러나 공산주의는 하느님과 영적 세계를 부정하고 물질이 전부라고 하는 데는 문제가 있지만, 재산 분배에 관해서는 교회의 가르침과 부합하는 면이 많다.

일찍이 암브로시오 성인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네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의 것을 그에게 되돌려주는 것뿐이다. 왜냐하면 모든 이가 함께 쓰도록 주어진 것을 네가 독점하였기 때문이다. 재화는 모든 사람의 것이지 부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돕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의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가운데 ‘현대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에서도 “재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합법적으로 소유하는 외적 사물을 자기 사유물만이 아니라 공유물로도 여겨야 한다.”(69항)라고 하였다. ‘사유재산의 사회적 성격’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사유재산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타인을 위한 몫’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의 재화는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이가 먹고, 쓰고, 살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실업과 불황으로 갈수록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증폭되는 느낌이다. 이런 때일수록 가진 자의 올바른 의식이 요구된다. 내가 가진 것 안에는 ‘남의 몫’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능력과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나만을 위해 쌓아놓지 말고, 그것을 나눔으로써 죽음 앞에서도 힘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천상의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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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구 유영봉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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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마음 미소 살풋

낙동강가 창녕 소벌(牛浦), 초복 저녁 물닭 일가 잠잘 준비 부산하다. 장맛비 삐꿈 벌려, 해지고 달뜨는 무더위 소슬 적신 한 줄기 바람 기댄 저녁나절. 스스로 그러한(自然), 산천초목, 지어진 이치대로 갈 길 가는 천지. 이 이치 따라 물 건네지 못한 산과 산은 마주보고 말씨를 달리 하고, 삶의 길을 달리하는 이치를 그려본다. 하늘이 누빈 터(天文-空間)와 이 터에 사람이 수놓은 삶(地理-時間)을 바라본다. 스스로 그렇게 누천만년 각양각색 무늬를 자아 온 차별의 아름다움을 무차별의 무지로 뭉개버리는 우매한 4대강 사업. 이 망극한 우매함의 극치 위에 서서 시린 가슴 달래며 시 한 수 보태 산천에 스며있는 하늘의 이치를 펼쳐본다.

이제는 강까지!

백두 머리 풀어 지리에서 댕기 여며
귀밑머리 다듬다듬 덕천강 물보라
백두 등을 굽혀 덕유에서 허리 동여
두 손 가득 경호강 굽이굽이
덕천, 경호 두 집 살림
진주 큰 벌 한 가슴 남강 멈칫멈칫

촉석루 애끓는 논개 웃음
망우당 정암나루 결연한 의병 눈매
법수 뱃사공 처자 오라비 그린 바람
물굽이 자글자글 내려놓는 사연사연
달빛 자욱 구름가슴 칠백리 가물가물
장암 강기슭 늙어가는 합강정 대숲머리
한 둥치 두 가지 칠백년 은행나무
잎새잎새 푸른 바람 소슬소슬

세석평전 영신마루
새가지 머리 들어 낙동 맏이 남강허리
능청능청 낙남정맥 또 다른 본가지
함안 광려 삿갓봉 새 살림 화개지맥
두물머리 발 담그는 용화 언덕

칠백리 낙동강 칠백갈래 다른 가슴
포은 옛길 마음 둘 제 삼봉 새길 마음 뺏겨
하늘마음 사람마음 새마음 퇴계마음
경천대 백사장 반짝 모래 알알 박혀
남명 유정에게 뒷일 신신 당부 정당매
해마다 봄소식 굽이굽이 매화 향기
임진년 진주 함성 등불마다 타오르고

천지 내려 압록, 두만
황지 달려 한수, 낙동
역사 숨결 사람살이 하늘 숨 고른 곳
뒤집히는 강바닥에 하늘 꼭꼭 숨고
재껴지는 모래톱에 땅이 지쳐 자고
뒤엉키는 물굽이에 사람이 쓰러진다

하늘 죽어 땅에 묻혀 온 천지 암흑이라
하늘 담은 사람살이 간데없어
칠백리 낙동 담긴 하늘 뜻이 썩는 사연
해 지고 달뜨는 창녕 소벌 시리고 아픈 잇몸
지그시 깨물고서 붉은 하늘 쳐다볼 때
발치에 해오라기 부리마다 물어 놓는
사람소식 귀를 맡겨 묻고 또 묻는다
산 깎고, 바다 메워 죽이고 또 죽인 삶
이제는 강까지!

산 깎아 길 내고, 바다 메워 도시 짓고, 얼굴 깎아 얼짱하고, 몸을 깨서 몸짱이라! 이제는 강 뒤집고 댐 막아 물 가둬 강짱이냐? 나둬! 하느님께서 결재하신 그대로 놔둬! 남지강 새벽안개, 관룡산 한낮구름, 뒤안 대숲머리 능소화 빛 저녁노을 초승달 간질이는 바람 담긴 하늘마음, 미소 살풋! 하늘의 길, 산천 무늬, 사람마음 가는 길. 그런 것이야, 놔둬!

함영권 유스티노
  |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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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일용할 양식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재물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나눔으로써 하늘에 재물을 쌓는 행위가 영원한 생명의 보증이 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이 세상의 재물은 소중합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를 비롯하여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잘 활용하면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탐욕을 부릴 때 이러한 물질적인 것들이 우리의 생명을 잃게 합니다. 이것을 알면서도 재물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재물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 이어서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몸을 보호하려고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새들을 먹이시고 꽃들을 입히시는 것보다 우리를 더 소중히 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을 믿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염려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탐욕을 부리는 것은 단순히 현재를 누리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한답시고 재물을 움켜쥐고 있는 것을 포함합니다. 아버지께서 다 챙겨주실 것인데 믿음이 부족해서 아등바등 모으며 물질적인 것에 의존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내가 내일 먹을 것을 생각하며 오늘 옆에 굶주린 이들을 외면한다면 내일 나의 삶도 보장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내일 먹을 양식이 아닌 오늘 일용할 양식을 아버지께 청하며, 아버지께서 채워주실 것을 믿으며 탐욕을 버리고 내 곳간에 있는 것을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도록 해야겠습니다.

▮ 마산교구 신재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2016년 7월 31일
  |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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